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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발표된 워싱턴포스트(WP)·ABC방송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지위를 굳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51%의 지지율로 39%에 그친 트럼프 후보를 크게 앞섰다. 지난해 9월 이후 실시된 WP·ABC방송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트럼프 후보를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선 것은 처음이다.
이번 조사에서 유권자의 64%는 ‘트럼프의 대통령 자격이 충분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WP는 “트럼프 후보는 스스로 여러 논란을 야기했다”며 “공화당 전당대회를 3주 앞둔 현재 트럼프의 자질에 대한 의구심이 여론조사에서 재확인됐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공화당을 단합시키기보다는 내분을 사실상 방치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자격을 갖췄다고 생각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미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면서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다고 미국민에게 확신을 줘야 하는 짐을 트럼프가 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는 공화당 내에서조차 환영받지 못하는 공약들에 대한 수위 조절에 나섰다.
트럼프는 지난 25일 영국 스코틀랜드에 있는 자신의 골프코스에서 언론과 인터뷰를 한 자리에서 “무슬림 입국 금지는 테러리스트와 연계된 국가들로 국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무슬림 입국 전면금지 공약을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다. 미국 내 불법이민자 1100만 명을 모두 추방하겠다는 기존 주장에 대해서도 “나는 대량 추방(mass transportation)이라고 부르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나의 이민정책은 ‘마음’(heart)을 갖고 있다”고 톤을 낮췄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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