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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달콤한 '독' 설탕… 섭취량부터 확 줄여라

입력 : 2016-04-11 20:27:15 수정 : 2016-04-11 20:2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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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당뇨 등 만성질환 주범… 정부 ‘설탕과의 전쟁’ 나서
우리나라에서 불과 100년 전까지만 해도 설탕은 ‘문명’이었다. 부족한 물자로 인해 늘 영양상태가 좋지 않았던 근대사회의 구성원에게 설탕은 사치품인 동시에 효과적인 영양제였다. 유아 및 어린이에게 설탕에 절인 과일이나 유과 등 달콤한 간식을 먹이는 것이 당시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어머니’가 할 역할이기도 했다. 이후 설탕 공급량이 늘면서 과자와 케이크 등을 통해 섭취하는 설탕의 양이 많아지자 이롭게만 여겨졌던 설탕의 그림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지나친 당 섭취로 인한 비만, 당뇨 등 만성질환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도 가공식품으로 섭취하는 당류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독’, 설탕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일 식품에 당류 표시를 강화하고 학교에서 커피와 탄산음료 판매를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당류 저감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하루 섭취 열량 중 가공식품에서 섭취하는 당류 비율을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10%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비만, 당뇨 등 만성질환의 주원인인 당을 잡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에서다. 원인은 각각이지만 전 세계 3억5000만명 정도가 당뇨에 시달리고, 국내 당뇨병 환자만 해도 약 400만명에 이른다.

2013년도 기준 현재 우리 국민의 평균 가공식품 당류 섭취량은 44.7g(8.9%)으로 WHO의 기준 아래이지만 2010년 7.6%, 2011년 7.7%, 2012년 8.1%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정부는 과일과 곡식 등에서 섭취할 수 있는 ‘천연당’이 아닌 가공식품에 부가적으로 첨가하는 ‘첨가당’을 문제삼았다. 당 자체보다 ‘어떤’ 당을 ‘얼마나’ 먹는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당은 인체에 에너지를 제공하는 주기능을 한다. 뇌, 신경조직 등과 같이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인체조직에 필수적인 영양소이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는 주로 이 당을 빵, 과자, 청량음료 등에 포함된 ‘나쁜 단맛’으로부터 충족했다. 이런 당류를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비만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비만으로 인한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특히 습관적인 군것질 섭취로 인한 소아비만은 성인비만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설탕 대신 먹는 ‘착한 단맛’


자극적인 단맛에 익숙한 입맛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설탕은 적은 재료, 짧은 조리 시간 내 ‘맛있게’ 먹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이는 바쁜 사회생활로 인해 당 섭취가 과다한 식사습관을 가질 수밖에 없는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출근길 양 손에 커피와 도넛을 들고 가며 한 끼를 때우는 모습은 열심히 사는 직장인의 표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영양분이 아닌 ‘시간’에 초점을 맞춘 삶이지만 소비자들은 건강을 위해 당 함량이 적은 식품을 택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한국식품연구원 김은미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 ‘당류 저감화에 대한 소비자 인식 및 태도’에 따르면 성인 소비자 238명 중 ‘당류 저감화 식품’을 이용해 본 적이 있는 소비자는 전체의 64.3%(153명)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용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22.7%(54명)에 불과했다. 당류 저감화 식품을 구입한 이유로는 ‘건강을 위해서’가 42.9%(63명)로 나타났고, ‘체중조절을 위해서’라는 답변도 27.9%(41명)였다. 반면 당 함량을 줄인 식품을 이용한 경험이 없는 소비자의 경우 구매하지 않는 이유로 ‘단맛이 입에 맞지 않아서’라는 답변이 35.8%(19명)였다.

그렇다면 일상생활에서 ‘나쁜 단맛’을 대체할 만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잼 바른 토스트, 달콤한 시리얼 대신 데친 브로콜리에 살짝 소금을 친 삶은 달걀, 스틱형태로 자른 당근, 오이, 파프리카 등이 바쁜 출근길 식사 대용으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생과일 주스 등 과즙만 먹는 것보다는 신선한 과일을 그냥 먹는 것이 섬유질, 비타민, 미네랄 등을 함께 먹을 수 있어 건강에 이롭다. 짜장면, 피자, 떡볶이 등 야식으로 즐겨 먹는 배달음식을 줄이는 것도 과도한 당 섭취를 피할 수 있는 길이다.

달콤한 간식이 당긴다면 비스킷이나 초콜릿보다 아보카도, 버터, 올리브 오일, 견과류, 달걀, 치즈, 해산물 등 몸에 좋은 지방과 단백질이 다량 함유된 음식을 대신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적당한 지방과 단백질 섭취는 포만감과 식욕 제한뿐만 아니라 뇌의 원활한 기능을 돕는다.

그래도 설탕을 대신할 단맛이 필요하다면 아스파탐, 사카린, 알룰로스, 스테비아와 같은 대체품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 이 같은 대체 감미료는 인체 유해성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지나치게 많은 양을 섭취하지 않는 이상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의견이 일반적이다. 알룰로스의 경우 설탕의 70% 수준의 단맛을 내는 반면 열량은 거의 없다.

세종대 식품공학과 고상훈 교수는 “천연당과 첨가당 내에 포함된 당 성분은 구조상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며 “문제는 어느 한 성분만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설탕, 대체감미료 등 종류를 떠나 정부가 권고하는 수준으로 적정량을 섭취하기만 한다면 ‘단맛’을 즐길 수 있으면서 당의 이로운 기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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