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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피부색 이유로 'IS'라는 편견…모금운동 '히치하이커'의 시련

입력 : 2017-01-13 14:25:56 수정 : 2017-01-13 14: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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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나라 사회 약자계층의 삶을 이해하고자 직장을 그만두고 ‘뚜벅이 여정’에 나섰던 인도계 영국인 30대 여성이 독일에서 어두운 피부색 때문에 편견에 시달린 사연을 뒤늦게 공개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웨일스에 살던 리날 파텔(34)은 인도, 네팔, 홍콩, 말레이시아, 마카오 그리고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에 유럽 여러 국가를 가로지르는 총 7개월에 걸친 9800마일(약 1만5000여km)의 여정을 최근 마무리했다. 파텔은 길로 나서기 전, 영국 런던의 한 홍보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집 떠나 홍콩까지 갈 때 자기 돈을 들였던 파텔은 돌아갈 때는 오로지 히치하이킹만 했다. 대신에 그는 모금운동 페이지 ‘유 케어링’에서 인도 고아주(州)의 사회복지단체를 위한 페이지를 개설, 네티즌 도움을 요청했다. 파텔의 여정 목적은 세계 여러 나라 약자의 삶을 네티즌들에게 간접적으로나마 전달하고, 자신에게 손 내민 다양한 사람들의 온정을 소개하는 거다.

 
파텔이 모금운동 홈페이지 '유 케어링'에서 공개한 영상 속 한 장면.


하지만 독일로 넘어왔을 때, 파텔은 예상치 못한 일을 겪었다. 앞서 한 택시기사가 ‘신(新)나치주의’ 마을을 조심하라고 당부하자 186마일(약 300km)을 우회했는데, 오히려 중간에 들른 화장실에서 휴대전화를 빌려 써도 되겠느냐고 한 여성에게 물어봤다가 그의 남자친구가 거절하고 만 것이다.

‘거절’은 파텔에게 큰 문제가 아니었다. 이전에도 길을 물어보거나 다른 도움을 요청할 때 ‘검은 피부’를 이유로 몇 차례 시민들로부터 거절당한 적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남자가 파텔에게 한 말이다.

“죄송하지만 당신을 도울 수 없습니다. 당신이 언제 갑자기 '자살폭탄 부대'와 손잡을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여성의 남자친구는 파텔을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라고 생각했다. 검은 피부가 큰 이유로 보인다.

 
해변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밥을 짓는 파텔.


사연을 뒤늦게 공개한 파텔은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혼란스러웠다”며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한 게 그리 큰 잘못이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 그런 일을 겪어본 적 없다”며 “단지 ‘안 된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말하는 방식과 최종적으로 입에서 나온 말이 좋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피부가 검다는 이유로 스웨덴과 노르웨이에서도 수차례 거절당했다던 파텔은 조금이나마 아프리카 난민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입장을 바꿔 살아보지 않으면 상대방의 처지를 모른다”며 “(그 말은) 이번 여정에서 마주했던 가장 충격적이고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환한 표정으로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는 파텔.


한편 파텔은 새로운 여정을 계획 중이다. 더불어 진정한 행복과 자유의 가치가 뭔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총 1000파운드(약 143만원)를 목표로 ‘행복 추구’라는 이름의 새로운 모금운동 페이지도 개설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유 케어링'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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