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정유년, 이것 만큼은 해내자] “위기는 재도약의 기회… 청년들에 희망 주는 사업 펼치자”

입력 : 2017-01-01 19:46:18 수정 : 2017-01-01 22:04:3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각계 전문가 제언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촉발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다 조기대선 가능성까지 점쳐지며 올 한 해 우리 사회는 큰 전환점에 서게 됐다. 나라 안팎으로 ‘불확실성’을 가득 안고 시작하는 새해이지만 어둠을 이기는 빛처럼 우리 국민은 국난 위기 때마다 좌절하지 않고 전진하는 저력을 보여 왔다. 이를 토대로 보다 나은 대한민국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올해, 이것만큼은 해내자’는 주제로 각계각층의 제언을 들어봤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정치에 예술이 휘둘려서야  원칙 뿌리내리는 계기 돼야”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면서 ‘정예유착’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문화예술계가 청와대와 정치권 몇몇 인사의 입김에 휘둘리면서 예술의 생명인 창작과 자율이 완전히 무너져내린 것을 빗댄 말이다. 이 때문에 올해는 문화예술계가 ‘지원을 받지만 어떠한 간섭을 받지 않는다’는 원칙을 강화해 문화융성의 기틀을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양우(사진) (재)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청와대와 행정부, 정치권이 더 이상 문화예술계를 입맛대로 움직이지 못하도록 제도적인 정비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노무현정부 때 문화부 차관을 지낸 박 대표이사는 정권에 따라 문화예술계가 휘청거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게 문화융성의 첫걸음이라고 진단했다.

박 대표이사는 최순실 사태를 계기로 문화예술계 전반에 퍼져 있는 비정상적인 행태를 정상으로 돌려놓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이사는 “그동안 정부와 문화예술계는 예산 지원을 매개로 갑을 관계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이사는 올해 문화예술의 지원 방향을 순수예술 쪽으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는 문화콘텐츠의 바탕이 되는 순수예술에 초점을 두고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문화예술계는 그동안 역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보수와 진보의 코드 인사로 문화권력이 교체되는 홍역을 겪었다. 박근혜정부 때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터져나왔다. 박 대표이사는 “정권이 문화권력을 잡으면 반대편을 뿌리째 파내면서 후유증에 시달렸다”며 “문화예술이 정쟁의 수단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창작활동에만 매진할 수 있는 제도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
◆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


“우리 교육, 희망보다 고통 줘 입시위주 정책 대수술 필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아동·청소년 행복지수는 꼴찌, 청소년 자살률 수치는 1위. 치열한 입시 경쟁과 이로 인한 사교육 열풍이 만들어낸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성적표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송인수(사진) 공동대표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언제부터인지 우리 교육은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게 아니라 고통을 안기고 있다”며 “2017년에는 입시 위주의 교육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에 따르면 사교육 의존은 정부의 각종 대입정책 실패와 채용시장의 학벌 차별에서 비롯됐다. 사교육걱정은 그 연결고리를 끊고자 지난해부터 ‘출신학교차별금지법’의 입법 필요성을 제안해 왔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까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한발 더 나아가 송 대표는 ‘대학입학보장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학입학보장제는 일정 수준의 대학수학능력을 갖춘 고교생 모두에게 대학입학 기회를 보장하는 제도다.

송 대표는 이제 1995년 발표된 531 교육개혁의 기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교육철학이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531개혁의 핵심기조였던 자율과 책무, 수요자 중심, 다양화와 선택이 실제로 작동하지 않고 획일화 교육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로운 인재상이 요구되는 만큼 객관식 문제풀이, 암기 위주의 낡은 교육에서 탈피해야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신은종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
◆ 신은종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


“청년은 역량 있는 사회 주체 사회가 응원하고 격려해야”

“헬조선, N포세대, 흙수저….”

2016년 사람들의 입에 수없이 오르내린 말이다. 적은 양질의 일자리, 극심한 소득격차, 비싼 집값, 불안한 사회안전망 등 다양한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얽힌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 2017년 정유년에도 우리 사회에서 이들 용어는 계속 수명을 이어갈까.

신은종(사진) 단국대 교수(경영학과)는 올 한 해 우리 사회가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려면 “무엇보다 취업 관련 지원사업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최저임금 현실화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나라 2017년 최저임금인 6470원은 물가수준, 경제규모 등을 볼 때 터무니없이 낮은 금액”이라며 “반드시 최저임금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청년세대가 자신들을 위해 스스로 일어나야 한다는 각성과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들이 탈정치화돼 있다는 걱정이 많았지만 촛불광장에서 확인한 것처럼 그들은 살아 있다”며 “청년세대 전체가 정치적으로 각성하고 자신들의 의견을 선거, 촛불, 광장을 통해 적극적으로 발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래야만 청년들의 대표가 기존 정치인들과 대등하게 목소리를 내게 돼 청년들의 문제가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청년 각자가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하고 대변하는 정치활동을 하지 않으면 청년들의 삶이 희망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어렵다는 얘기다.

신 교수는 “청년 스스로 가능성과 역량이 있는 사회의 중요한 행위 주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은 변한다. 그 변화의 주축은 청년세대여야 한다.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선영·임국정 기자 007@segye.com

김준영 한국노총 대변인
◆ 김준영 한국노총 대변인


“노동정책 핵심은 차별 해소 사회안전망 구축 서두르길”

“2017년은 그동안 잘못된 노동정책을 폐기하고 ‘지속가능한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터닝포인트가 돼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조기 대선 가능성까지 높아지면서 올 한 해 우리 사회는 새로운 변혁기를 맞게 됐다. 특히 지난해 정부의 ‘성과연봉제’ 도입에 맞섰던 노동계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한국노총 김준영(사진) 대변인은 2017년 노동정책 등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길 바랐다. 김 대변인은 “가계소득을 끌어올려 내수를 살리는 방향으로 노동·경제정책 전반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예전처럼 7~10%씩 올리는 경제성장은 불가능한 만큼 지속가능한 노동·경제정책을 대선후보들이 얘기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올해 노동정책 부문에서는 ‘차별시장의 해소’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노동정책의 가장 큰 핵심은 차별 해소”라며 “노동시간 단축과 사회안전망의 획기적인 확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차별을 해소하면 비정규직과 불법파견, 특수고용, 저임금, 노동 시장 내 양극화 문제 등 상당수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도 드러난 대기업과 권력실세 간의 ‘검은 거래’ 문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하청 불공정거래나 불법파견 문제,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는 산업재해 등을 대기업은 정경유착을 통해 해결해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변인은 “탄핵국면은 일대 변혁기라고 볼 수 있는데, 이 기회에 중소기업도 재벌 대기업한테 당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노동조직과 손잡고 이를 극복해 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김선영·임국정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