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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엇나간 청춘…범죄에 대한 무지, 범죄 더 키웠다

입력 : 2017-01-11 05:00:00 수정 : 2017-01-10 21: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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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소년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의 잔인 무도한 범죄, 학교폭력 등으로 매년 1만여명의 만 14세 미만 형사범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이들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10대 강력범죄 가운데 만 10~14세 청소년들은 법적으로 처벌받지 않습니다. '촉법소년'이라 불리는 이들은 형사처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고 있어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을 성인처럼 처벌한다고 해서 과연 청소년 범죄가 줄어들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이들은 범죄자로 만든 것일까요. 국가의 미래인 10대들의 강력 범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는 동안 우리 어른들은 무엇을 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물론 강력 범죄를 저지를 청소년들에 대한 처벌 강화도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다양한 예방 및 교육을 통해 이들이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게끔 범사회적인 관심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청소년 범죄가 흉악해지고, 지능화하고 있다. 분노를 참지 못하거나 금품 등을 노려 온갖 잔인한 수법으로 범죄를 저질러 경찰마저 혀를 내두르게 한다.

보통 청소년들은 호기심과 충동 탓에 범행에 가담하는 사례가 많아 죄의식을 별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범죄를 예방하려면 전문 상담·치료 시스템을 확대하고, 가정과 학교의 정기적인 인성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실제 지난해 8월 대전에서 어머니와 이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10대 A군이 경찰에 체포됐다. 고교 졸업 후 일자리를 얻지 못한 A군은 범행 며칠 전 친구들과 마약 성분이 든 약물을 복용하고 이상 행동을 보이다 결국 패륜범죄를 저질렀다.

같은 달 인천에서는 10대 남성이 용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밥상 다리와 효자손으로 때려 숨지게 했다. 아버지는 평소 척추협착증과 뇌병변을 앓아 아들의 폭행에 제대로 저항하지 못한 채 사망했다. 아들은 범행 후 태연하게 3시간 동안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귀가,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지난해 6월 광주에서 10대 최모군이 가출해 돈이 필요하자 아파트에 침입해 50대 주부를 살해하고 금품을 털었다. 최군은 칼 세 자루와 펜치를 준비해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뒤에는 집안 곳곳에 남은 자신의 흔적을 닦아내는 치밀함까지 보여 세간을 놀라게 했다.

지난해 5월 대전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는 10대 청소년이 후배와 말다툼을 벌이다 화가 나자 생면부지의 여성을 벽돌로 무참히 폭행했다. 지난해 4월 경기 안산에서는 10대가 학원에 불을 질러 2명을 숨지게 했다. 지난해 2월 전남 화순에서는 10대 고등학생이 여자친구를 목 졸라 살해하고, 친구와 함께 시신을 유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청소년들은 성인도 좀처럼 하지 않은 잔혹 범죄를 태연하게 저지른 것이다.

◆호기심·충동으로 인한 청소년 범죄…죄의식 거의 느끼지 못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2011∼2015년 살인, 강도, 강간, 방화 등 4대 강력범죄를 저지른 10대(만 10∼18세)는 1만6565명에 이른다.

범행 별로 보면 △살인 109명 △강도 3584명 △성범죄 1만1738명 △방화 1134명이다.

지난해 9월 대구시 달성군 국도에서 10대 최모군이 운전하던 승용차가 도로 옆 옹벽을 들이받아 최군과 동승한 10대 친구 4명이 한꺼번에 숨졌다. 최군은 운전면허증을 취득한 지 얼마되지 않아 렌터카 회사 차량을 빌려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8월 경남 고성군에서는 10대 김모양이 렌터카를 빌려 고교 후배 2명을 태우고 운전하다가 신호를 기다리던 덤프트럭을 들이받아 모두 숨졌다.

가해 운전자가 10대인 교통사고는 △2013년 8020건 △2014년 9079건 △2015년 9646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범죄의 심각성, 사회적 판단력 부족…청소년 문제 상담·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해야

청소년 범죄는 호기심과 충동 때문에 생기는 사례가 많고, 죄의식을 별로 느끼지 못하는 게 특징이다. 인터넷이나 게임에 중독되어 인간관계와 사회적인 교류가 결여, 죄의식 없이 범죄를 모방하기도 한다.

호기심에서 시작된 범죄가 강력범죄로 변하는 경우가 많아 예방 노력이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은 이미 가정이나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의 보살핌을 기대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실제 범죄의 심각성이나 자신의 인생에 미칠 영향에 대한 판단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범행이 이루어져 이들 청소년의 문제를 상담하고 치료할 수 있는 사회적인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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