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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값 오르고 우유수급 비상… 먹거리 대란조짐

입력 : 2017-02-09 20:56:15 수정 : 2017-02-09 22: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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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구제역 사태 겹쳐 2중고/대형마트, 닭고기 제품 값 5∼8% 인상/서민들 즐겨 먹는 치킨 값 인상 불가피/내달까지 구제역 계속땐 원유공급 타격
역대 최대 피해액을 경신하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에 구제역까지 더해져 국내 축산 먹거리를 둘러싼 혼란이 확대되고 있다.

계란 대란에 이어 닭고기 값도 오른 데다 구제역 확산으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우유와 쇠고기, 돼지고기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가공식품까지 덩달아 꿈틀대고 있어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동안 시장을 뒤흔들었던 계란에 이어 닭고기 값이 오르고 있다. AI 발생 이후 소비가 위축돼 가격이 하락세였지만 설 연휴를 기점으로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산지가격 기준으로 지난달 23일 육계 1㎏은 1252원이었지만 지난 7일에는 1901원으로 보름 만에 50 이상 뛰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3사는 9일부터 주요 닭고기 제품 가격을 5∼8 인상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AI로 수요가 급감해 하락세였던 닭고기 가격이 명절 이후 상승세”라며 “구제역으로 쇠고기나 돼지고기 수요가 닭고기로 몰린다면 추가적인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닭고기 값 급등으로 서민 음식인 치킨 가격마저 인상될 조짐이다. 주요 원재료인 치킨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협의회에서 가격을 인상하라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며 “수년째 가격을 동결한 상황에서 이런 요구를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계란은 수입 조치 등으로 가격 상승세가 꺾였다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한 판(30개)에 8000원대로, 5000원대였던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비싸다. AI 피해가 완전히 복구되려면 6개월 이상이 필요한데 소비 회복 속도가 빠르면 다시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

2011년 구제역 사태 때 ‘우유 대란’을 겪었던 유가공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당장은 원유 공급에 문제가 없지만 개학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3월까지 구제역이 잡히지 않으면 물량이 모자랄 우려가 있다. 원유가 부족해지면 먼저 저가 제품과 버터와 생크림 등 우유 부산물로 만드는 제품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으로는 구제역으로 인한 불안감에 소비자들이 우유 마시기를 꺼릴 수도 있다는 점을 업계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한 유가공업체 관계자는 “2011년 구제역 사태 당시에도 소비가 줄었는데 공급이 더 크게 감소하면서 품귀현상까지 발생했다”며 “고온살균우유는 안전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가공식품업계도 긴장 속에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영향은 없지만 구제역 사태가 확산하면 불똥이 튈 수 있어서다. 식품업체 관계자는 “한우 사용량은 많지 않지만 돼지 구제역이 발생하면 타격이 커진다”며 “햄이나 소시지 등에 돼지고기를 쓰는데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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