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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나의 것" 타고난 운명도 바꾸는 게 '의지'라는 것인가?

입력 : 2017-01-22 19:38:49 수정 : 2017-01-22 19: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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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가 내놓은 답안지는 무엇일까

 

어쩐지 운이 너무 좋다 했더니 전생에 나라를 구한 자였습니다. 때이른 개화나 이상기온은 지구 온난화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도깨비의 감정변화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귀신은 저런 놈 안 잡아가고 뭐 하나" 했던 인간은 시간차가 있을 뿐 반드시 죗값을 치르게 되어 있었습니다. 귀신이든, 저승사자든, 도깨비든 누구 하나가 언젠가는 나서서 손을 봐줬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생에 못한 일은 다음 생을 기약하면 되는 거였습니다.

◆"귀신은 저런 놈 안 잡아가고 뭐 하냐고?" 도깨비에게 물어봐

이는 우리가 평소 품었던 여러 질문에 대해 tvN 금토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가 내놓은 답안지였습니다.

운명과 환생에 대한 판타지를 펼쳐보였던 '도깨비'가 지난 21일 케이블 프로그램 사상 처음으로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막을 내렸습니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평균 20.5%, 순간 최고 22.1%로 집계됐습니다.

도깨비와 도깨비 신부의 운명적인 사랑을 중심에 놓았지만 드라마는 '인간계'를 벗어난 많은 키워드를 내세워 판을 키웠습니다. 그간 로맨틱 코미디만을 파고들던 김은숙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며 진화에 성공했습니다.

도깨비가 떠났습니다. 도깨비가 떠난 자리에는 많은 성과가 남았습니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에 따르면 지난 21일 밤 마지막 15~16회를 연달아 편성한 '도깨비'는 마지막회에서 시청률 20.5%를 기록하면서 케이블방송 22년의 역사를 다시 썼습니다.

온전히 자신의 아이디어에서 싹을 틔우고 발전시킨 '도깨비'는 김 작가가 소재와 외연의 확장에 성공했음을 알렸습니다. 멜로에 집중해오고, 이른바 '언어유희'와 '대사발'에서 능력을 발휘해왔던 김 작가는 '도깨비'를 통해 그가 다른 이야기도 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윤회'·'업보' 종교적 관념 멜로에 녹여…삶과 죽음의 문제 파고들어

그는 도깨비라는 초월적 존재, 신비로운 존재를 불러내 21세기식으로 스타일링 했고, 900여년을 관통하는 엄청난 시간을 무대로 삼았으며, 윤회와 업보라는 종교적 관념을 멜로에 실어 감각적으로 표현해냈습니다. 그는 '도깨비'에서 삶과 죽음의 문제를 파고들며 자신의 그릇을 키웠습니다.

덕분에 그의 작품에 열광해오던 팬들도 이제까지 보지 않았던 다른 곳을 보게 됐고, 시야가 넓어지면서 세계관의 확장을 경험하게 됐습니다.

김 작가 작품 최초로 멜로가 아닌 다른 이야기와 캐릭터가 시청자의 혼을 빼놓았습니다. 물론 이번에도 주목같은 대사가 많았다. "비로 올게, 첫눈으로 올게"는 이미 유행어가 됐습니다. 또 남녀가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기다렸다는 듯 리드미컬하게 주고받는 '핑퐁 대사'의 묘미도 여전했습니다.

하지만 '도깨비'는 대사에 그친 드라마가 아니었습니다. 이야기가 살아있었습니다.

도깨비를 비롯 저승사자·삼신할매·귀신·악령에 더해 신까지 소환해 판을 키운 김 작가는 이 다양한 키워드에 하나하나 살을 붙이며 풍성한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내 인생은 나의 것"

시공간 역시 넓디넓어 900여년의 세월과 지구촌 여기저기가 무대가 됐고 △이승과 저승 △이승과 저승 사이의 어드메까지 마음껏 휘저으며 판타지의 스케일을 키웠습니다.

또 아홉수에는 조심해야 한다는 등의 미신을 적극 활용하면서도, 신이 정해준 운명을 거부하고 "내 인생은 나의 것"이라고 외치는 사람들을 쿨하게 그려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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