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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판치는 금융시장… 내 재산 지키려면

입력 : 2016-12-31 03:00:00 수정 : 2016-12-30 20:2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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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기사만 보고 주식 샀다 쪽박 / 겉으로 드러난 정보들만 믿지 말고 / 행간 파악하는 혜안·통찰력 가져야
캡틴K 지음/위너스북/1만5000원
시사경제독설 -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시선/캡틴K 지음/위너스북/1만5000원


현재 상황과 미래를 설득력 있게 짚어내는 책이다. 그러면서도 어려운 경제 이론을 내세워 국내와 세계 경제를 풀이하지도 않는다. 진보 또는 좌파적 색깔도 그리 보이지 않는 논지를 펼친다. 청년층과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국내와 세계의 정치, 경제 상황을 풀이해낸다. 때론 거친 표현이나 과격한 용어도 없진 않다. 이는 필자의 직설적인 견해를 드러내는 방법으로 보인다. 미사여구를 동원한 여타 교양서들보다는 훨씬 솔직하다.

우선 저자는 ‘언론’의 부정적인 기능을 적시한다. 기득권층이 여론몰이에 이용하는 수단이 신문, 방송, 인터넷포털 등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매스미디어의 온갖 정보를 실시간 습득할 수 있다. 클릭만 하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환경 때문에 일반 대중은 온갖 정보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마구 쏟아내는 뉴스는 대부분 비관적인 경우가 많다. 예컨대 일반 독자가 경제 상황을 파악하려고 기사를 찾다 보면 낙담하기 십상이다. ‘가계부채 사상 최대’, ‘경제성장률이 나날이 낮아져’ 등의 비관적, 냉소적 기사를 접한다. 자연스럽게 일반 대중은 우리 경제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저자는 “금융전문가에게 내 재산을 맡기는 것은 죄악”이라면서 “스스로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새해엔 경제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는 겉으로만 보고 판단해 생긴 잘못된 지식이라는 것이다. 기사 표면에 드러난 정보만을 알려 하지 말고, 행간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우스갯소리 중 하나다. 속칭 개미들은 제약회사에서 신약을 개발했다는 기사를 보고 관련 주식을 사들인다. 빚을 내서라도 매입한다. 그러나 발표한 때부터 주가는 추락하는 사례를 여러 번 보았을 것이다.

저자는 주식 살 때는 전체 시장을 관조하는 혜안과 통찰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정치, 경제적 상식이나 기본은 갖춰야 손해볼 확률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 관련 기사의 분석은 기본에 속한다. 총선, 개헌, 미 대통령 당선 등의 정치적 사건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 자신의 재산을 뺏기지 않는다는 말이다.

특히 현재의 경제 시장은 신용과 거짓말이 뒤섞여 있다. 신용을 바탕으로 거래하지만,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서로 속고 속이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 펀드매니저가 내 재산을 관리해준다는 말에 속지 않아야 한다. 내 재산을 남에게 맡기는 행위는 죄악에 가깝다. 시장이 커지고 복잡해지며, 고차원적으로 변해갈수록 보통 사람들은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판별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젊은이들은 점점 취업이 어려워지고, 중장년 세대들은 부를 축적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졌다.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저자는 미국 대선 결과를 나름 분석하면서 한 가지 생각을 굳혔다고 했다.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은 틀렸다는 것. 트럼프를 낮춰 보는 게 아니다. 트럼프를 선택한 미국 국민의 뜻은 동물 본연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것이다. 언론은 이를 인간성이라는 말로 포장한다.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 이유를 감정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엘리트주의(또는 기득권층)에 대한 반감이고,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이민자 배척과 세금 감면 때문이라고 저자는 풀이한다.

이민자 배척은 영국 브레시트 사태에서 보다시피 블루칼라의 일자리와 연결되어 있다. 트럼프는 일반 미국 대중의 감정선을 건드린 것이다.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의 공통점은 인도주의나 인류의 평화 같은 고상한 가치가 아니다. 자기 먹고 살 걱정, 일자리가 더 중요하다는 대중의 본심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경제의 어려운 현실은 특별한 세력이 유포하거나 조장하는 게 아니다. 고의적이라기보다 경기 사이클 및 시장 시스템에 의해 자연적으로 그렇게 흘러간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책당국이나 고위 인사, 특히 정치인들이 설레발치며 하는 말 중 80% 이상이 현실화되지 못했다. 저자는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본다. 경기는 조건이 있고 무르익을 때 상승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기 재산을 지키려면 누구라도 경제와 금융, 투자에 관한 공부는 필수”라면서 “앞으로 AI(인공지능)를 활용한 로봇 어드바이저나 투자 자문업체들이 많이 생겨나겠지만 그래도 투자할 때 본인이 어느 정도는 이해한 상태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금융의 속성인 거짓말을 간파할 정도의 지식은 갖고 있어야 한다. 때를 기다리고 공부하면 낙관적인 상황이 오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책은 미래 펼쳐질 상황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시각을 펼친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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