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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사면초가 한국경제… 악재에 발목잡힌 재계

입력 : 2017-01-15 18:24:58 수정 : 2017-01-15 18: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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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성장률 줄줄이 하향 조정 속… 트럼프 보호무역·사드갈등 격화
최순실게이트 기업에도 불똥 / 정치권 재벌개혁 목소리 높여 / “마구잡이 규제는 안돼”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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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분위기다. 잘못된 것은 고쳐야 하지만 대기업 자체를 나쁜 집단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한 재계 관계자의 말처럼 지금 한국경제는 말 그대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집권에 따른 보호무역 바람과 사드 배치 문제로 인한 중국의 경제보복은 미풍에서 태풍으로 번져가고 있다. 대통령 탄핵으로 경제 컨트롤타워가 흔들리면서 정책의 불확실성은 확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촛불집회에서 촉발된 대통령 탄핵이 대기업으로 옮겨가면서 정치권의 마구잡이식 재벌개혁 목소리가 재계를 옥죄고 있다.

올해 우리 경제가 갈 길이 험난하다는 건 예견된 일이다. 지난 13일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8%에서 2.5%로 하향조정한 지 이틀 만에 15일 씨티은행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평균 2.4%로 낮춰 잡았다. 실제 올해 글로벌 경제상황은 크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우리나라의 2대 수출국인 중국 및 미국과의 교역 환경이다.

트럼프는 미국의 이익을 강조하며 강력한 관세조치를 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손보겠다고 벼르고 있고, 철강·화학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가 등 보호무역조치는 가시화된 분위기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 보복조치도 우려된다. 
노트7 폭발에 이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삼성.

정치권도 국내혼란을 오히려 가중시키는 모양새다. 내로라하는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재벌개혁’을 부르짖으며 기업 때리기에 나섰다. 기술력으로 글로벌 파고를 헤쳐나가야 할 재계는 국내 상황에 발목이 잡혀 숨죽이고 있다.

대내외 악재 속에도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낸 삼성전자는 9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전장기업 하만 인수에 나서고 SK그룹도 16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히는 등 위기를 정면돌파할 태세였지만 최순실 게이트라는 거대한 벽에 가로막혔다. 당장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국내 기업 가운데 사상 최고액(9조6000억원)의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인 하만 인수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트 당선자의 취임식에 초청된 이재용 부회장은 특검으로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에 빠졌다.
강추위가 몰아친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제12차 범국민행동의 날 행사에서 시위대가 롯데백화점 본점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SK·롯데 등 다른 대기업들은 특검의 삼성수사 여파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재계는 숨죽인 채 사태의 추이만 지켜보는 게 고작이다. 권력의 강압에 못 이긴 정경유착의 잘못은 시인하면서도 국민정서를 감안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그럴수록 기업이미지와 글로벌 신인도는 떨어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잘못은 인정하지만 정경유착에 대한 처벌과 기업개혁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변한다. 자칫 반재벌 정책으로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사냥꾼’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A기업 관계자는 “대기업 자체를 나쁜 집단으로 보는 것은 사회 전체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며 “재벌개혁이라는 것 자체가 선동적 표어나 마찬가지다. 법인세 등 문제가 있다고 보이는 부분에 대해 사안별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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