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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 전화 받은 GKL 대표 "아, 이건 해야 하는 거구나"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 최순실 게이트 , 박근혜 대통령 탄핵

입력 : 2017-02-14 16:38:18 수정 : 2017-02-14 17: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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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 노골적 압박 정황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박근혜정부 비선실세 최순실(61·〃)씨가 실소유한 더블루K를 소개하며 ‘일감을 주라’는 취지의 노골적 압박을 가한 정황이 헌법재판소에서 공개됐다. 헌재 재판관은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고의적 시간끌기 전략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기우 GKL 대표는 14일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13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지난해 1월24일 안 전 수석과의 통화에서 “공익을 위해 GKL이 스포츠팀을 창단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통화 도중 “더블루K 조성민 대표의 전화번호를 문자로 찍어줄 테니 거기로 전화하라”고 했다. 당시 이 대표는 GKL 경영을 맡은 지 겨우 2개월 된 시점이었다. 스포츠팀 창설은 돈이 많이 드는 일인데다 GKL은 공기업이라 회계처리 등에 제약도 많아 고심이 컸다고 한다.

이 대표는 “청와대 수석이 전화한 일이라 심적 부담이 많이 갔다. ‘아, 이건 해야 하는 건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안 전 수석 지시로 더블루K 측과 미팅을 한 뒤 이 대표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제안서를 보니 규모가 무려 80억원이었다. 더블루K가 요구한 것은 GKL이 창단한 스포츠팀의 관리와 운영을 대행하는 용역을 자기네 회사에 맡겨 달라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스포츠팀 창단 비용 80억원을 다 주면 우리가 알아서 관리하겠다’는 취지였다. 안 전 수석은 이 대표에게 더블루K를 “스포츠 매니지먼트사”라고 소개했으나 더블루K는 실은 대표와 경리직원 한 명뿐인 페이퍼컴퍼니나 다름없었다.

이 대표는 “5000만원 이상이면 국가계약법상 공개입찰을 해야 하기 때문에 더블루K와 수의계약은 못한다, 그렇게 거절했다”며 “그래도 요구가 계속되자 김종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GKL은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이자 문체부 감독을 받는 공공기관이다. 문체부에서 관광 업무는 2차관 소관으로 돼있다.

한편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이 대표 증인신문과 관련해 재판관석에서 강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은 변호사에게 “지금 신문한 것은 기록에 다 있는 내용인데 이걸 왜 굳이 확인하는지 주심인 내가 잘 이해가 안된다”며 “신문 취지를 변호사가 말해봐라. 그 이유를 내가 이해해야겠다”고 말했다.

변호사가 “당시 더블루K 이사 직함으로 활동하던 고영태씨가 이 대표에게 거만하게 굴었다는 이야기는 전혀 나온 적이 없다”고 답변하자 강 재판관은 “고영태가 거만하게 굴었다는 것 기록에 다 나온다. 어떤 것은 피청구인(박 대통령)에게 불리한 것도 있다”고 반박했다. 강 재판관은 “기록에 다 있는 내용 그대로 확인하는 식으로 중복이 되지 않게 신문을 진행해달라”고 거듭 주의를 줬다.

배민영·김태훈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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