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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와 강박증… 뉴욕 0.1% 최상류층 생태보고서

입력 : 2016-12-24 03:00:00 수정 : 2016-12-23 20: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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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즈데이 마틴 지음/신선해 옮김/사회평론/1만4000원
파크애비뉴의 영장류/웬즈데이 마틴 지음/신선해 옮김/사회평론/1만4000원


미국 뉴욕의 맨해튼, 이 섬에는 ‘희귀종족’이 산다.

“이 섬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자부심이 대단하고 거만하다. 무뚝뚝한 태도, 천부적인 지능, 휘황찬란하게 꾸미는 습관, 교환·거래·협상 감각 등이 외부에 알려진 이 섬 사람들의 전반적인 특징이다.”

저자가 맨해튼의 어퍼이스트사이드 주민을 묘사한 문장이다. 뉴욕의 0.1% 최상류층이 모여 사는 곳. 처음 이곳에 이사했을 때 저자는 왕따를 당했다. 그러나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이 특이한 인류종을 이해하기 위해 이들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때로는 동화되기도 하고, 때로는 거리를 유지한 채 관찰하며 어퍼이스트사이드의 독특한 생태계를 연구했다.

저자가 6년 동안 겪은 ‘최상류층 서식지’를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최고급 명품 가게, 초호화 아파트가 즐비한 인류 최상의 서식지에서 ‘영장류’끼리 벌이는 사치스럽고 강박적인 경쟁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명품 백이 있어야 아파트를 구하고, ‘버킨 백’으로 서열을 결정하며 ‘완벽한 몸매’로 종족 정체성을 확인하는 이들이 벌이는 화려하고 이상한 행동들은 극적인 재미를 준다.

화려하고 거만한 희귀종족의 여자들에게도 나름의 사정은 있다. 이들은 심각한 불안과 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연간 1억원의 비용을 들여 몸을 관리하는 이들이 사실은 술에 중독되거나 신경안정제, 수면제를 수시로 복용하고 있는 것이다. 불안의 근본적인 원인은 남편의 경제력에 대한 심각한 의존성에 있었다. 남편은 돈으로 여자들의 생활을 쥐락펴락했고 여자들의 사회생활을 박탈할 수 있다.

펜트하우스로 이뤄진 정글 속에 사는 최상류층 인류의 생태 보고서라고 할 수 있는 책이다.

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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