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아픈 기억을 희망으로…‘작가들의 수다’로 풀다

입력 : 2016-09-22 21:09:17 수정 : 2016-09-22 22:02:1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25일부터 2016 서울국제작가축제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유정, 안현미, 데이비드 밴, 금희, 해이수, 야나 베노바.
해외 문인들을 초청해 국내 문인들과 한자리에서 교류하는 2016 서울국제작가축제가 25일~10월1일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다. 한국문학번역원(원장 김성곤)이 주최하는 이 축제는 2006년 처음 개최한 이래 격년제로 진행해 올해로 6회째 맞는 행사다. ‘잊혀진, 잊히지 않는-기억과 망각 사이를 횡단하는 문학’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에는 국내외 문인 28명이 참가해 자유로운 토론 형식의 ‘작가들의 수다’와 낭독공연을 펼친다. 




국내 작가는 소설가 김경욱 김숨 배수아 정유정 천명관 함정임 해이수, 시인 김선우 문태준 박상순 박정대 안현미 이수명 하재연이 참가한다. 해외에서는 구미작가에 편중하지 않고 다양한 지역에서 초청한 점이 특징이다. 조선족 작가로 국내에서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금희, ‘자살의 전설’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데이비드 밴(미국), 심장병 전문의이면서 소설을 쓰는 모히브 제감(아프가니스탄), 작가이자 현직 외교관인 산티아고 감보아(콜롬비아), 릴리 멘도사(파나마), 퉁 웨이거(대만) 등이 해외에서 참가하는 소설가들이다. 시인으로는 프랑스 최고의 시문학상 아폴리네르상 수상자인 루마니아 출신 린다 마리아 바로스(프랑스), 벨라루스 국제 펜(PEN)클럽 회장을 맡고 있는 안드레이 하다노비치(벨라루스)를 비롯해 떼무 만니넨(핀란드), 알렉시스 베르노(프랑스), 야나 베노바(슬로바키아), 티제이 데마(보츠와나), 폴라 커닝햄(아일랜드) 등이 참가한다.

이들 국내외 작가들은 이번 축제를 위해 신작 에세이를 기고했고 그들의 대표적인 작품과 함께 한 권의 두툼한 책으로 묶여 나왔다. 최근 신작 소설 ‘아쿠아리움’을 국내에서 펴낸 데이비드 밴은 “마음의 고통이나 상실감 등은 세월과 함께 무뎌지기 마련”이라며 “지금 내 인생 최상의 것들은 모두 아버지의 자살에서 비롯됐다는 점이 바로 그 예”라고 썼다. 아일랜드 시인 폴라 커닝햄은 “잊혀진 것들은 나이가 들수록 내 삶에서 훨씬 더 중요한 일부가 되어간다”면서 “아일랜드에서 기억한다는 것은 보살핀다는 의미”라고 썼다.


이들은 두 명씩 짝을 이루어 오후에는 ‘작가들의 수다’(대학로 스페이스 필룩스)를 펼치고 밤에는 대학로예술극장3관에서 낭독과 공연을 벌인다. 이 공연에는 음악과 무용(노래공연, 첼로연주, 창작춤, 모던댄스, 모던발레, 컨템퍼러리 댄스, 몸짓시창), 연기(마임, 연극, 라디오극), 영상(영화, 영상, 비디오아트)뿐 아니라 인형극, 마술, 오브제 설치공연, 줄인형콘서트, 그림자극 등이 다채롭게 담긴다. 연출가 최창근은 “현재 한국에서 진행되는 여러 예술의 축소판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뛰어난 예술가들이 참가해 문학이 어떻게 다양한 예술 장르로 확장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흥미롭고 즐거운 공연”이라고 말했다.

국내작가와 해외작가들은 일주일 내내 같은 숙소에 머물며 주중에는 진관사를 방문해 워크숍도 가지고 창덕궁 관람과 서울 야간기행 등을 통해 친교를 다질 예정이다. 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은 “작가들은 우리의 잊혀진 기억을 찾아내고 잊히지 않는 기억을 잊게 해주는 사람들”이라며 “과거의 아픈 기억을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바꾸는 뜻 깊은 행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축제의 참가 작가이이자 기획위원인 소설가 해이수는 “작가는 남아있는 것과 사라지는 것에 관한 가장 예민한 감식자”라며 “이번 작가 축제를 통해 가장 장식 없는 본연의 목소리로 충돌하고 교차되며 증폭되고 통섭하기를 희망한다”고 주제에 의미를 부여했다.


박상순
10년째 접어들어 지금까지 60여개국에서 148명의 작가가 참여한 작가축제는 국내작가의 외국무대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박상순 기획위원은 “아주 사적인 관계들을 행사 밖의 시간들에서 많이 갖게 될 것”이라며 “지속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사적인 친밀성을 형성해 향후 국내작가와 해외 작가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이 축제가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부한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출판본부 교류홍보팀 부본부장은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에서는 스타급인 작가들이 많이 참석한다”면서 “이번 축제를 통해 국내 문학계의 시야가 더 깊고 넓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6 서울국제작가축제’ 웹사이트(siwf.klti.or.kr)와 페이스북(www.facebook.com/siwfest)에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한 뒤 예스24와 네이버(booking.naver.com)를 통해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현장 참여도 가능하다.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jhoy@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