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인공지능시대 20만명의 꿈나무

관련이슈 다문화 칼럼 함께하는 세상

입력 : 2016-05-04 21:47:00 수정 : 2017-02-09 18:10:0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다문화청소년 한국에 축복이자 과제
엄마나라 문화 익혀 세계화 주역돼야
지난 3월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세기적인 바둑대결은 인공지능시대가 쓰나미처럼 밀려오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2050년엔 70억명이 밥만 축내는 존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으며 기존의 특정 직업훈련은 무의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한국고용진흥원은 미래사회에 인공지능이나 로봇으로 대체가 어려운 직업 30종을 발표했다. 살아남을 30개 직업 중에서 작가, 작곡가, 화가, 게임 프로그래머, 영화인 등 25개가 문화예술 관련 직업이다. 기술 패러다임의 전환은 가치관의 변화를 가져온다. 인공지능과 로봇 중심의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역설적으로 감성과 소통을 높이는 인간과 문화에 대한 이해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다문화가정 자녀가 20만명을 넘어섰고 2030년대에는 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저출산 고령화시대의 한국에 축복이지만 적극적으로 포용해 교육시켜야 하는 과제도 안겨주고 있다. 사람의 일자리를 인공지능이 대체해 가는 미래에 대비하여 지연, 혈연, 학연의 네트워크는 취약하지만 문화적 다양성을 갖고 있는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에게 독특한 문화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신현웅 웅진재단 이사장·전 문화관광부 차관
말과 글은 사고의 틀이고 문화와 지식의 결정체이기 때문에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어려서부터 엄마나라의 언어를 익히는 것은 엄마나라의 문화를 체화해 사고의 폭과 깊이를 배가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다. 이들이 한국어와 함께 엄마나라의 말과 글을 배워 다중적인 사고의 틀을 갖게 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다양성과 창의성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 미국의 저명한 언어학자는 어렸을 때부터 동시에 4개 언어를 배우게 하는 것이 사고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문화는 한 사회의 예술, 문학, 생활양식, 가치관 등 독특한 정신적, 물질적, 지적 특징이다. 삶과 꿈이 농축된 엄마나라 문화의 향수를 통해 예술적 감성과 문학적 상상력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가정과 학교에서 엄마나라의 문학, 음악, 미술, 영화, 애니메이션을 즐길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교육기회를 통해 얻어진 다양한 인간과 문화에 대한 이해 능력은 인공지능시대의 경쟁력이며 중요한 자산이다.

웅진재단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엄마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2008년부터 한국어와 엄마나라 모국어로 ‘엄마나라 동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여 활용하고 있다. 그동안 다문화가족 19만명이 중국의 ‘춘정 이야기’, 일본의 ‘우라시마 다로’, 몽골의 ‘마두금’, 태국의 ‘금 망둥어’, 베트남의 ‘황금 거북이’, 필리핀의 ‘해와 달, 별의 전설’, 아랍의 ‘사자와 소 세 마리’ 등 8개 언어 180편의 ‘엄마나라 동화’를 재단 홈페이지(www.wjf.kr)를 접속하여 이용했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엄마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익힌다면 결혼이민자 엄마에 대한 문화적 자부심을 갖고 떳떳하게 학교생활과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문화의 힘으로 무장한 다문화 청소년들이야말로 글로벌시대를 주도하는 나라의 보배다. 다문화가정이 부끄러운 멍에가 아니라 자랑스러운 문화여건이라 믿으면서 이들이 희망의 유전자를 꽃피우는 문화의 텃밭을 일구도록 뒷받침하자.

신현웅 웅진재단 이사장·전 문화관광부 차관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