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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잡아라… 랩·아이돌 앞세운 모바일뱅킹 광고

입력 : 2016-10-23 19:55:55 수정 : 2016-10-23 19: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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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SNS서 광고 대전 “왠지 바쁜 월요일, 정신없던 화요일∼지루하던 날은 이젠 안녕, 나와 함께 리브 해봐요.”

“내 이름은 송해 금융거랜 ONE해, 원하는 걸 말해봐 대답은 간단해∼I want i-ONE Bank.”

시중은행의 모바일뱅킹 대전이 붙불는 가운데 마케팅 열기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은행들은 걸그룹과 예능인까지 동원하며 유튜브,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한 편의 뮤직비디오와 같은 이색광고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과거 지상파방송과 신문 등 전통매체들에서 은행이 경제발전에 이바지했고, 고객 신뢰를 강조했던 종전의 광고와는 확 달라졌다.
 
KB국민은행의 ‘리브’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KB국민은행의 ‘리브’다. 국민은행은 지난 6월28일 모바일 플랫폼 ‘리브’를 공식출범하면서 신인 아이돌 걸그룹 아이오아이(I.O.I)를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 국민은행이 걸그룹과 계약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광고는 가수 김완선이 1989년 발표한 ‘기분 좋은 날’을 편곡해 이 노래를 I.O.I가 부르는 뮤직비디오 형식을 띠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젊은 친구들이 기존 광고와 다르게 참신하고 재밌다고 느껴 SNS를 통해 공유하도록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I.O.I 광고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국민은행 측은 현재까지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약 900만명 정도가 광고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리브 가입자도 10월 초 기준 50만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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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은 원로 방송인 송해씨를 래퍼로 등장시켜 ‘아이원뱅크’를 홍보한다. 광고는 래퍼로 변신한 송해씨가 복잡한 금융거래에 힘들어하는 하는 젊은 힙합 가수 딘딘에게 쉽고 빠른 금융거래 해결책으로 아이원뱅크를 제안한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플랫폼인 써니뱅크 광고모델로 걸그룹 소녀시대 써니와 방송인 김흥국씨를 내세웠다. 광고는 영화 ‘써니’의 OST로 잘 알려진 보니엠(Boney M)의 ‘써니(Sunny)’를 배경음악으로 써니뱅크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광고가 방영되면서 써니뱅크 다운로드 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고 귀띔했다. 우리은행은 ‘국민MC’ 유재석씨가 래퍼로 등장해 반복적으로 “위비”를 외치며 자사 모바일 플랫폼인 ‘위비뱅크’와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을 익살스럽게 광고한다.
신한은행의 써니뱅크.

이처럼 각 은행들이 뮤직비디오 형식의 광고를 경쟁적으로 내보내는 이유는 미래 잠재고객인 젊은 층을 잡기 위해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20∼30대들은 젊었을 때 처음 거래한 은행을 평생 주거래 은행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며 “젊은 세대의 은행에 대한 태도가 평생 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들이 이 광고들을 주로 온라인을 통해 내보내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뮤직비디오 형식의 이색광고들은 젊은 층이 광고란 점을 인식하지 못하게 하고, 반복적인 멜로디로 각 사의 제품 이미지를 입에 맴돌게 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광고가 노출빈도를 늘리기 위해 물량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SNS를 통해 공유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젊은 층이 평범한 광고는 (온라인상에서) 넘기기 때문에, 차별화된 광고를 통해 광고를 끝까지 보고 친구들과 돌려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멜로디를 통해 쉽게 기억이 나도록 만들어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효과도 있다. 
우리은행은 '위비뱅크'와 '위비톡'

다만 아직은 주고객층이 40대 이상인 만큼 각 은행들은 이색광고를 통해 20∼30대의 눈길을 사로잡으면서도 전 세대를 아우르려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I.O.I와 래퍼 송해씨, 소녀시대 써니 등을 등장시키면서도 전 세대의 공감을 얻을 코드를 넣었다는 게 시중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방송인 유재석씨를 통해 젊은 층의 눈길을 더 받으면서도 아주 어린 층과 장년층의 이목까지 끌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도 “I.O.I가 40대들이 많이 들어봤을 김완선씨의 ‘기분 좋은 날’을 부르면서 전 연령층이 호기심을 갖고 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측도 중장년층의 이목을 끌기 위해 써니와 함께 방송인 김흥국씨를 써니뱅크 광고에 등장시켰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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