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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포트] 앞으로 한 달… ‘한반도 사드 격랑’ 분기점 되나

입력 : 2016-08-09 18:53:16 수정 : 2016-08-09 23: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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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말∼9월초 잇단 정상회의… 사드 문제로 동북아 ‘출렁’… 돌파구 마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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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불거진 동북아 갈등 구도가 8월 하순∼9월 상순을 전후해 중대 분기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달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지역안보포럼(ARF)에서 ‘8월 먹구름’을 경고한 가운데 22일 한·미 연합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시작되는 데 이어 9월 초에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EEF),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주요 정상회의가 연이어 개최돼 복잡하게 얽힌 동북아 정세의 국면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 리용호 북한 외무상 등 6자 회담 당사국(남북·미·중·러·일) 및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 등 역내 주요국 외교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리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동북아 정세가 격동하는 가운데 열린 이번 ARF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EEF) 등을 계기로 전개될 정상 외교전의 전초전 성격이었다.
비엔티안=연합뉴스



◆동방경제포럼서 한·러 관계 돌파구 마련할까

우선 다음달 2∼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EEF 무대를 통해 경색된 한·러 관계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러시아 극동 지역의 개발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외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EEF를 처음 개최했다. 올해 EEF에는 호스트인 푸틴 대통령과 주빈(主賓) 격인 박근혜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이 참석한다. 박근혜정부 출범 후 한·러 양국은 우호적인 양국 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 △박 대통령의 지난해 5월 러시아 전승절 행사 불참 △우리 정부의 대북 독자 제재에 따른 나진·하산프로젝트 중단 △한·미의 사드 배치 발표로 불편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박 대통령의 핵심 대외정책인 한반도신뢰프로세스나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유라시아이니셔티브가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는 배경에는 남북관계 파탄과 함께 한·러 관계 경색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EEF 기간 중 열리는 박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도 러시아 극동개발과 사드 문제가 최대 현안이 될 전망이다. 러시아는 우리 정부가 푸틴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신동방정책의 핵심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뒤엎었다는 점에서 불만이 있다. 나진·하산프로젝트의 중점 사업인 남·북·러 3각 복합물류사업은 러시아산 유연탄을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 구간 철도로 운송한 뒤 나진항에서 화물선에 옮겨실어 반출하는 사업이다. 러시아는 북한의 제4차 핵실험에 따른 대북 제재 결의 채택(3월2일) 과정에서 이 사업을 살리기 위해 미국의 초안 수정을 관철했으나 곧이어 우리 정부가 독자 제재(3월8일) 조치로 북한 기항 선박의 국내 입항을 180일 동안 불허하면서 사업이 무산됐다. 러시아는 사드도 미국이 전 세계적으로 구축하려는 미사일방어(MD)체계의 일부라는 이유로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긴장 이완 분위기가 연출되지 않으면 12·28 한·일 일본군위안부합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가속화하고 있는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립 구도가 국제사회에 부각될 수 있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이 EEF 기조연설, 한·러 정상회담을 통해 던질 메시지가 중요한 것이다. 엄구호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장은 9일 “한·러 정상이 큰 틀에서 동북아의 번영과 안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면 사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 완화될 수 있으나 러시아도 강력히 비난하면 중국 측에 (대응)상승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며 “한·중 관계의 안정화를 위해서도 한·러 관계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현안을 보는 한·러 간 시각차가 워낙 커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홍완석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러시아는 극동개발참여를 요구하나 우리는 경제문제에 관심이 적으면서 러시아의 적극적인 대북 제재 동참만 요구한다”며 “남북통일 문제나 동북아평화 문제에서 우리가 더욱 능동적, 주도적으로 할 수 있음에도 북한 문제에만 매몰돼 수동적인 대러시아 외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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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험악한 분위기 속 중국서 G20 정상회의

EEF 종료 직후인 다음달 4∼5일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호스트인 G20 정상회의가, 6∼8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선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참석이 예상되는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역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기간에는 한국과 중국이 주요 멤버로 참가하는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EAS가 열렸다.

오는 24일 한·중 수교 24주년을 앞두고 한·중 관계가 사상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열리는 이번 G20 및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가 양국 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확보할지 주목된다. 12·28 합의 이전까지 사상 최고의 관계라는 수식어가 붙던 한·중 양국은 사드 문제로 중국 최고 권위의 매체인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박 대통령을 적시해 비난하고, 청와대가 직접 나서 이에 대응하는 등 감정 싸움을 벌일 정도로 악화했다.

한·중 정상은 2008년 창설된 G20의 역대 정상회의에 모두 참석했다. G20 정상회의는 주로 금융·경제 문제를 논의하지만 회의 계기에 열리는 양자 회담을 통해 정치·안보 분야도 논의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G20 정상회의에서 만일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양국 관계의 새로운 터닝포인트가 마련되도록 준비해나가야 한다”며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위해 서로 노력하자는 식의 합의점을 찾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청중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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