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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찬의 軍] 육군 공격헬기 세대교체 시작…아파치, 소형무장헬기 함께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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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04 09:23:59 수정 : 2016-12-04 21: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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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이후 30여년 가까이 변화가 없었던 육군 공격헬기 전력이 세대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21세기 전장환경에 대처하기 어려운 AH-1 코브라와 노후화가 심각한 500MD 헬기 대신 아파치 가디언(AH-64E)과 소형무장헬기(LCH)가 2020년대 육군 항공전력의 새로운 주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500MD 헬기. 대전차 공격 및 정찰 등의 용도로 쓰인다

우리 군이 운영하는 500MD 헬기는 기본형과 토우(TOW) 대전차미사일을 장착한 대전차형을 운영한다. 대한항공이 1976년부터 면허생산해 250여대가 육군에 도입된 500MD는 연락 및 정찰용으로 쓰이지만 기체 양쪽에 M-134 미니건 같은 기관총이나 70㎜ 로켓발사기를 장착할 수 있다. 미니건은 구경이 7.62㎜로 작지만 분당 발사속도가 4000발에 달해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대전차형은 토우 대전차미사일 4발을 사용하며, 미사일 유도에 필요한 장비가 탑재된다. 1967년 베트남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AH-1은 기관포와 로켓탄을 사용했지만 1974년 등장한 AH-1Q는 토우 대전차미사일을 장착해 전차 공격 능력을 갖추었다. 1970년대 중반 미 해병대용인 AH-1J 6대를 도입한 우리 군은 1988년 AH-1S 70여대를 추가로 들여온다. AH-1S는 야간 작전 능력을 향상시킨 F형으로 개량돼 사용 중이다.

하지만 도입된 지 30년이 넘으면서 노후화가 심해 사고 위험이 크고 부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500MD의 경우 2007~2012년까지 비상착륙한 사례는 31건에 이른다. 원인으로는 경고등 점등, 전기·전자·계기 계통 결함이 대부분이었다. AH-1도 상당수의 부품이 단종돼 실제 운행시간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아파치 가디언 헬기가 전력화되고 2022년 소형무장헬기 체계개발이 마무리되면 1970~1980년대 도입돼 노후화가 심각한 AH-1과 500MD는 모두 퇴역할 예정이다.

◆세계 최강 공격헬기 ‘아파치 가디언’

1991년 1차 걸프전에서 이라크군의 전차를 파괴하고 방공망 제압작전에 참가해 다국적군의 공격을 지원했던 AH-64A '아파치' 공격헬기에 주목한 육군은 대형공격헬기(AH-X) 사업을 추진한다. 발사 후 망각(Fire & Forget) 유도방식으로 토우 대전차미사일보다 성능이 월등히 뛰어난 헬파이어(Hellfire) 미사일로 무장한 아파치 공격헬기는 북한 전차와 장갑차는 물론, 당시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하던 공기부양정 공격에도 적합할 것으로 기대됐다. 육군은 이탈리아의 A-129와 러시아의 KA-52 등을 후보에 올려놓고 사업에 착수하려했으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로 국방비가 동결되면서 AH-X 사업은 백지화됐다.

하지만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고 유사시 적 후방에 침투할 공중강습작전을 위해서는 대형 공격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면서 2013년 4월 방위사업청은 1조8400억원을 투입해 미국 보잉의 AH-64E ‘아파치 가디언’ 36대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

최대이륙중량 10.1t, 최고순항속도 261km를 자랑하는 아파치 가디언은 미군이 운용하는 AH-64D 아파치 롱보우 블록III의 새로운 이름이다. 8km 거리에서 적의 전차, 벙커 등 지상표적을 무력화시키는 헬파이어 미사일 16기와 70mm ‘히드라’ 로켓, 30mm 기관포를 장착다. 30mm 기관포는 1200발의 포탄을 장착하고 있다. 헬기 상단에 버섯처럼 매달려 있는 것은 탐지거리가 8km에 이르는 롱보우 사격통제 레이더(AN/APG-78)다. 128개의 목표를 동시에 탐지해 목표의 특징과 위협도를 판별한다. 롱보우 레이더가 포착한 정보는 다른 기체에도 전달돼 신속한 정보공유와 전장 대응이 가능하다. 적 지상부대의 대공포 공격도 견딜 수 있는 방탄 성능도 갖추고 있다. 14.7mm 중기관총탄과 러시아제 23mm 기관포탄도 막아낼 수 있다.
5월26일 선박편으로 국내에 들어온 AH-64E 아파치 가디언 헬기. 방위사업청 제공

