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나는 초록(류주영 글·그림, 사계절, 1만2000원)
=엄마가 뜨개질을 하는 사이에 아이는 혼자 시간을 보낸다. 엄마는 아이가 좋아하는 초록색을 골라 따듯한 스웨터를 뜨는 중이다. 아이는 초록색 스웨터를 입으면 온통 초록이 될 거라며 귀여운 상상에 빠진다. 맑은 톤의 그림은 경계를 허물어 버리는 아이의 상상을 그대로 따라가며 의인화된 귀여운 선인장과 완두콩과 애벌레의 모습을 그려 놓았다. 집 안의 공간에서 머물던 아이의 상상은 좀 더 용기를 내면서 집 밖으로까지 확장된다.

말라깽이 챔피언(레미 쿠르종 지음, 권지현 옮김, 씨드북, 1만1000원)=아버지, 세 오빠와 사는 말라깽이 소녀 파블리나 이야기를 담았다. 러시아 이민자로 하루 열 시간씩 일해야 해 가족과 보낼 시간이 적은 아버지는 아들과 딸을 어떻게 다르게 대해야 하는지 모르고, 힘센 세 오빠들은 약한 파블리나를 배려하지 않았다. 파블리나는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권투를 시작한다. 자아실현과 용기, 가족의 사랑, 젠더 문제 등의 다양한 생각할 거리를 짧은 그림책 안에 녹여냈다.

엘리베이터(경혜원 글·그림, 시공주니어, 1만2500원)=공룡과 이웃, 엘리베이터 세 가지 요소를 결합시킨 독특한 책이다. 작은 공간 엘리베이터 안에서 모든 이야기가 시작하고 끝난다. 윤아는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기 위해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탄다. 공룡 이름을 달달달 외울 만큼 공룡을 좋아하는 윤아는 자신이 마치 티라노사우루스가 된 양 공룡 흉내를 낸다. 윤아의 상상은 단순히 이웃 사람들의 외모를 얕보는 식의 짓궂은 시선이 아닌 이웃들의 표정과 차림에 나타난 포인트를 표현해 재치 있는 상상이다.

장난을 배우고 싶은 꼬마 이다(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비에른 베리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논장, 9000원)=푸른 풀밭에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카트훌트 농장, 그곳에 사는 에밀은 못 말리는 말썽꾸러기로 유명하다. 말썽을 부릴 때마다 에밀은 목공실에 갇힌다. 아빠는 에밀이 밖으로 나가고 싶어 더 이상 말썽을 부리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에밀은 목공실에 갇히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이다는 그런 에밀 오빠가 부럽기만 했다. 자기도 목공실에 갇혀 보고 싶은데 말썽을 피워야 한다.

민족의 모자이크, 유라시아(김혜진 편저, 한울아카데미, 3만3000원)=한국외대 러시아연구소가 2015년 3∼8월 인터넷에 연재한 글을 묶어 펴낸 책이다. 유라시아에 사는 수많은 민족 중 과거 소련을 구성했던 15개 나라의 주요 민족을 소개한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러시아인, 우크라이나인, 카자흐스탄인을 비롯해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라트비아인, 조지아인, 리투아니아인 등이 나온다. 유라시아의 ‘민족’에 초점을 맞추어 그들은 어떤 사람이고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한다.

요정 이야기(W B 예이츠 엮음, 김혜연 옮김, 책읽는귀족, 2만원)=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예이츠가 엮은 요정 이야기다. ‘아일랜드 농민의 요정담과 민담’, ‘아일랜드 요정 이야기’에 실린 이야기 중 요정 이야기만 따로 모았다. 실제 농민들이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들, 구전되는 이야기들을 민담 수집가들이 듣고 받아 적으면서 수집했다. 요정 이야기 속에는 아일랜드 사람들이 영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느끼게 된 열등의식에서 벗어나 민족 본연의 정체성을 되찾았으면 하는 예이츠의 바람을 싣고 있다.

함께 가만한 당신(최윤필 지음, 마음산책, 1만5000원)=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다 조용히 떠난 서른다섯 명의 삶을 담담하게 써내린 부고이다. 저자는 지금 우리가 상식으로 여기는 가치들을 일구려고 노력했던 사람들, 그러나 떠난 뒤 기억에서 사라져 간 이들의 덜 알려진 삶을 애정을 담아 삶의 결대로 곱씹는다. 억압과 불평등과 편견에 맞섰던 삶 또는 자유와 해방을 추구했던 삶의 복잡다단한 맥락과 질감이 선명하다.

제주신화(김순이 지음, 여름언덕, 3만원)=제주도에는 우리 신화의 원형이 남아 있다. 제주도가 오랜 세월 동안 고립된 공간이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제주도에서조차 신화의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저자는 2000년부터 무당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낯선 제주어를 현대 우리말로 바꾸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제주신화로 기록하는 일을 시작했다. 신화를 그저 현대어로 옮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의미와 상징을 밝히고 전설, 민담, 설화와 구분되는 신화의 특징을 요약, 정리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