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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길을 묻다]“다문화 맞춤형 교육으로 학교생활 흥미 찾았어요”

입력 : 2016-05-24 20:04:46 수정 : 2016-05-31 15: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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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한국폴리텍 다솜학교 김선영양 “이제는 수업 중에 선생님께 질문하는 게 두렵지 않아요.”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선영(17·여·사진)양은 23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생활에 대해 밝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다.

중학생 때까지만 하더라도 김양은 매우 소극적이었다. 학교는 단지 다문화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상을 주면서 김양을 ‘이방인’ 취급하곤 했다.

그렇다고 김양을 위한 학교 차원의 특별한 배려는 없었다. 김양은 “수업 시간 선생님의 설명을 잘 쫓아가지 못했지만 형편상 과외를 받을 수도 없었다”며 “그럴 때면 ‘한국말 못하냐’ 등의 비아냥이 쏟아졌고, 점차 입을 다물게 됐다”고 털어놨다.

여성가족부가 지난달 발표한 ‘2015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 조사’에 따르면 다문화가정의 소득이 높아지는 등 한국 사회에서의 불평등이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자녀 교육 문제는 오히려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양 같은 다문화가정 자녀들 중 약 90%가 ‘학교 공부에 흥미가 없어서’ 등의 이유로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학교공부가 어려워서 학교를 그만뒀다’는 비율(18.0%)은 2012년(9.7%)에 비해 2배가량 높아졌다.

하지만 김양은 지난해 오빠를 따라 충북 제천에 위치한 다문화 대안교육기관인 한국폴리텍 다솜학교에 입학하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플랜트설비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양은 “여기에서는 선생님들이 여러번 반복해서 자세하게 설명해주신다”며 “눈높이 교육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학과 공부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졸업 후 전공을 살려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당당히 인정받기 위해 전문기술인이 될 것”이라고 당당히 포부를 밝혔다.

김양은 전문직업능력은 물론 기숙사 생활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까지 배우고 있다. 매사에 소극적이던 김양은 학교 축제 때 뮤지컬 주인공으로 열연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학교 생활을 하게 됐다.

공동생활의 어려운 점도 있지만 담임선생님 외에 멘토링 선생님과 일대일 상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다.

김양은 “예전엔 늘 ‘다른 사람’으로 살아왔었지만 이곳에서는 같은 다문화가정 자녀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마음의 문을 열게 됐다”며 “소외된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에게 학교 생활에 대한 사랑과 흥미를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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