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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누구에게나 '꿈'은 있었다

입력 : 2016-08-07 14:00:00 수정 : 2016-08-07 15: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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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우리들의 꿈, 다 어디로 갔나?
꿈과 목표는 점점 현실적이고, 세속적으로 변하기 마련입니다. 학창시절에는 대통령과 의사, 과학자와 같은 구체적인 직업을 꿈꿨다면, 지금은 좀 더 많은 급여와 그럴싸한 직장이 가장 중요한 목표인데요. 그렇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은 과거의 꿈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장래희망 또는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한 배경에는 현실적인 여건이 크게 작용한 경우가 많은데요. 자신의 능력과 적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스스로 포기하거나, 호락호락하지 않은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현실과 타협하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점점 더 꿈을 꾸기 어려워졌다는 사실입니다. 치열한 경쟁과 바쁜 현실 앞에서 꿈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사치’로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사람들은 과연 과거의 바람과 얼마나 비슷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요. 또 현재 일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요. 사람들이 어떤 꿈을 꾸고 살아왔고 현재 얼마나 만족하며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성인 10명 중 6명 가량은 학창시절 꿈꾸던 모습과는 다른 삶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33.1%만이 하는 일과 공부에 대해 만족하는 편이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인생의 목표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창시절 사람들이 가장 많이 꿈꾼 장래희망은 교사(23.8%·중복응답)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다음으로는 △과학자(15.2%) △공무원(15%) △교수(14%) △의사(12%) △작가(11.3%) △디자이너(9.9%) △가수(8.8%) △연예인(8.8%)을 희망했던 사람들이 많았으며, 학창시절에 장래희망이 없었다는 응답자는 4.2%에 불과했다.

특히 교사는 여성이, 과학자는 남성이 가장 원하던 장래희망이었다. 또한 연령이 낮을수록 학창시절 공무원이 되기를 희망했다는 응답이 많아,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성향도 엿볼 수 있었다.

◆학창시절 장래희망, 2위 '과학자' 1위는?

각각의 직업을 장래희망으로 정한 이유를 살펴보면, 교사의 경우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고(43.3%·중복응답)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35.7%)는 이유로 희망한 사람들이 많았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다는 이유가 크게 작용한 또 다른 직업은 과학자(55.3%)와 작가(71.7%)였다. 공무원은 역시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어서(70%) 장래희망으로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으며, 교수는 명예로운 직업(46.4%)이라는 점이, 의사는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다(48.3%)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창시절 꿈꾸던 모습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학창시절 장래희망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958명)의 60.8%가 장래희망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일이나 공부를 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정확하게 꿈과 일치하는 일과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은 10.5%에 불과했다.

◆대부분 학창시절 꿈꾸던 모습과 다른 인생 살고 있어

그나마 유사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10명 중 3명 정도(28.7%)였다. 장래희망과 관련된 일이나 공부를 하지 않고 있는 이유와 관련해서는 자신의 능력이 안 되는 것 같고(49.3%·중복응답) 성적이 좋지 않아서(32.8%) 포기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한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았거나(21.6%)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고(14.8%) △지금 하는 일과 공부에 더 흥미가 느껴져(14.4%) 학창시절의 장래희망을 포기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전체 77%가 비록 현재 힘들지라도 앞으로는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한 것이다.

◆77% "지금은 힘들지라도 앞으로는 점차 나아질 것"

또한 내가 노력하면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다는데도 10명 중 6명(59.2%)이 동의하고 있어, 각박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경제적 여유가 없을수록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적고, 목표 성취에 대한 기대도 적다는 점은 계층간 불평등에 대한 우리사회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 10명 중 8명(78.8%)은 향후 10년 내에 이루고 싶은 목표도 가지고 있었다. 사람들이 10년 내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는 목돈 만들기(46.7%, 중복응답)였다. 특히 30대(51%)와 40대(52.8%)가 목돈 마련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으며, 남성(40.4%)보다는 여성(53.2%)이 저축과 투자에 대한 의지가 보다 강한 특징을 보였다.

◆'목돈 만들기', '은퇴 후 여유로운 삶'에 대한 바람 가장 커

은퇴 후 여유로운 삶(36.8%)도 10년 내 이루고 싶은 중요한 목표였다. 이는 주로 40대(56.9%)와 50대(69.1%)의 바람이었다. 그 다음으로 △일과 공부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29.4%) △부족함 없이 자식을 키우고(26.8%) △자격증을 따고(23.7%) △대인관계를 넓히며(21.2%)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는 것(19.7%)이 목표라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젊은 층에서는 경력 쌓기가 최대 화두였다.

반면 10년 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없다고 밝힌 사람들은 어차피 인생은 원하는 대로 살아지지가 않는다(42.5%·중복응답)는 생각을 가장 많이 드러냈다. 30대(50%)가 이런 생각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었다. 또한 아직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잘 모르겠고(30.7%) 현재 생활이 바빠서 미래를 생각할 겨를이 없고(28.3%) 목표를 세운다고 미래가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26.4%)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인생의 목표가 생겨야 하는 시기로는 20대(75.4%·중복응답)와 30대(72.9%)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인생의 목표가 이뤄지는 때라고 생각하는 시기로는 주로 40대(29.9%)와 50대(24.4%)를 많이 바라봤다. 사람들이 인생에서 가장 힘들다고 생각하는 시기는 20대(28.7%)와 30대(27.1%), 그리고 40대(21.3%)였다.

취업과 결혼·출산 등 중요한 인생의 관문을 지나는 20대부터 40대까지가 가장 고생이 많은 시기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인 것이다. 다만 자신의 연령대가 가장 힘들다고 생각하는 시각도 발견할 수 있었다.

반면 가장 행복한 시기로는 ‘젊음’의 기운이 물씬 풍겨나는 10대(36.2%)와 20대(24.9%)를 대부분 많이 꼽았다. 나이가 어릴수록 행복하다고 바라보는 인식도 엿볼 수 있다.

◆"자신의 연령대가 가장 힘들다"

한편 적성에 대한 인지 및 탐색관련 평가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으며(75.5%) 무엇을 잘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67.8%)는 의견이 많았다.

더 나아가 전체 74.5%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잘 알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역시 고연령층이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강한 모습이었다.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려는 노력도 큰 편이었다. 대부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종종 갖고 있었으며(75.9%)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고도 노력하고(80.8%)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적성에 대한 이해 수준이 높고, 탐색의지가 충분하였음에도 미래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전체 33.5%만이 앞으로 어떤 삶을 살지가 철저하게 계획되어 있다고 밝힌 것이다.

◆10명 중 8명 "직업은 자신이 좋아하고 흥미있는 것을 정해야"

직업을 선택할 때 적성을 정확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도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었다. 직업선택의 기준과 관련해 전체 84.5%가 직업은 내가 좋아하고 흥미 있는 것을 염두에 두고 정해야 한다고 바라봤으며, 내가 잘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84.7%에 이르렀다. 결국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 하는지를 명확하게 인지한 후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는 인식이 분명한 것이다.

이에 반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가지면 힘들다고 생각하는 응답자(26.5%)는 적은 수준이었다. 또한 직업을 돈을 버는 수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보는 시각(20.8%)도 찾기 어려웠다. 다만 10명 중 6명(59.7%)은 어떤 직업을 가지든 일단 공부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전체 응답자의 78.6%가 일은 내 생활의 일부라고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일과 내 생활이 엄격하게 구분되어야 한다는 주장(60.9%)이 적지 않아, 개인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모습도 살펴볼 수 있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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