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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약해진 ‘팍스 아메리카나’ 틈타… 푸틴 뛰고 시진핑 날고

입력 : 2016-07-10 19:05:23 수정 : 2016-07-10 22:5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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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서진… 차단 나선 나토 / 미·중 사안마다 충돌 위기 아시아와 유럽 지역에서 가시화하고 있는 신냉전 대결구도는 냉전 종식 이후 미국 패권으로 지탱되던 평화(팍스아메리카나)가 더 이상 지탱되기 힘들어진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아산정책연구원 함재봉 원장은 “국제질서가 마치 국제관계 이론에서 말하는 전쟁과 갈등, 무질서와 혼란이 일상화된 ‘노멀’(normal)한 상태로 되돌아가고 있는 형상”이라며 “말 그대로 뉴 노멀(New Normal)”이라고 진단했다.

◆러시아 서진(西進) 차단 나선 나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냉전 이후 처음으로 폴란드와 발트 3국(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에 4000~5000명(4개 대대)에 달하는 대규모 병력을 배치키로 한 것은 러시아의 서진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은 2014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전에 개입해 크림반도를 강제합병한 이후 군사 및 민간 협력 중단 등 비교적 조용한 대응에 그쳤던 나토의 기조가 달라졌다는 측면에서 의미심장하다는 분석이다. 독일은 리투아니아에, 영국과 캐나다는 각각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에 병력을 배치해 향후 군사작전을 수행하기로 했다.

앞서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합병한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친러시아 반군을 지원하는 등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시리아 내전에 개입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대신 반군을 폭격하는 등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넓혀 왔다. 다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나토의 군사력을 증강해야 하지만 동시에 (러시아와) 대화의 창도 열어놔야 한다”고 말하는 등 극한 대립을 원하지 않는 유럽 국가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아시아에서 충돌 직전인 미·중

한국이 지난 8일 미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결정한 데 이어 12일에는 유엔해양법협약 제7부속서 중재재판소(이하 중재재판소)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사건을 최종 결정한다. 미·중의 핵심 이익이 충돌하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사드 문제가 동시에 갈등 현안으로 부상한 것이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 발표에 중국과 러시아는 “전략적 안보이익을 훼손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은 주중 한·미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인테르팍스 통신도 러시아 외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사드 배치에 관한 한국의 결정은 지역안보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 판단”이라면서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계 계획 등 국제전략 안전성 관련 문제에서 동일한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중재재판소 판결은 또 다른 영유권 분쟁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갈등을 격화시킬 전망이다. 최근 센카쿠 부근에서는 중국의 군사행동으로 중·일의 긴장이 높아졌다.

◆미국과 러시아, 외교관 맞추방

미국과 러시아는 모스크바 주재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미국 외교관과 러시아 경찰관이 몸싸움을 한 사건으로 인해 서로 외교관을 맞추방하는 등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 국무부의 존 커비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미국 주재 러시아대사관에 근무하는 러시아 외교관 2명을 추방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9일 미국이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한 데 맞서 미국 외교관 2명을 추방했다고 말했다. 라브코프 차관은 추방된 외교관 2명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소속이고, 이들 중 1명이 지난달 러시아 경찰관과 몸싸움을 벌인 당사자라고 주장했다. 라브코프 차관은 “미국이 추가로 긴장을 고조시키려 들면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달 6일 모스크바에 있는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미국 외교관 1명과 러시아 경찰 1명이 벌인 몸싸움의 경위를 놓고 날선 대립을 계속하고 있다. 커비 대변인은 “러시아 경찰관이 미국 외교관을 공격했다”면서 “이는 최근 계속되고 있는 미국 외교관에 대한 위협 행위 중의 하나였다”고 주장했다. 커비 대변인은 미국 외교관이 대사관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러시아 경찰이 이를 제지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측은 경찰이 미국대사관 방어 임무를 충실히 수행 중이었고, 해당 외교관이 러시아 경찰관의 신분증 제시 요구를 거절했다고 맞섰다. 러시아 측은 미국에 근무하는 러시아 외교관들이 미국 경호원 등의 도발적인 행동으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희경 기자, 워싱턴·베이징=국기연·신동주 특파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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