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술에 대한 조절능력 잃으면 알코올중독"

입력 : 2016-07-11 11:46:14 수정 : 2016-07-11 11:46:1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과다음주 상담 사례 모은 '허근 신부가 만난 중독자들 이야기'

 

 오는 12월부터 술에 취해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 형사처벌은 물론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까지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지난해 국회에서 개정된 치료감호법이 1년 만에 본격 시행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개정 치료감호법은 음주 상태에서 금고 이상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고 통원치료의 필요성과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이들에게 정부가 치료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법원이 형의 선고를 유예하거나 집행유예를 선고하며 치료명령을 내리면 대상자는 관할 보호관찰소 보호관찰관의 관리에 따라 의사 진단과 약물 투여, 심리치료 등을 받게 된다. 치료 비용은 본인 부담이 원칙이지만 경제력이 없는 경우 국가가 비용을 부담한다.

 음주로 인한 범죄는 대부분 알코올 중독과 관련이 있다. 대다수 사람은 술을 먹고 실수할 위험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술을 아예 끊거나 자제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알코올 중독자들은 그럴 수 없다. 술 없이는 일상생활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범죄와 교통사고 등으로 우리 사회에 엄청난 해악을 끼치는 알코올 중독. 근본적인 해결의 길은 과연 없을까.

 가톨릭알코올사목센터 소장 겸 서울대교구 단중독사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허근 신부, 그리고 가톨릭알코올사목센터 실장인 김지연 박사가 공동으로 펴낸 ‘허근 신부가 만난 중독자들 이야기’(문창콘, 167쪽, 1만원)는 알코올 중독에 관한 정보와 치료 과정, 중독자 가족들이 할 수 있는 일 등을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책장을 넘기면 알코올 중독이 우리에게서 얼마나 소중한 것들을 빼앗아 가는지 새삼 깨닫는다. ‘알코올 중독이 되면 삶이 황폐화된다’ ‘알코올 중독이 되면 정신이 병든다’ ‘알코올 중독이 되면 인간관계가 망가진다’ 알코올 중독이 되면 직장도 그만둔다’ 등 책 속의 구절을 그대로 따라 읽는 것 자체가 알코올 중독 예방을 위한 교육이다.

 허 신부와 김 박사는 ‘알코올 중독은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라고 단언한다. 그리고 치료를 위한 여러 방법들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소개한다. 독자들은 ‘술을 마실 자유가 있으나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에 섬뜩한 기분이 들 수 있다. 술을 끊었다가 다시 알코올 중독 증세 도진 경험이 있는 이들은 ‘재발은 과거보다 더 비참하게 만든다’는 지적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책은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날 탈출구로 ‘가족’의 역할을 꼽는다. 허 신부 등에 따르면 알코올 중독자가 요구하는 대로 뭐든 다 들어주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어리석은 일이다. 알코올 중독자의 가족은 그가 자신의 음주에 책임감을 느끼도록 따끔한 지적과 꾸중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 알코올 중독자 스스로 자신의 중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곁에서 냉정한 관찰자의 자세를 취해야 한다.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지난 10여년 동안 가톨릭알코올사목센터을 찾은 이들의 생생한 상담 사례가 이 책의 최대 미덕이다. 책 말미에는 알코올 중독 진단 기준과 검사 항목도 실어 누구나 자가검진에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책의 대표 집필자인 허 신부는 1990년부터 현재까지 26년간 가톨릭알코올사목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2012년에는 서울기독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때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면’ ‘알코올 중독자의 회복을 위한 통합 치료 프로그램’ ‘나도 술을 끊을 수 있다’ 등 저서가 있다.

 공동 저자인 김 박사는 2010년 성신여대에서 가족상담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2003년부터 가톨릭알코올사목센터 실장으로 허 신부와 함께 알코올 중독 치료·예방에 앞장서고 있다. ‘알코올 중독자 자녀학대에 관한 인식 연구’ 등 논문과 ‘다문화가족복지론’ 등 저서가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