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국립국악원 “블랙리스트 따를 수밖에”… 박근형 “선거 잘 해야”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17-02-07 21:09:55 수정 : 2017-02-07 21:09:5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김해숙 국립국악원장이 2005년 연출가 박근형의 작품을 배제하면서 불거진 검열 의혹에 대해 “국립국악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소속기관인만큼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김 원장은 7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국립국악원이 ‘블랙리스트’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김 원장은 “옳다는 생각은 안 했지만, 문체부 소속기관장으로서 기관을 보호하기 위해 나 홀로 결백을 내세우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예술가들에게 매우 미안하게 생각한다. 앞으로는 이런 문제가 우리 문화예술계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립국악원은 2005년 11월 연출가 박근형의 협업으로 앙상블 시나위의 ‘소월산천’ 공연을 올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연을 2주 앞두고 극장 시설이 맞지 않는다며 박 연출을 출연하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박 연출은 2013년 박정희·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연극 ‘개구리’로 정권의 미움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 연출의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산실 심사에서 배제되면서 연극계 검열 논쟁이 본격 불거졌다. 당시 앙상블 시나위는 국립국악원의 요구를 거절했고 공연은 취소됐다. 이후 안무가 정영두 등 젊은 예술가들의 1인 시위가 이어졌다. ‘소월산천’을 기획했던 국립국악원 예술감독 역시 사퇴했다.

김 원장은 “국악인 입장에서 예술가가 정치에 엮이는 것을 싫어한다”며 “여러 가지 문제가 얽히면서 긁어부스럼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제를 잘 해결하려고 했으나 그렇게 잘 해결되지 않았다”며 “어쩌다 보니 소낙비를 맞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근형 연출은 같은 날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린 서울문화재단 시즌 간담회에서 “투·개표를 잘 공정하게 했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표현한 후에도 그로 인한 불이익을 받지 않는 때가 오려면 주권을 잘 행사해야 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