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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공존과 이해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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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5-18 21:19:10 수정 : 2017-02-09 17:5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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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통합 위주 정책 오히려 역효과
범죄율 증가 불안 커져 대비책 마련을
한국사회는 급속하게 다문화·다인종사회로 변모하고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 수의 증가 추세가 현재와 같이 지속된다면 2020년에는 외국인과 이민자, 그리고 그 자녀수가 총인구의 5.5% 수준인 270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격적인 다문화사회 진입이 멀지 않았음을 예시하고 있다.

정부의 다문화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은 결혼이주여성이 급격하게 증가한 2000년대부터였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다문화정책은 정부 주도의 동화정책에 맞춰져 있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다문화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을 보면 동화(주로 결혼이주민)가 54.4%로 가장 많았고, 한국문화체험 16.4%, 상호문화이해(문화다양성) 증진 14.4%, 한국인 대상 문화체험 5.4%, 이주민 모국향수 해소 2.1% 순이었다. 다문화 본래 뜻에 부합하는 정책의 비율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본래 다문화정책은 사회 내 구성된 다양한 문화가 함께 공존할 수 있도록 차이와 자율성을 존중하고 발현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우리나라의 다문화정책은 외국인과 이주민, 그리고 그 가족을 한국사회에 동화, 통합시키는 데 편중되어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와는 달리 유럽의 동화주의 정책은 최근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2005년 인종폭동이 일어나 동화주의 노선에 적신호를 나타냈다. 향후 우리나라의 다문화정책에도 경종을 울리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한국인(79.2%)은 외국인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족 특성상 관용적이다. 반면 다문화가정에 대해서는 약간 낮은 수용도(67.5%)를 보였다. 외국인에 비해 10%가량 낮은 것이다. 이는 외국인이란 개념 가운데는 서구 유럽을 포함한 주로 선진국을 포함하고 있으나 다문화의 경우 동남아국가와 같이 개발도상국 출신의 이민자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다문화를 바라보는 관점이 경제적 관점에 치우쳐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다문화를 경제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인식은 하루속히 바뀌어야 할 문제이다. 다문화는 그 자체의 특성과 차이를 존중하고 이해돼야 할 고유 항목이다.

아산데일리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수의 한국인은 외국인, 특히 다문화 이민자로 말미암아 경제적 불이익을 겪는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외국인 이민자가 한국 경제에 도움을 준다’는 질문에 한국인의 63.2%가 동의했고, ‘외국인 이민자가 한국인의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는 주장에는 66.0%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외국인에 관한 한국인의 정서가 포용적이다. 사회 내 다문화의 역할이 국내 한국인이 거부하는 분야에 종사하기 때문이다. 다문화가정이 한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대체로 긍정적임을 알 수 있다. 다문화 인구의 증가가 국가경쟁력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반면 외국인 이민자로 인한 사회적 위협에 대한 조사 결과는 경제적 결과와는 대조적이다. ‘외국인 이민자가 범죄율을 높인다’는 주장의 경우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3.0%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젊은 세대일수록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는데, 20대는 무려 60.4%가 외국인 이민자가 한국사회 범죄율을 높인다고 답했다. 한국인은 전반적으로 이민자로 인해 경제적 위협을 받는다고 느끼지 않지만 사회적 불안은 가중될 수 있다.

결국 우리나라 다문화정책의 방향성 역시 유럽사회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미래 사회문제에 대비한 일관되고 세심한 정책 설정이 필요하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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