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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이미 '혼자'에 익숙해져버린 대한민국

입력 : 2016-08-14 05:00:00 수정 : 2016-08-14 09: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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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족', 신(新)인류로 등장…긍정 vs 부정 태도 공존
최근 1인가구가 가장 일반적인 가구 형태로 등장하더니, 이젠 나홀로족(族)이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혼자'에 익숙해진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은데요. 이른바 '혼족'이라 일컬어지는 나홀로족은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여가생활과 쇼핑을 즐기며, 여행도 홀로 떠나는 등 혼자 활동하는 성향이 강한 사람들을 통칭합니다. ‘거주’의 개념에서 혼자 집에 머무는 사람을 지칭하는 1인가구와 달리 나홀로족은 사회적, 문화적으로 보다 폭넓은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홀로족이 증가한 배경에는 1인가구의 등장을 빼놓을 수 없지만, 바쁜 생활과 개인화된 성향도 나홀로족을 양산하는 중요한 원인으로 손꼽힙니다. 나홀로족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긍정적, 부정적 태도가 공존합니다. 과연 사람들은 나홀로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나홀로족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과 함께 실제 사람들이 밖에서 얼마나 많은 활동을 혼자서 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세상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라는 인식은 오랜 인류 역사가 증명해 온 변하지 않는 진실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인생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라는 주장이 그 어느 때보다 힘을 얻고 있는 듯 보인다. 1인가구가 가장 일반적인 가구 형태로 등장하더니, 이제는 나홀로족이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자리매김한 것.

실제 의식주 활동은 물론 문화생활과 놀이, 여가활동 및 여행·자기계발 등 모든 부문에서 혼자 활동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렇게 나홀로족이 증가한 배경에는 1인가구의 등장을 빼놓을 수 없지만, 바쁜 생활과 개인화된 성향도 나홀로족을 양산하는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서로가 바쁘다 보니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한데다, 점점 개인화 되어가는 사람들 스스로도 혼자서 활동하는 것을 더 편하게 느끼는 모습이다. 어느 쪽이 되었든 간에 나홀로족이 대한민국의 ‘신인류’로 등장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10명 중 9명 "나홀로족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시대적 흐름"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나홀로족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6.9%가 요즘 나홀로족이 많아지고 있는 사회현상을 당연한 시대흐름인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더 나아가 92.6%는 앞으로도 나홀로족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사회 전반적으로 나홀로족의 증가를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자연스러운 사회변화의 모습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강한 것으로 보여진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나홀로족이 많아지는 것을 당연한 변화로 받아들이고,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바라보는 경향이 보다 뚜렷했다.

나홀로족의 등장은 자발적인 성격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71.9%)이 내가 원해서 혼자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응답할 만큼 자발적으로 나홀로족을 자처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큰 것이다. 특히 20대 여성(82.4%)과 30대 여성(80%)이 스스로 선택에 의해 혼자 활동하려는 성향이 보다 두드러지는 모습이었다. 그에 비해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혼자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는데 공감하는 의견(35.3%)은 동의하지 않는 의견(54%)에 미치지 못했다.

◆72.4% "혼자만의 시간 보내는 것이 좋다"

전체 72.4%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여성과 젊은 세대, 미혼자와 1인가구 응답자가 혼자만의 시간에 대한 애착을 보다 강하게 드러냈다. 새로운 무언가를 혼자서 했을 때 뿌듯함 또는 성취감을 느끼는(77.1%) 사람이 많고, 사람들이 자신을 자주적이며 독립심이 강한 사람으로 봐줬으면 좋겠다(57.9%)는 바람이 큰 것도, 나홀로족 증가의 배경원인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이 혼자서 뭔가를 했을 때 성취감을 많이 느끼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주적인 사람으로 비춰지길 바라는 경향이 보다 뚜렷했다. 그러나 식생활에 있어서는 누군가와 함께 먹는 것을 훨씬 자연스럽게 느끼는 모습이었다. 전체 10명 중 7명(68.5%)이 혼자 먹는 것보다 여럿이서 먹는 게 더 맛있게 느껴진다고 응답한 것이다. 다만 남성과 여성 모두 젊은 세대의 동의율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으로 나타나, 향후 식생활 측면에서도 혼자 먹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했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젊은 층일수록 이런 인식 강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절대적 명제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조금씩 균열이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먼저 전체 응답자의 88.7%가 세상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라는 데 동의할 만큼 아직까지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한 별다른 의심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남성과 여성 모두 연령이 낮을수록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태도가 적은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 관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전체 36.6%는 세상은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라는 의견에 공감하는 태도를 보였다. 역시 젊은 세대가 남성과 여성 모두 세상을 독립적인 삶의 공간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했다. 또한 1인가구 응답자의 경우 다른 응답자에 비해 세상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라는 주장에는 적게 동의하고(83%),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라는 주장에는 많이 동의하는(43.6%) 특징을 보이기도 했다. 이미 ‘혼자’에 익숙해지고 있는 1인가구의 성향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혼자사는 젊은 여성, 나홀로족이라는 생각 많이 해

