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자비 명상의 핵심은 100일 동안 ‘마음 씨앗’ 찾기”

입력 : 2016-10-11 21:25:01 수정 : 2016-10-11 22:39:5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마가 스님 ‘나를 바꾸는 100일’ 출간 “이 책을 발간하기까지 5년이나 걸렸어요. 5년 동안 임상을 통해 검증하고 또 검증하느라 늦어졌지요.”

최근 서울 인사동에서 만난 마가 스님의 말이다. 스님의 자비 수행법을 담은 책 ‘나를 바꾸는 100일(휴)’(사진) 출간 인터뷰에서다. 스님은 현대인의 고질병인 스트레스와 우울, 불안 등에서 벗어나 마음의 안정을 얻는 찾는 법을 연구했다. 

마가 스님은 “내 말을 믿고 딱 100일만 자비 명상을 시도해보라. 그러면 수행법이 손에 잡힐 것”이라며 명상법을 소개했다. 스님의 자비명상은 대학 강좌에도 개설돼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휴 출판사 제공
스님은 “매일 30분, 100일이면 스스로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단군신화를 화두로 꺼냈다. 곰이 쑥과 마늘을 먹고 100일 동안 기도해 사람이 됐다는 설화다. 스님의 자비 명상의 핵심은 100일 동안 ‘마음 씨앗’을 찾는 것이다. 마음의 씨앗이란 오늘의 잘한 일, 고마운 사람, 내일 할 일, 내 마음 이야기 등을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하다 보면 자연히 찾게 된다고 했다. 인간 마음의 행로가 그렇다고 말했다.

스님은 100이란 숫자를 강조했다. “수능 100일, 아기 출산 100일, 선방의 하안거와 동안거도 100일이다. 100일 수행하다 보면 손에 잡히는 게 분명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시작하면 대부분 작심삼일로 끝난다. 우선 차분히 자신에게 맞는 수행법을 찾으라고 권한다. 스님은 스스로에 맞는 수행법으로 자비관을 꼽았다. “자비관은 내가 나를 사랑할 때 남을 사랑하고 남으로부터 사랑받는다는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남으로부터 사랑받으려고 욕심을 냅니다. 하지만 내가 나를 온전히 사랑할 때만이 남으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지요.”

스님은 부처의 마음을 닮아가는 염불수행, 경전을 독송하는 간경수행, 경전을 옮겨 쓰는 사경수행, 말 그대로 걸으며 명상하기, 아무런 대가 없이 도와주는 봉사수행 등을 덤으로 소개했다. 반드시 개인의 체질과 성격, 환경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는 것.

마가 스님은 어렸을 적 남다른 불행의 시기를 겪었다. 가족을 버리고 딴살림을 차린 아버지를 극도로 혐오한 나머지 방황의 청소년기를 보냈다. 한때 오대산에 들어가 자살하려 했다. 그러나 불가에 인연이 닿았는지 스님의 손에 이끌려 살아남아 출가했다. 전남 곡성 태안사에서 청화 스님의 ‘자비 가르침’으로 깨우침에 이르렀다고 소개했다. 자비명상에 매진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스님은 “왜 기도를 해야 하는가, 나에게 맞는 기도는 무엇인가, 어떻게 기도를 해야 소원이 이루어질까에 대한 지혜를 찾아 고민하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스님은 2000년대 초 ‘자비명상 템플스테이’를 열면서 템플스테이 대중화에 힘썼다. 특히 중앙대학교에서 ‘내 마음 바로 보기’라는 강좌를 맡았는데, 불과 몇 분 만에 수강신청이 마감되는 진기록도 남겼다. 최근 젊은이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스님의 자비명상 한 단면이다.

“긍정을 마음먹는 순간 마음 반대편에 있는 부정이 따라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음과 양, 좋음과 나쁨, 기쁨과 슬픔은 늘 공존합니다. 다만 부정을 마주하거든 그 감정을 거부하지 말고 어린아이 달래듯 껴안아주세요. 당신의 온기로 차갑고 부정적인 마음은 눈 녹듯 사라질 것입니다.”

스님은 국민 행복지수가 높다고 알려진 불교 국가 부탄 이야기를 꺼내며 “진정한 행복은 나눔에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거듭 강조한다. “부탄 사람들은 풍요롭진 않지만 나눔이 일상화돼 있기에 행복합니다. 비워야 채워집니다. 수행이란 ‘복’ 그릇을 키우는 작업이지요.”

스님의 책에는 ‘마음 씨앗’의 생성 원리와 고집멸도의 관계 등이 도표와 함께 상세히 적혀 있다. 마치 프로이트 심리학을 불교 교리에 입각해 풀어놓은 듯하다. 인터뷰 말미 스님이 건넨 경구가 인상적이었다.

“부처라 하더라도 성인이라 하더라도 그는 타인일 뿐이죠. 그 가르침을 통해 그 자취를 통해 오직 내 길을 가야 합니다. 불교는 부처를 믿는 종교가 아닙니다. 스스로 부처가 되는 길입니다. ‘임제록(臨濟錄)’에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住 立處皆眞)’이란 말이 나와요. 언제 어디서나 주체적일 수 있으니 있는 곳 모두 참된 곳이라는 뜻입니다. 어디서나 주인 노릇을 하라는 것입니다. 연꽃은 진흙에서 자라지만 아름다운 꽃을 피워요. 상황을 탓할 게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낼 때 나만의 꽃을 피울 수 있어요.”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