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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태기자의와인홀릭] 달리가 사랑한 페렐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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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4-01 21:54:43 수정 : 2016-04-01 21: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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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1904~1989년)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20세기 초현실주의 미술의 거장입니다.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에게 영향받은 그는 주로 꿈이나 환상 등 인간 내면의 의식 세계를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지요. 대표 작품이 늘어지는 시계가 그려진 ‘기억의 지속’입니다.

이런 작품 세계만큼이나 그의 심리 상태는 기인처럼 광기로 가득 찼습니다. 주변 사람의 주의를 끌기 위해 몸에 염소똥을 바르는 기행까지 보였을 정도니까요. 14살 때부터 미술학교에서 공부했지만 안하무인에다 매우 과격했다고 합니다. 교수가 성모 마리아 상을 그대로 그리라고 지시했지만 달리는 저울을 그렸을 정도라네요. 반정부 활동으로 복역까지 하고 결국 22살 때 마드리드 국립미술학교에서 퇴학당합니다. 그는 10년 연상의 유부녀 갈라를 만나 사랑을 나누면서 작품 세계가 더욱 꽃을 피우게 됩니다.

달리는 대부분의 여생을 아름다운 풍광이 끝없이 펼쳐진 지중해 인근 스페인의 작은 와인 도시 엠포르다(Emporda)에서 보냈답니다. 그는 이곳에서 여러 예술적 영감을 얻게 되는데 와인이 많은 영향을 주게 됩니다. 달리는 자신을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늘 와인을 한잔 대접했는데 바로 엠포르다를 대표하는 와이너리 페렐라다의 로제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달리는 페렐라다 와이너리 창립자인 미구엘 마테우와 평소 서신을 주고받으며 우정을 쌓을 정도로 페렐라다 와인을 즐겼지요. 

페렐라다는 이런 인연을 기려 달리가 즐겨 마시던 로제 스파클링 와인에 달리의 이름을 넣어 ‘TG 달리 에디션 카바 브뤼 로사도’(사진)를 선보입니다. 달리가 직접 그린 드로잉이 라벨에 디자인돼 있답니다.

스페인은 스파클링을 카바(Cava)라고 부르는데 이 와인은 프랑스 샴페인과 같은 양조방식으로 만듭니다. 엄선된 포도를 처음 압착한 주스만을 사용하는데 우아하면서 섬세한 기포와 체리 등 과일 아로마가 매력이랍니다. 12개월 동안 병 숙성을 해 복합적인 풍미도 돋보이지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달리 와인을 한잔 해 보세요. 달리처럼 천재적인 영감이 떠오를지도 모를 테니까요.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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