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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더없이 편리한 디지털시대…'어두운 그림자'도 짙어진다

입력 : 2016-09-07 05:00:00 수정 : 2016-09-06 14: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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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완연한 '디지털 시대'입니다. 관련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면서, 아날로그는 그저 ‘과거’를 지칭하는 또 다른 말로 쓰일 뿐입니다. 이제 인류는 사물인터넷(IoT)과 증강현실(AR)·인공지능(AI)의 시대를 맞이하는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각각 인터넷과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세상을 일궈낸 PC와 스마트폰은 이미 ‘대중화’라는 표현이 우습게 느껴질 만큼 아주 일상적이고, 필수적인 존재로 자리잡았습니다. 다양한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삶은 과거에 비해 훨씬 편리하고 빠르며 효율적입니다. 문제는 디지털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데 있습니다. 디지털기기가 없으면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기가 힘들다는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요. 이렇게 사회 전반적으로 디지털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다 보니 최근에는 과도한 디지털기기의 몰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 운동이 점차 힘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소비자들이 스마트폰과 PC 등 디지털기기에 얼마나 많이 의존하고 있는지, 디지털 디톡스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살펴봤습니다.

현대인 10명 중 6명은 디지털 시대를 사는 것은 '축복'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전체 85%가 우리사회의 디지털기기 의존도가 심각하다고 바라봤으며, 69.3%는 사회 전반적으로 디지털기기 사용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

◆2명 중 1명, 디지털기기 의존도 '高高'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전국 만 19~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중독 및 의존도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5%가 우리사회의 디지털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하다고 바라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다양한 디지털기기에 종속되어 있는 일상생활의 모습 속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이런 인식은 연령에 관계 없이 비슷하였다. 다만 남성(78.8%)보다는 여성(91.2%)이 디지털기기에 대한 우리사회의 의존도를 보다 심각하게 바라봤다.

사람들은 스스로의 디지털기기 의존도 역시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 “평소 디지털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가끔 디지털 기기에 중독된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한다”, “디지털 기기가 없으면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기 힘들 것 같다”, “디지털 기기가 없으면 못 살 것 같다”의 4개 항목을 평가해본 결과 전체 응답자 2명 중 1명(51.3%)이 2개 이상의 항목에 해당하는 디지털기기 의존도 고위험군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디지털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성향이 두드러졌다.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기기의 숫자와도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77.7% "스마트폰 두고 나오면 괜히 불안해"

디지털기기 의존도 관련 인식평가 결과 전체 88.7%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의 디지털기기는 왠지 모를 중독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83%)보다는 여성(94.4%)이 디지털기기의 중독성을 더 크게 느끼는 모습이었다.

디지털기기의 중독성이 일상생활 속 불안감으로 이어지는 모습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체 77.7%가 집이나 직장에 스마트폰을 두고 나오면 괜히 불안하다고 느끼고 있었으며,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괜히 불안하다는데도 10명 중 6명(60.1%)이 공감한 것이다. 특히 디지털기기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 응답자가 그렇지 않은 응답자보다 스마트폰을 놓고 나왔을 때의 불안감과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할 때의 불안감이 모두 훨씬 크다는 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연령별로는 스마트폰을 두고 나왔을 때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을 때 느끼는 불안감에 큰 차이가 없었다. 전체 10명 중 4명(42.1%)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디지털기기가 없으면 짬이 나는 시간에 할 게 없다는 생각까지도 하고 있었다. 디지털 의존도가 높고, 연령이 낮을수록 이런 경향이 보다 뚜렷했다.

디지털기기에 대한 의존도는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직접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다 주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시간이 줄어든 것이 가장 뚜렷한 변화였다. 디지털기기를 활용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가족 및 친구와의 대화시간이 줄어드는 것 같다는데 전체 65.9%가 공감한 것이다. 디지털기기를 통한 개인적인 차원의 활동이 많아지면서 가족이나 친구와 소통하는 시간은 줄어든 것으로,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가족 및 친구와의 대화시간 감소를 많이 체감하는 모습이었다.

