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전서 끝내겠다” 프로야구 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둔 20일 오후 경남 창원의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공연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LG 양상문 감독(왼쪽)과 NC 김경문 감독이 서로 4차전에서 끝낼 것이며 손가락 4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
올 시즌 정규리그 2위(83승3무58패)를 차지한 NC는 선수단의 연이은 악재로 명예가 크게 실추됐다. NC는 ‘토종 에이스’ 이재학을 플레이오프 출전 명단에서 제외했다. 승부조작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즌 홈런 1위(40개)를 기록한 ‘괴물용병’ 테임즈도 지난 9월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돼 플레이오프 1차전에 나오지 못한다. 김 감독은 “베테랑 조영훈이 1차전에서 테임즈의 자리를 대신한다”며 “우리 팀의 젊은 투수 장현식, 배재환, 구창모 중에서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기용하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LG는 팬들에게 ‘감동의 야구’를 선사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LG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KIA(1승1패), 준플레이오프 넥센(3승1패)을 차례로 물리치며 사기가 한껏 고조된 상태다. 양상문 감독은 “감동을 줄 수 있는 경기를 약속드렸는데, 야구팬들이 야구를 더 사랑할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고려대 1년 선후배 사이로 배터리를 이뤘던 양 팀 사령탑은 승부의 변수로 1, 2차전이 타자친화적인 마산구장에서 열린다는 점을 꼽았다. 마산구장의 펜스 거리는 좌우가 97, 중앙이 116로 잠실(100·125)과 고척(99·122)에 비해 좁다. 김 감독은 “마산구장이 가끔 바람이 많이 불어 날씨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또 LG의 뜨거운 분위기를 가라앉혀야 한다”고 했다. 양 감독은 “좁은 야구장에서 어떤 순간에 홈런이 나오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NC의 1차전 선발 투수는 에릭 해커다. 프로야구 4년차인 해커는 올해 LG전 3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LG는 에이스인 데이비드 허프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헨리 소사를 선택했다. 소사는 NC전 5경기서 2승(2패) 평균자책점 5.10로 무난했지만 지난 13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 이후 쭉 쉬었다.
한편 2차전부터 나올 예정인 테임즈는 이날 미디어데이가 끝난 뒤 “많은 어린이의 롤모델이 되려고 열심히 해왔는데 저 자신에게 실망했다.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은혜를 갚겠다”고 사과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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