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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맨스 ‘공조’로 연휴 극장가 ‘더 킹’ 될까

입력 : 2017-01-27 10:30:00 수정 : 2017-01-26 20: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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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설연휴 극장가는 볼 만한 영화들이 풍성하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영화는 ‘더 킹’과 ‘공조’. 지난 18일 일찌감치 개봉해 기선을 잡은 두 편 모두 상반기 한국영화 기대작이다.
영화 '더 킹'.

#‘더 킹’이냐 ‘공조’냐

조인성·정우성을 내세운 ‘더 킹’과 현빈· 유해진이 콤비를 이룬 ‘공조’의 일대일 흥행 대결도 볼만 하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맞서 한국영화 흥행을 견인하는 두 작품의 ‘쌍끌이 공조’ 또한 기대된다.

결코 짧지 않은 나흘(27∼30일)의 연휴를 고려하면 둘 다 관객들의 선택을 받으며 윈윈할 가능성도 있다. 개봉 초반 승기는 ‘더 킹’이 잡았지만, ‘공조’가 꾸준히 따라붙는 모양새다.

‘관상’ ‘우아한 세계’ ‘연애의 목적’ 등으로 이름을 알린 한재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더 킹’은 정치풍자극이다. ‘최순실 게이트’와 다가올 대선 정국으로 정치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난 요즘과 딱 맞아떨어진다. 장관, 민정수석, 국회의원 등이 어떤 일을 어떻게 얼마만큼 벌일 수 있는지, 그들의 힘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막연한 ‘짐작’을 넘어서 뚜렷한 ‘개념’을 잡아준다. 아울러 검사 세계의 생리와 생태계를 총정리 한다. “우리가 기획하고 수사하고 기소하는 세상이 열렸다”는 대사가 인상 깊다.

전두환 정권에서 이명박 정권까지 명맥을 이어가며 권력을 제멋대로 휘두르는 실세 검사들의 모습을 통해 이 땅의 진정한 왕이 누구인지를 묻는다. 조인성이 고등학생부터 40대 검사까지 연기하며, 정우성이 피도 눈물도 없는 비정한 검사 한강식 역으로 나온다.

‘공조’는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조직을 잡기 위해 남북 형사가 공조 수사를 벌인다는 내용이다.

이야기의 개연성을 떠나 현빈의 현란한 액션과 유해진의 코믹 연기가 어우러져 볼거리와 웃음, 감동을 준다. 깔끔한 조각남 현빈(35)은 ‘얼굴’ 덕을 보지 않고 오로지 흡인력 있는 공감 ‘연기’로 승부한다. 
영화 '공조'.

절도 있고 각이 잡힌 액션이 눈길을 앗아간다. 자동차 추격, 와이어, 격투, 총격 신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액션 연기를 대부분 직접 소화해 낸 현빈은 고가도로 위에서 뛰어내려 지나가는 버스를 밟은 다음 다시 도로 위로 내려서는 것은 물론 물에 젖은 두루마리 휴지 하나로도 무리를 간단히 제압한다. 촬영을 위해 북한의 주체격술과 러시아의 실전무술 시스테마를 수련했다.

북한 범죄조직 리더 역을 맡아 악역을 선보인 김주혁과 스크린에 처음 도전한 소녀시대 임윤아(윤아)의 코믹 연기도 볼 만하다.

#실화의 힘… ‘재키’ 대 ‘딥워터 호라이즌’

영화적 상상력 대신 실화의 감동을 느껴볼 수 있는 할리우드 영화 두 편도 25일 나란히 관객을 맞는다. 
영화 '재키'.

‘재키’는 미국의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를 조망한다. 일대기를 다루는 것은 아니다. 30대 초반의 젊은 퍼스트레이디가 남편의 암살 순간에 느껴야 했던 공포와 그 와중에도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 등에 초점을 맞춘다.