우리 군에 도입되는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는 북한의 공기부양정을 비롯한 등 수상침투저지, AN-2와 같은 대특수전 항공기 요격, 특수부대 작전 지원, 북한 기갑부대 저지 등의 임무를 맡을 예정이다. 지난 5월26일 4대가 처음으로 국내에 도착해 육군 항공작전사령부에 서 조종사들의 교육 훈련용으로 쓰이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36대 모두 육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아파치 가디언 헬기가 도입되면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아파치 헬기를 보유한 나라가 된다. 세계적으로는 이스라엘에 이어 4번째 보유국이다.

◆ 헬기 관련 국내 기술 집약된 소형무장헬기

수리온 헬기 개발로 수송헬기 분야에서 기술을 어느 정도 확보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소형무장헬기(LAH)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KAI는 지난달 28일 경남 사천 본사에서 ‘소형무장헬기 체계개발 시제기 생산착수행사’를 열었다고 29일 밝혔다. LAH 개발은 지난해 6월 착수 이후 올해 8월 기본설계검토(PDR)를 완료하고 10월에 도면을 출고해 시제 1호기 부품생산에 착수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할 소형무장헬기 모형. KAI 제공

소형무장헬기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산업통상자원부와 방위사업청이 공동 추진하는 민군 헬기 연계개발이라는 점이다. 연계 개발 방식을 채택함으로서 개발 비용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소형무장헬기가 전력화 된 이후에도 민수헬기 생산을 통해 안정적인 후속군수지원을 보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체 개발비용 1조6000억원 중 방위사업청과 산업통상자원부가 각각 6500억원과 3500억원을 투자한다. KAI와 국내 협력업체가 2000억원, 해외 공동개발업체로 선정된 에어버스 헬리콥터가 4000억원을 각각 부담한다. 

KAI는 에어버스 헬리콥터(AH)의 기존 모델인 H155를 기반으로 소형민수헬기(LCH)를 2020년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무장과 사격통제장치 등을 추가한 소형무장헬기를 2022년까지 개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소형민수헬기는 덕트형 테일로터(FENESTRON)를 적용해 경쟁기종 대비 진동이 적고 안전성이 높다. 서울-제주 간 중간급유 없이 한 번에 운행이 가능해 승객 수송, 긴급 응급구조, 치안임무 등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월 시제 1호기 제작에 착수한 소형민수헬기는 내년 2월부터 시제 2호기 제작을 진행할 예정이다. 200여대가 전력화할 예정인 LAH는 동급 경쟁기종 대비 20% 이상 많은 여유 중량을 확보해 장비 추가 등 개량이 쉽다. 2022년 개발완료 이후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할 소형민수헬기 상상도. KAI 제공

소형무장헬기와 소형민수헬기의 모델이 될 H155는 프랑스, 이스라엘, UAE, 브라질 등이 운용하고 있는 헬기다. 성능이 검증된 ‘AS565’와 세계 60여개국 고객에게 판매된 ‘AS365’ 계열의 최신 기종이다. 현재까지 1000대 이상이 인도돼 500만 비행시간 이상을 기록하는 등 성능과 안정성이 입증됐다. 에어버스 헬리콥터는 KAI와의 공동 개발 이후 H155의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다.

소형무장헬기에 탑재되는 무장과 장비 개발도 가시화되고 있다. 2014년 12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개발이 결정된 ‘천검’ 공대지 미사일은 국내 최초의 유인항공 플랫폼 탑재용 유도무기다. 헬파이어 미사일과 유사한 천검은 사거리는 8㎞ 수준으로 데이터링크를 통해 표적정보를 받을 수 있어 아파치 가디언에서도 유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개발에는 15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2022년 개발이 완료되면 2023년에 생산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적의 미사일 공격 등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방어 장비들도 구비된다.

방산업계에서는 민수용과 군용 헬기를 국내에서 개발해 생산함으로서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부품 및 완제기의 수출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노후화된 군용헬기(500MD, AH-1S)를 교체해 군 전력증강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헬기에서 핵심 기술은 메인 로터 블레이드, 자동비행조종 소프트웨어, 능동진동제어시스템 등이 꼽힌다. 소형헬기 개발이 성공할 경우 핵심기술 확보를 통해 응급의료, 경찰감시 등 다양한 분야의 민간헬기를 제작해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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