전체 2명 중 1명(49.2%)은 스스로 결정하는 일이 줄어드는 것 같다고도 느끼고 있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일단 인터넷으로 검색부터 하는 등 무엇인가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디지털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그만큼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디지털기기를 활용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나만의 시간이 줄어드는 것 같다는 의견도 43.2%로,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남성(39.4%)보다는 여성(47%), 그리고 고연령층이 이런 생각을 보다 많이 했다. 그밖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을 하느라 해야 하는 일이나 공부에 집중을 못한 경험(54.9%)도 많은 편이었다.

◆누워 잠들기 전까지도 습관적으로 디지털기기 사용

실제 대부분의 상황에서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디지털기기를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각 상황별로 디지털기기를 얼마나 사용하는지 살펴본 결과 가장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는 상황은 누군가를 기다릴 때(94.9%)였다. 휴식을 취할 때(87.1%)와 차를 타고 이동할 때(84.4%)도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는 비중이 매우 높았다.

또한 누워서 잠들기 전까지(81.7%)는 물론 아침에 눈을 떠서 자리에 일어날 때까지(64%)도 디지털기기를 이용하는 비중이 높아, 그야말로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매 순간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기기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일과 공부를 하는 목적(83.2%)으로도 대부분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는 가운데, 일이나 공부를 하는 도중에 디지털기기로 게임이나 SNS를 하는 경우(70.9%)도 빈번했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64.1%) △TV를 시청할 때(55.4%) △타인과 이야기할 때(44.9%)도 디지털기기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길을 걸어갈 때(43.1%) △밥을 먹을 때(33.8%) △데이트를 할 때(33.2%) △운동할 때(30.3%) 등 매우 다양한 상황에서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커져가는 디지털 디톡스 움직임…디지털기기 사용 줄여야

이렇게 디지털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크고 중독현상이 심하다 보니 여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디지털 디톡스 움직임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먼저 전체 10명 중 7명(69.3%)이 사회 전반적으로 디지털기기의 사용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하고 있었다. 디지털기기에 대한 의존도의 크기와 관계 없이 이같은 인식은 동일했다.

다만 남성(62.2%)보다는 여성(76.4%), 그리고 고연령층에서 디지털기기의 사용을 줄이는데 보다 많이 공감하는 특징을 보였다. 절반 이상(52.4%)은 스스로가 디지털기기에서 벗어나고픈 생각을 종종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무래도 디지털 의존도가 높고, 평소 디지털기기 사용량이 많은 젊은 세대가 디지털기기에서 벗어나고픈 생각에 자주 사로잡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전체 73.1%가 디지털 디톡스 활동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으며,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디톡스 활동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10명 중 7명(69.2%)에 달했다.

실제 전체 응답자의 78.8%가 소극적인 방식으로나마 디지털 디톡스 활동을 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해 본 활동은 평소 불필요하다고 생각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삭제한 일(51.1%, 중복응답)이었다. 연령과 디지털기기 의존도에 관계 없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디지털 디톡스 활동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대신에 운동이나 야외활동을 한 경험(25%)이 많았으며 △자기 전에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거나(24.9%) △스마트폰 앱 알림 기능을 끄거나(20.8%) △계산기에 의존하지 않고 암산을 한(19.4%) 경험도 많은 편이었다.

그밖에 △통화 시 상대방의 번호를 직접 눌러본 일(15.1%) △메신저를 탈퇴한 일(13.3%) △일정시간 휴대폰을 놓고 나간 일(13%) △아날로그 취미활동을 갖은 일(11.6%) △일정시간 휴대폰을 꺼놓은 일(10.8%)도 평소 해 본적이 있는 디지털 디톡스 활동이었다.

향후 가장 해보고 싶은 디지털 디톡스 활동으로는 자기 전 스마트폰의 사용을 자제하고(35.2%·중복응답), 컴퓨터나 스마트폰 대신 운동과 야외활동을 하는 것(34.4%)을 주로 많이 꼽았다. 습관적으로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는 생활에서 벗어나 다른 활동을 하려는 의지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불필요한 앱의 삭제(26%) △아날로그 취미활동 갖기(25.4%) △암산하기(25.3%) △일정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기(24.5%) 등도 해보고 싶은 디지털 디톡스 활동 중 하나로 꼽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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