재클린은 남편의 업적이 사라질 것을 우려해 당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던 대중지 ‘라이프’와의 인터뷰에서 케네디 대통령이 즐겨 듣던 뮤지컬 ‘캐멀롯’(아서왕 이야기)을 언급한다. 남편의 통치 기간을 이상적인 세상 ‘캐멀롯’과 연결시킨 것이다.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남아 있는 존 F 케네디의 이미지는 바로 재클린 케네디에 의해 형성됐다. 재클린은 퍼스트레이디이자 전설을 남긴 킹메이커였다. 지적이면서도 영리하며 탁월한 정치감각을 지녔던 그는 남편의 ‘명성’을 완성한 시대의 여성이자, 주어진 상황에서 언제나 최선의 방법을 찾으며 자신의 길을 열어간 진취적인 인물이었다.

‘블랙 스완’의 내털리 포트먼이 철저한 조사와 집요한 해석, 끊임없는 연습으로 재클린의 가장 불안정하고 연약했던 순간을 연기해냈다.

‘딥워터 호라이즌’은 2010년 4월 20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앞바다 멕시코만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해양 석유 유출 사건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영국 석유업체 BP는 석유시추선 딥워터 호라이즌호의 안전검사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작업을 밀어붙인다. 결국, 시추선은 압력을 이기지 못해 폭발하고, 거대한 화염에 휩싸인다. 사망자 11명, 중상자 17명의 희생자를 내고 36시간 만에 무너져내린 시추선에서는 5개월 동안 7억7800L의 석유가 유출됐다.
영화‘딥워터 호라이즌’.

전형적인 할리우드 재난영화의 공식을 따르지만, 실제 사건의 현장감을 살려 내 체감 공포가 한층 크다. 특히 우리에겐 다소 낯설기도 한 시추선이라는 공간이 흥미롭다. 석유 탐사작업이 얼마나 복잡한지, 어떤 사람들이 시추선에서 일하는지, 거대한 시추선이 얼마나 정교한지… 몰랐던 영역이 넓은 만큼, 나름대로 관람의 재미를 구가할 여지 또한 크다.

돈에 눈이 멀어 실수를 저지른 대기업을 통해 인간의 욕심을 질타하지만, 동시에 자신을 희생해가며 다른 사람을 살려낸 사람들의 이야기도 전한다.

마크 월버그, 딜런 오브라이언, 커트 러셀, 존 말코비치 등 눈에 익은 배우들이 몰입을 돕는다.

#영원한 여전사… 밀라 요보비치

여전사의 화끈한 활약을 보고 싶다면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을 찾으면 된다. 밀라 요보비치의 강렬한 걸크러시 매력에 흠뻑 젖어 볼 수 있다.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

2002년 첫 선을 보인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최종편이다. 밀라 요보비치는 수천, 수만의 좀비 떼 공격에도 꿋꿋이 살아남는 불사신의 여전사로 나온다. 자동차와 오토바이 추격 신은 물론 맨몸 격투기 등 고강도의 액션 퍼레이드를 펼친다. 특별 출연한 이준기의 모습을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이준기는 밀라 요보비치와 일대일 격투 신을 선보이며 짧은 분량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애니메이션도 ‘격돌’… 한·미·일·러 다양

다양한 국적의 애니메이션은 막바지에 이른 겨울방학이 아쉽기만 한 어린이 관객잡기에 남은 힘을 모두 쏟아붓는 모습이다.
'너의 이름은'.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과 미국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 한국 애니메이션 ‘터닝메카드W: 블랙미러의 부활’이 막판 격돌 중이다.
‘키코리키: 황금모자의 비밀’.

여기에 ‘러시아의 뽀로로’라고 불리는 ‘키코리키: 황금모자의 비밀’도 25일 가세한다. 무엇이든 무한 변신이 가능한 신비한 황금모자를 둘러싸고 키코리키 섬 친구들이 펼치는 모험을 그렸다. 2004년 첫선을 보인 이후 전 세계 60개국, 20여 개 언어로 방영된 러시아의 인기 TV 애니메이션이 원작이다.

바닷속 다양한 지역을 탐험하는 옥토넛 대원들의 모험을 그린 ‘바다 탐험대 옥토넛 시즌 4: 바다 괴물 대소동’도 25일 개봉한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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