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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쿠데타 일어나나” 독재자 탄생 해부… 독재 경계하다

입력 : 2016-12-24 03:00:00 수정 : 2016-12-23 20: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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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칼 헴 지음/박병화 옮김/에쎄/1만3000원
위대한 독재자가 되는 법?/미칼 헴 지음/박병화 옮김/에쎄/1만3000원

당신이 만약 독재자라면 누릴 수 있는 게 엄청나다. 거대한 부를 쌓을 수 있으며 신을 자처한들 거리낄 것이 없다. 스스로 지키지 않아도 되는 법률을 반포할 수 있으며, 손쉽게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거나 스포츠 경기에서 우승할 수 있다. 당신의 명예를 드높이고 싶다면 기념비와 궁전, 도시를 세울 수도 있다. 독재자가 되고 싶은가? 저자는 “이 책에서 당신은 (독재자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을 보게 될 것”이라고 공언한다.

첫번째 장의 제목이 ‘독재자가 되는 법’이다.

독재자가 되기로 마음 먹었을 때 어디에서 그 과정을 밟을 것인가. 독재정권이 다스리는 나라가 유리하다. “대개의 경우 독재자는 동료로부터 권력을 탈취한다. 폭군은 폭군을 낳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권력을 잡는 방법으로 고전이라 할 만한 쿠데타를 선택했다면 부자 나라보다는 가난한 나라가 적합하다는 걸 알아야 한다.

빈곤은 정치적 무관심과 연관된 경우가 많고, 소수의 지배 엘리트가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에 이들만 제압하면 된다. 외국의 지원도 고려해야 한다. 1961년 1월 반란군의 지원을 등에 업고 권좌에 오른 콩코의 모부투 세세 세코는 서방의 지원 아래 30년 넘게 독재자로 군림했다.

쿠데타를 실행했을 때 특히 관심을 둬야 할 것은 언론이다. 가장 먼저 라디오, TV 방송국을 접수해야 한다. 방송국을 확보한 뒤에는 쿠데타의 정당화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정변이니 반란이니 하는 건 입에 달지도 말고 ‘혁명’, ‘인권을 위한 투쟁’, ‘헌정 위기에 대한 대처’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야 한다.

‘빠르게 권력을 얻고 최대한 길게 머무르며 많이 챙기는 방법’이라는 부제를 단 책은 물론 독재를 찬양하지 않는다. 노르웨이의 유력 언론인인 저자는 다양한 사례의 독재를 분석한다. 그것은 독재를 향한 고도의 비아냥거림이다. 책은 단순한 비아냥거림으로 머물지 않고, 독재의 형성과 작동 방식을 규명하며 독재를 경계한다. 가령 가난한 나라를 쿠데타에 적합하다는 설명에서 저자는 정치에 대한 관심과 공유를 촉구한다.

“권력이 엘리트 계층 내부에서만 교체되는 국가에서 쿠데타는 일반 농민이나 산업노동자에게 관심 밖의 일이다. 구정권에서 아무런 정치적 영향력을 지니지 못했던 사람이 새 정권에 반항할 이유는 별로 없다. 한 국가에서 정치적인 책임을 공유하는 사람이나 기간이 많을수록 그만큼 반란을 꾀하기는 힘들다.”

독재자란 멀리 있지 않다. 3대를 이어온 독재국가의 위협을 상시적으로 받고 있고, 지금의 대통령에게서 독재의 흔적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 이유로 흥미로운 독서가 될 만한 책이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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