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권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26일 ‘미국 우선주의의 시작: 가지 않은 길과 돌아오지 않는 강 사이의 불확실성’이라는 제목의 동아시아연구원(EAI) 논평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사가 “대통령 취임사에 어울릴만한 정선된 비전 제시가 없었다”며 “차기 내각 구성 등으로 시간적 여유가 없던 나머지 상당히 급히 취임사를 작성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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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아젠다의 우선순위 결정이 늦어지거나 공화당과의 정책 조율이 늦어지는 경우 이 국정연설에서도 구체적 내용이 빠져있을 가능성이 있음도 지적했다.
손 교수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국제사회에 대한 미국발 공공재 공급이 최소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미국의 경제문제와 안보상황의 위험에 기대어 미국이 전통적으로 수호해왔던 자유민주주의의 가치가 통합과 애국심의 이름으로 유보될 수 있다는 점도 암시되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고 했다.
언론에 적대적인 점도 트럼프 행정부의 앞날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손 교수는 “집권초기 언론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정부가 국정을 원만하게 운영했던 사례가 한국이나 미국이나 다 같이 없었던 것을 보면 대통령 취임식 군중규모를 두고 언론과 드잡이를 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앞날이 그렇게 밝아 보이지만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안보와 이와 관련된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두고 볼 때 이제 남의 나라 대통령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해 심란하기만 하다”며 글을 맺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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