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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에 대통령 풍자누드 내걸리는 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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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25 00:34:00 수정 : 2017-01-25 00: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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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을 조롱하는 풍자 누드 그림이 국회에 내걸렸다고 한다. 지난 20일부터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시국 비판 풍자 전시회 ‘곧, BYE! 展’에 박 대통령을 풍자한 ‘더러운 잠’이 전시됐다. 에두아르 마네의 작품 ‘올랭피아’의 나체 여성 얼굴을 박 대통령으로 바꾸고, 세월호를 배경으로 최순실씨가 ‘주사기 꽃다발’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전시회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하는 토크 콘서트 형태로 개최됐고, ‘블랙리스트’에 오른 예술인 20여 명이 판화, 조각, 사진, 회화 등을 출품했다는 것이다.

그는 논란이 일자 “예술에 대해 정치권력이 탄압했던 블랙리스트 파동으로 이 전시회가 열린 것인데 표현의 자유 영역에 대해 정치권력이 또다시 공격을 한다는 것은 예술에 대한 적절한 태도가 아니다”라고 했다. 납득하기 힘든 설명이다. 예술과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인격 살인을 해도 괜찮다는 말인가. 우리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는 인간 존엄성을 신장하기 위한 수단이지, 타인의 명예 훼손까지 허용하는 무제한의 권리가 결코 아니다. 헌법 21조에서도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더구나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성적 수치심을 자극하는 작품을 내걸었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다.

표 의원은 얼마 전에도 “대통령과 장관 및 국회의원과 지자체장 및 의원 포함, 모든 공직에 최장 65세 정년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는 탄핵 반대 예상 의원 명단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여당 소속 의원들에게 전화와 문자를 걸어 반대 표결을 막자는 의도다. 자신의 자유에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타인의 자유와 인격은 예사로 여기는 이율배반적 자세가 아닐 수 없다.

표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영입한 1호 인사다. 문 전 대표도 민망했던지 SNS를 통해 “예술에서는 비판과 풍자가 중요하지만 정치에서는 품격과 절제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훈계했다. 민주당은 어제 긴급 최고위를 열어 표 의원을 당 윤리심판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공당인 민주당이 신속히 대응한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저질 정치가 다시는 활개 치지 못하도록 엄중 징계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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