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 ‘라인’이 14일(현지시간) 미국에 이어 일본 증시에 상장한 15일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어젯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는 모습을 TV로 지켜보느라 잠을 거의 못 잤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15일 강원도 춘천 네이버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각’에서 라인 상장 이후 계획과 글로벌 IT 기업들과 경쟁하면서 느낀 점을 설명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
‘은둔의 경영자’라 불리는 이 의장은 2013년 11월 라인의 전 세계 가입자 3억명 돌파를 기념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라인 가입자가 10억명을 넘으면 다시 찾아뵙겠다”고 약속했고, 라인 가입자는 지난 3월1일자로 10억명을 돌파했다.
네이버는 이 자금으로 기술력 있는 국내외 스타트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북미 시장과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앞서 라인은 상장으로 얻은 실탄 중 3839억원을 기업 인수합병(M&A)에 쓰겠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시장을 확장하고 싶은 곳은 미국, 유럽이지만 기존 메신저로는 시장 진입이 어려울 것”이라며 “그래서 이번에 라인을 상장한 것이고, 이를 계기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에 과감하게 투자해 진출 기회를 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구글, 페이스북 등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글로벌 IT 업체와 경쟁에서 느끼는 부담감을 토로했다. 특히 작심한 듯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의 한국 내 영업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의장은 “동영상 서비스는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페이스북’, 사진은 ‘인스타그램’에 잠식당했다”며 “구글, 유튜브 등이 한국에서 얼마를 벌어가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돈을 벌면 세금도 내야 하는데, 세금은 안 내고 그 돈을 ‘혁신’에 쓴다면 불공정한 싸움”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구글의 지도반출 요구를 겨냥한 듯 “자금력 있는 회사가 한국에 서버를 둘 수 없나”라고 반문하며 “한국 법을 바꾸라고 할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 사업하려면 세금을 정확하게 내고 사용자 정보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춘천=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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