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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평생교육단과대 갈등 '점입가경'

입력 : 2016-07-31 18:59:28 수정 : 2016-07-31 18:5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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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이 경찰병력 투입 요청 불씨

졸업생·교직원도 탄핵서명 운동
올해 2학기 신설될 평생교육단과대인 미래라이프단과대 설립 철회를 요구하는 이화여대 내 분규가 최경희 총장 퇴진 운동으로 확산하고 있다. 국정과제의 하나로 추진된 평생교육단과대 사업이 실상 대학의 ‘학위장사’로 전락할 것이라는 논란도 다시 불붙고 있다.

학교 측의 평생교육단과대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에 맞서 나흘째 서울 서대문구 대학 본관에서 점거 농성 중인 이화여대 학생들이 31일 마스크를 쓴 채 공부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침묵 시위를 벌이고 있다.
남정탁 기자

◆학내 경찰병력 투입에 총장 책임론


31일 이화여대 학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이 나흘째 계속된 가운데, 전날 경찰병력 투입을 총장이 직접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교와 학생 간 갈등은 더욱 심화됐다. 학생들은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도 참여하는 총장 탄핵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1973년 김옥길 전 총장이 온몸으로 경찰 진입을 막고 학생들을 보호해주었다고 전한 김선욱 전 총장 인터뷰에서 많은 학생들이 감동을 느꼈다”며 “40년 후 자신을 위해 경찰을 불러와 학생을 저지하는 총장은 스승과 제자 사이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전날 경력 투입 과정에서 여러 학생들이 상해를 입고 응급실에 실려갔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호소문과 서명지를 돌리고, 학교에 대한 항의전화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이들은 ‘세이브아워이화 (saveourewha)’라는 이름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계정을 만들어 농성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 팔로어는 이틀 만에 1만명을 넘어섰다.

본관 점거와 총장 퇴진 등 갈등이 극렬해진 데에는 그간 누적된 학생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재학생 A씨는 “지난해에는 엔터테인먼트 학과라는 것을 만들겠다고 해서 학교에 대자보가 나붙기도 했다”며 “당시에도 학문의 전당으로서 대학의 발전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돈이 되거나 연예인 유치에 관심을 기울이는 총장의 학교운영을 이해할 수 없어 학생들 분노가 극에 달해 있던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학교가 개설하려는 학과의 성격도 반감을 사고 있다. 학생들은 호소문에서 “성역할의 고정관념과 관련된 뷰티, 웰니스라는 산업을 학문으로 인정하고 단과대로 신설한다는 점, 학문이 아닌 산업을 종합대학에서 다루는 점, 산업의 기술적 측면을 함양시키는 평생교육원이 이미 존재하고 있음에도 굳이 4년제 학사 학위를 수여한다는 점에서 볼 때, 고졸여성들에 교육기회를 준다는 취지는 포장된 것일 뿐, 학위장사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화여대 측은 여성특화형 운영모델로 미디어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뉴미디어산업 전공, 건강·영양·패션을 다루는 웰니스산업전공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교육부에 제출, 이번 사업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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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단사업 뭐길래… 사이버대 기능중복·학위장사 우려

교육부의 평생교육단과대학 사업에 대한 논란도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미스매치 해소, 취업난 해결을 위해 박근혜정부는 국정과제로 ‘선취업 후진학’을 선언, 유도하고 있다. 평생교육단과대 사업은 고졸취업 확대 및 취업자 학위 취득 인프라 구축이라는 정부 목적 하에 시행됐다. 대학 우수한 인력과 시설로 기존의 평생교육시설보다 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5월 교육부가 첫 참여대학을 발표하자 한국원격대학협의회는 사업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거세게 반발했다. 이들은 “일반 대학의 수익 창출만을 보장하고 대학 전체의 동반 부실을 조장하는 정책이며, 사이버대학 등 평생교육 활성화를 위한 역할분담을 저해하는 반시대적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대학교육연구소도 “학위를 원하는 성인학습자들을 모집한 후 교육의 질은 기존과 별반 다를 것 없이 학비만 비싸게 내고 다니는 곳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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