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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13년간 투신시도 300여명 구한 '난징의 천사'

입력 : 2016-08-24 14:12:45 수정 : 2016-08-24 14: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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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혼자 있으면 죽을 거예요. 같이 갑시다.”

힘없이 앉았던 남성이 첸씨의 오토바이에 결국 올라탔다. 다리를 벗어난 첸씨의 오토바이는 희뿌연 연기를 내뿜으며 저 멀리 사라졌다. 첸씨의 오토바이에 탔던 남성은 행복하게 살았을까?

지난 23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스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장쑤(江蘇) 성 난징(南京) 시에 사는 첸씨는 13년간 양쯔(揚子) 강 다리에서 투신을 시도한 시민 300여명을 구해냈다.

작년에는 한 다큐멘터리 제작사가 첸씨의 사연을 소재로 삼아 ‘난징의 천사(Angel of Nanjing)’라는 영상을 만들기까지 했다.

중국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양쯔 강은 6000km가 넘는 길이만큼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삶의 마지막 끈을 놓으려는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첸씨가 사람들에게 손을 내민 계기는 사소했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과거 고향을 떠난 첸씨는 난징에 일자리를 구하러 왔다가 한 노인을 알게 됐다. 고향을 떠난 그에게 노인은 많은 조언을 남겼는데, 불행하게도 얼마 못 가 중병에 걸리고 말았다.

첸씨는 노인의 아들들이 상속문제로 다투는 것을 지켜봤다. 식음을 전폐한 노인은 사망했고, 이들 가족을 본 첸씨는 ‘인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게 됐다. 그는 지금까지 “인생보다 중요한 게 도대체 어디 있단 말입니까”라는 혼잣말을 되뇌어 오고 있다.

 



첸씨는 주말마다 양쯔 강 다리를 찾아 투신을 시도하려는 사람들을 설득한다. 불가피하게 양쯔 강에 오지 못하는 날을 대비해 자신의 연락처가 적힌 쪽지를 다리에 붙여놓기도 한다.

첸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사람들 처지에서 그들을 이해하려고 한다.

첸씨는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는 사람들은 대개 고향을 떠난 이들”이라며 “외로움과 우울증에 사로잡힌 그들의 마음을 잘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인생은 어떻게 해서라도 살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며 “누구도 자기 인생을 허무하게 마감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페이스북에서도 공유된 첸씨의 다큐멘터리 일부 영상은 게재 나흘 만에 조회수 1300만건을 돌파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Angel of Nanjing’ 영상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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