2명 중 1명은 스스로를 나홀로족이라고 평가했다. 전체 48.2%가 자신이 나홀로족과 가까운 편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홀로족과는 거리가 먼 편이라는 응답(40.8%)보다 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자신을 나홀로족에 가깝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을 보면, 남성(45.8%)보다는 여성(50.6%), 기혼자(33.3%)보다는 미혼자(68.1%)가 많았으며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나홀로족의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다.

물론 1인가구의 경우 거의 대부분(80.9%)이 자신을 나홀로족이라고 평가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결과를 놓고 보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1인가구로 살고 있지 않더라도 자신을 나홀로족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자의든 타의든 간에 혼자만의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결국 나홀로족의 개념을 주거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문화적 의미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홀로족 늘어난 진짜 이유

나홀로족이 증가하는 이유로는 1인가구의 증가(67.1%·중복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사회적 의미의 나홀로족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고 보는 것으로, 특히 30대 여성(75.2%)과 40대 여성(78.4%)의 이런 시각이 보다 뚜렷했다.

이와 함께 서로의 생활이 너무 바쁘기 때문에(59.4%) 나홀로족의 증가했다고 보는 사람들도 상당했다. 이런 의견은 20대 여성(77.6%)에게서 많이 찾을 수 있었다. 또한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고(52.5%), 다른 사람들의 생활과 삶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아져서(39.3%) 나홀로족이 많아졌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으며, 금전적인 여유 부족(28.7%)과 인간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의 증가(28.4%)도 나홀로족 증가 원인으로 꼽혔다.

나홀로족의 성격과 관련해서는 자발적 나홀로족(53.5%)이 비자발적 나홀로족(46.5%)보다 비중이 높을 것이라는 시각이 좀 더 우세했다. 자발적 나홀로족이 가장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 연령대는 20대(68.1%·중복응답)와 30대(78.6%)였으며, 비자발적 나홀로족이 많은 연령대는 △30대(33.4%·중복응답) △70대(32.3%) △20대(30.2%) △40대(24.6%) 순으로 다양한 분포를 보였다.

◆'혼밥'·'혼술' 사회적 편견 여전

다만 누군가 혼자 활동을 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시선은 스스로가 혼자 활동을 할 때 느끼는 감정과는 조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혼자 밥 먹고 술을 마시는 모습에서 이런 차이가 분명했다.

먼저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을 볼 때 드는 이미지와 관련해서는 별 생각이 없다는 의견(44.4%·중복응답)이 가장 많은 가운데 △외로워 보이고(20.1%) △안쓰러우며(11.2%) △초라해 보이고(10.6%) △안타깝다(8.6%)는 부정적인 평가가 두드러졌다. 자유로워 보이고(12.3%) 당당해 보인다(11.3%)는 긍정적인 평가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으로, 여전히 혼자 밥 먹는 것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혼자 술을 마시는 것에 대해서도 △외로워 보이고(45.4%·중복응답) △안쓰럽고(27.8%) △초라하며(19%) △안타깝다(17.8%)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다만 커피나 디저트를 혼자 즐기는 모습에 대한 이미지는 여유롭고(31.8%·중복응답) 자유로우며(28.2%) 즐길 줄 안다(17.7%)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혼자 하는 쇼핑도 주로 자유롭고(26%·중복응답) 여유로운(25.7%) 모습으로 받아들였다.

문화 생활과 야외활동을 혼자 즐기는 모습을 바라보는 시선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자유롭고 여유로우며 즐길 줄 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 것이다.

특히 혼자 해외여행을 가는 것에 대해서는 △당당하고(35.2%) △자립심 강하며(34.6%) △대단하고(32.3%) △부럽다(24.3%)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주를 이뤘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인스타그램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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