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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대선시계, 바빠진 주자들-야권] 대세론 앞세운 문재인 ‘박스권’ 돌파 총력전

입력 : 2017-01-01 16:45:48 수정 : 2017-01-01 22: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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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대선 일정이 크게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지며 야권 대선주자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1년짜리 장기 레이스를 계획해 왔던 잠룡들이 정유년 벽두부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대세론 변함 없다, 문재인

2016년 추석을 전후로 ‘이대로 가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문재인’이라는 뜻의 ‘이대문’이 당내에서 회자됐다.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을 상징하는 단어다. 문재인 대세론은 탄핵 정국에서 ‘사이다 발언’으로 지지율이 치솟은 이재명 성남시장 등장으로 주춤한 듯 보이지만, 당내에서는 여전히 문 전 대표가 유력 대선후보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 중 1위를 질주하고 있으며, 지난 8·27전당대회에서는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온라인 당원들이 막강한 위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의 확장성 논란은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여권 지지율이 곤두박질쳤지만, 문 전 대표 지지율도 20% 초반에서 좀처럼 추가 상승하지 못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2012년 대선 때 문고리 권력으로 분류됐던 ‘3철’(이호철, 양정철, 전해철)은 문 전 대표로부터 한 발짝 뒤로 물러섰지만 캠프 내 영향력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문 전 대표의 히말라야 트레킹에 합류한 뒤 대선을 앞두고 출간할 책 집필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해철 의원은 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하며 문 전 대표를 측면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은 부산파를 이끌며 대선을 도울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에게 한 발짝 다가선 그룹으로는 최재성 전 의원 등 신(新)친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재성, 김현, 진성준, 정청래, 최민희 전 의원 등 5인방은 지난 8·27 전당대회를 앞두고 추미애 후보를 지지하며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시킨 저력을 과시했다. 당 관계자는 1일 “당시 전당대회는 친문 세력이 추 대표를 공개적으로 지원하며, 대선경선을 치를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지 미리 보여준 선거였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의 ‘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김경수 의원이 맡고 있다. 윤건영 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은 서울 마포구 광흥창 사무실에서 대선 ‘베이스캠프’를 꾸리며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측 인사였던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영입해 정무라인을 보강했다.

◆경선 돌풍의 진원지 될까, 이재명

변방과 비주류의 상징과도 같았던 이재명 성남시장은 여야 대선주자 ‘빅3’로 부상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기초단체장이 쟁쟁한 대선주자 사이에서 3위를 차지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전국적인 이슈를 다루는 대선에서 기초단체장의 지지율이 두 자릿수를 차지하며 이슈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 내 지지율 2위를 차지하고 있던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를 따라잡은 지도 오래다. 향후 이 시장의 행보가 대선에서 중요 변수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시장의 진가는 지난 연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온 나라를 흔들면서 발휘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시민들과 소통을 꾸준히 하던 이 시장은 SNS를 통해 국정농단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다른 주자들이 강성이미지가 부각될까봐 언급을 자제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촛불집회 열기와 함께 약 한 달 사이에 지지율이 2배 이상 급상승했다. 그러나 연말 2주 동안은 ‘반기문·문재인 양강구도’가 형성되며 지지율 상승세가 주춤해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시장은 공식 캠프를 구성하지 않았지만 강연, 방송 출연 등으로 전국구 활동 중이다.

◆재도약의 기회를 노리는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현재 거론되는 야권 대선후보 중 유일하게 민주당 밖 제3지대, 국민의당 소속이다. 2012년 대선에서 무소속 후보로 ‘안철수 현상’을 일으켰던 그는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 실패한 뒤 출마를 접었다. 2013년 4월 보궐선거를 통해서 원내에 진입했으며, 민주당 세력과의 통합과 탈당 등 정치적 부침을 겪었으나 국민의당을 창당하고 지난 4월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며 재도약 기회를 얻었다.

제3주자였던 안 전 대표는 최근 탄핵 정국에서 이 성남시장이 도약하며 지지율 4위로 밀려났다. 안 전 대표 측은 “탄핵 정국의 특수한 상황일 뿐”이라며 “재도약의 기회가 대선 전에 찾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1월 중순 전당대회를 컨벤션 효과의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대선 전 개헌에 반대 입장이었던 안 전 대표는 최근 “대선 전 논의는 가능하다”고 유연성을 보이고 있어 개헌을 고리로 한 제 3지대 연대 가능성도 점쳐진다. 안 전 대표는 최근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역동적 경선에 승부 건 박원순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권 교두보’로 불리는 현직 서울시장으로서 문 전 대표를 대체할 민주당 내 2위 후보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었지만, 탄핵정국에서 이 성남시장이 부상하며 현재 대권 지지율이 5위권 안팎으로 밀려나 답보상태다. 하지만 박 시장 측은 두 차례 서울시장을 지내며 안정적 행정능력이 검증됐다는 점 등을 들어 본격적인 대선 정국이 시작되면 이 시장으로부터 지지율을 되찾아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문 전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야권 지지층이 이 시장과 박 시장 등 중소 후보들을 오가는 성향을 보인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인권변호사로서 이름을 알린 만큼 시민사회계의 기반도 상당하다. 당내 문 전 대표 입지가 확고해 기회를 잡기 어려운 만큼 제3지대와의 연대설이 끊이지 않지만 박 시장은 ‘제3지대’와 함께 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달 18일 광주를 방문해 기자들에게 “(대선후보 선출을 위해) 역동적 경선을 하지 않으면 민주당이 승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친노 세대교체 가능할까, 안희정

안희정 충남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으로 대선자금 문제로 구속까지 됐던 ‘원조 친노(친노무현)’다. 하지만 친노의 적장자로 불리는 문 전 대표와 결을 달리하며 ‘친노의 분화’를 이끈 장본인이기도 하다.

친문(친문재인) 진영에서는 안 지사가 경선 흥행에 도움이 되는 ‘차차기 주자’라고 생각한다. 안 지사 역시 문 전 대표와의 대결구도를 피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왜 김장김치를 묵은지로 먹으려 하는가. 대안은 나”라며 이번 대선에서 문 전 대표를 넘어 대권주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히고 있다.

탄핵정국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안 지사는 ‘사이다’ 발언을 연일 쏟아내는 이 성남시장에 밀려 5위권 밖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안 지사 측은 안정적 행정 수행능력이 검증된 안 지사가 실제 경선 국면에서는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안 지사는 보수적 성향이 강한 충남지역에서 ‘운동권 출신’으로 재선을 하며 ‘보수와 진보의 통합·화해’를 이끌었다는 데 자부심이 강하다.
◆또 한번 지역주의 벽 허물까, 김부겸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당내 다크호스로 통한다. 올해 치러지는 대선은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치러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제치고 국회에 입성했다. 2012년 19대 총선,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연거푸 낙선하고도 꿋꿋이 대구를 지킨 결과다. 김 의원의 당선은 1985년 12대 총선 이후 31년 만에 대구에서 야당 정치인의 탄생을 의미한다. 다들 대구 도전을 무모하다고 말렸지만 김 의원은 특유의 친화력과 뚝심으로 이변을 만들어냈다. 김 의원은 대선 레이스에서도 또 한번의 이변을 꿈꾸고 있다. 김 의원은 최근 야권 내 지지율 1위인 문 전 대표와 달리 개헌을 적극 주장하고 있다.

김달중·이복진·홍주형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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