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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대리운전 서비스, 카카오택시처럼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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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5-11 11:45:52 수정 : 2016-05-11 15: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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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와 신한카드가 진출을 선언한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늦어도 6월 안에 정식 서비스하겠다고 밝힌 ‘카카오드라이버’와 신한카드가 다음주부터 시작하는 대리운전 앱카드 모두 콜센터가 아닌 휴대전화 앱을 통해 대리운전기사(이하 대리기사)를 호출하는 시스템입니다. 출시 1년만에 누적 1억건의 콜을 기록한 카카오 택시와 비슷한 방식입니다.

연간 3∼4조원대로 추정되는 대리운전 시장에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업체와 1위 카드사가 뛰어든 것입니다. 그런데 대리운전회사들은 신한카드 편에, 대리기사들은 카카오 편에 섰습니다.

왜 일까요? 앞으로 대리운전 시장은 어떻게 바뀔까요? 

카카오의 대리운전기사 호출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
◆수수료로 수익 확보하는 카카오드라이버

카카오드라이버는 카카오택시처럼 법인이나 사업체를 거치치 않고 카카오가 직접 대리기사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시스템입니다. 대리기사들은 카카오에 회원으로 등록한 후 지난 3월7일 카카오가 출시한 기사용 앱을 다운받아 호출을 받게 됩니다. 고객용 앱은 다음달 안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고객이 앱을 통해 목적지를 입력하면 카카오택시처럼 근처 가까운 곳에 있는 대리기사를 호출합니다. 대리운전 회사에 전화해 콜센터 안내원의 연결을 기다리는 것보다 호빠르고 간편하겠죠.

하지만 그보다 주목할 점은 카카오가 자체 개발한 ‘표준요금제’입니다.

지금까지 대리운전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택시처럼 요금미터기도 없고, 구간별로 책정된 요금 체계도 없어 대리기사와 고객이 개별적으로 요금을 흥정하다시피 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부르는 게 값’이라고 느낄 수도 있죠. 대리기사들 입장에서는 운행이 끝난 후 고객과 구두로 합의한 요금을 제대로 못받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카카오는 대리기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고급 택시 호출서비스인 카카오택시 미터기 방식으로 운행거리와 탑승 시간을 병산해 요금을 산출하는 표준요금제를 도입했습니다. 결제방식도 현금만 거래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카드결제도 가능합니다.

고객들은 앱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대리기사를 부르고, 목적지까지의 요금을 미리 알수 있는데다 카카오가 검증한 대리운전기사여서 안심하고 운전대를 맡길 수 있습니다. 카카오는 대리기사의 사고 및 운전이력 확인과 인터뷰 등의 검증 절차를 거쳐 기사회원 등록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택시기사나 승객들로부터 아무런 수수료를 받지 않았던 카카오택시와 달리 카카오드라이버는 대리기사들로부터 수수료를 받습니다.

카카오는 대리기사들에게 운행요금의 20%를 수수료로 받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국에 동일하게 적용되며 예치금이나 호출 취소 수수료 등을 받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고객이 대리기사에게 운행요금으로 3만원을 내면 6000원은 카카오가, 2만4000원은 대리기사가 가져가는 것이죠.

◆신한카드의 대리기사 앱카드

신한카드는 다음주부터 앱카드를 통하 모바일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를 정식으로 시작합니다. 대리기사들을 직접 모집하는 카카오와 달리 신한카드는 전국의 대리운전회사 및 대리운전협회와 제휴를 맺었습니다. 현재 강원도와 전라도의 중소도시를 제외한 전국의 지역 1위 업체들과 모두 제휴를 맺은 상태입니다. 

신한카드의 앱카드 ‘판페이’(FANPAY) 내 ‘빨리와대리운전’ 서비스
신한카드의 앱카드인 ‘FAN(판)페이’ 앱에서 ‘빨리와대리운전’을 선택한 후 전화번호 인증, 출발지 및 도착지 설정을 하면 대리운전회사에서 기사를 호출해줍니다. 결제도 판페이에서 곧바로 진행합니다. 요금 시비를 막기 위해 대리운전회사에서 책정한 요금으로 선결제를 합니다.

신한카드는 대리운전 업체로부터 2% 안팎의 카드 결제 수수료 외의 별도 수수료는 받지 않습니다. 대리운전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앱카드 결제로 거둬들일 카드 결제 수수료만으로도 충분히 투자 가치가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신한카드는 카카오드라이버와의 경쟁을 의식해 출시 초기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입니다.

황원섭 신한카드 BU(Business Unit)장은 10일 세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FAN페이를 처음 설치한 고객에게 1만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대리운전 호출서비스 이용금액의 10%도 적립해 줄 것”이라며 “모든 대리기사의 자질을 검증할 수 없지만 전용 고객센터를 통해 서비스 질에 대한 신뢰도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카드사가 대리운전 호출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들은 카드결제를 하고, 포인트까지 쌓을 수 있게 된 겁니다.

◆대리기사들 “카카오의 수수료 과하다” 반발

여기까지 보면 고객 입장에서는 대리운전 서비스를 안심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대리운전 업계는 부글부글 끓습니다. 대리기사들의 반발이 커지면 카카오나 신한카드의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게 됩니다.

사실 신한카드가 대리운전 시장에 뛰어들 게 된 것은 대리운전회사들이 먼저 손을 내밀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하반기 카카오가 대리운전시장 진출을 선언하자 대리운전회사들은 “카카오가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며 강력 반발했고, 카카오에 맞서기 위해 가맹점 수수료를 감수하더라도 카드사와 손을 잡기로 한 것입니다.

반면 대리기사들은 카카오의 시장 진입을 환영했습니다.

그동안 대리기사들은 소속된 대리운전 업체에 수수료로 운행요금의 20∼30% 뿐 아니라 프로그램 사용료(월 4만~5만원)와 보험료(월 10만~15만원) 등을 내왔습니다. 그런데 카카오가 프로그램 사용료와 보험료를 받지 않겠다고 하니 당연히 카카오의 편에 설 수 밖에 없었죠.

그러나 카카오가 운행요금의 20%를 수수료로 받겠다고 밝히면서 대리기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전국대리기사협회는 카카오 드라이버와의 MOU 체결을 보류한다고 밝혔고, 카카오 드라이버 자문위원회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김종용 대리운전기사협회장은 “카카오가 보험료 등을 받지 않고 운행요금의 20%만 수수료로 받겠다고 했는데 대리기사들의 처우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며 “카카오가 대리운전시장의 잘못된 병폐를 개선하고 대안이 되기를 바라며 적극 환영했는데 결국 카카오도 잘못된 관행에 편승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대리기사들은 카카오에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드라이버는 앱으로 승객과 대리기사들을 연결시켜주기 때문에 콜센터 인건비 등의 유지비용이 들지 않는 만큼 5%포인트 정도의 수수료 인하 여력이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카카오는 “수수료 인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대리기사들을 위한 추가적인 지원정책들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것입니다.

사실 카카오택시의 흥행은 카카오가 택시기사나 승객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지 않고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한 덕이 큽니다. 1년간의 테스트를 통해 이 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한 카카오는 대리운전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수수료를 들고 나왔다가 곧장 반발에 부딪친 겁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O2O(Online to Offline) 사업에 주력하는 카카오는 기존 사업자들과 이같은 이슈로 끝없이 부딪칠 수 밖에 없습니다. 카카오드라이버, 나아가 카카오의 O2O 사업의 성공은 상생의 모델을 얼마나 잘 구축하느냐에 좌우될 것입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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