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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았다"… 영하의 날씨에도 식지 않는 촛불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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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11 19:51:18 수정 : 2016-12-11 2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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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서 주말 대통령 퇴진 집회 / 청와대 200m 앞서 수십발 폭죽 / 헌재 앞 행진 “탄핵 인용” 외쳐 / 세월호 희생자 추모 퍼포먼스도… “사회 바로잡을 때까지 계속할 것”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튿날인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80만명(주최 측 추산·경찰 추산 12만명)이 운집해 다시 한번 촛불을 들었다.

칼바람이 부는 영하의 날씨에도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폭죽을 쏘면서 ‘촛불 승리’의 첫 단추를 끼웠다는 기쁜 마음으로 집회를 즐겼다.

이들은 그러면서도 “탄핵안 가결이 끝이 아니다”, “대통령을 비롯한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을 처벌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는 헌법재판소 앞으로 달려가 탄핵안의 신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폭죽 터뜨리는 시민들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주말 7차 촛불집회가 열린 10일 오후 서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행진한 집회 참가자들이 국회의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기념하는 뜻으로 폭죽을 터뜨리고 있다.
이재문 기자
◆“우리가 승리했다”…축제의 장 된 촛불집회


이날 광화문광장 한가운데에는 8.5m 높이의 대형 촛불 조형물이 설치됐다. 광장 한켠에서 38일째 노숙 농성 중인 문화예술인들의 참여로 탄생한 촛불집회의 상징물이었다. 청와대에서 200m 떨어진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는 시민들의 환호와 분노에 찬 함성과 함께 수십 발의 폭죽이 어두운 하늘을 수놓았다.

청계광장과 지하철 2호선 신촌역 7번출구 앞에서는 노점상들이 시민들에게 두유와 계란, 떡볶이 등을 무료로 제공하며 탄핵안 가결을 축하했다.

◆이어지는 엄중한 분노


시민들의 시선은 탄핵심판 심리에 착수한 헌법재판소로 향했다. 집회 참가자 3만명은 광화문광장에서 1.3㎞ 헌법재판소 앞까지 행진한 뒤 “국민의 명령이다”, “탄핵을 인용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비선실세 국정농단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높았다.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벌그룹과 정권과의 유착, 박근혜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법 개정안 등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도 높았다.

이날 광장 한켠에는 304개의 구명조끼가 놓여 있었다. 공연예술단체 ‘창작그룹노니’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취지로 만든 것이었다. 노란 리본을 단 채 가지런히 놓여 있는 주황색 구명조끼를 본 시민들은 묵념을 하며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

정부청사 앞에는 촛불 크리스마스 트리가 등장하기도 했다. 한 시민이 세월호 희생자들이 성탄절을 따뜻하게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은 트리를 가져다놓은 게 시작이 됐다.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이 주변에 촛불과 각종 피켓을 놓으면서 자연스럽게 대형 트리 형상이 만들어졌다.

“대통령 탄핵 무효” 주말 7차 촛불집회가 열린 10일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서울 대학로에서 박 대통령 탄핵을 규탄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촛불집회는 계속된다


암울한 현실을 살아가며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입었던 각종 특혜에 분노한 10∼30대들의 움직임은 더욱 적극적이었다. ‘청년 분노 폭발대회’ 참가자들은 화염병을 그린 스티커와 함께 ‘법인세 인하’, ‘세월호 참사’ 등 지난 10년간 주요 사건을 정리한 달력 등을 판매하며 “현 정권이 만든 현실을 잊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대 최갑수 교수(서양사학)는 “탄핵안 가결은 1987년으로 따지면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추진한다는) 6·29선언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87년 항쟁 세대는 그때 섣불리 승리를 선언했는데, 사실 아직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 이제는 관계자 문책 등 역사 청산을 통해 ‘탄핵 이후’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집회를 주최하는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탄핵안이 처리된 이후에도 매일 저녁 촛불문화제와 주말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대통령 퇴진은 물론 현 정권이 추진한 나쁜 정책을 폐기하고 사회를 바로잡을 때까지 촛불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수·정지혜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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