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한 캐나다 연방대법원 베벌리 매클래클린(73) 대법원장이 한국의 여성 예비법조인들에게 ‘유리천장’을 깨라고 주문했다. 매클래클린 대법원장은 11일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에게 ‘양성평등’이란 주제로 강연하며 캐나다 여성들의 현실을 소개했다.
“현재 캐나다는 연방정부 각료의 절반이 여성이고 3명의 여성 주지사가 있습니다. 연방대법관 9명 중 4명이 여성이죠. 이런 진전에도 아직 도전은 남아 있습니다. 캐나다 여성의 4분의 1 이상은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으며, 의석수 338석인 하원에서 여성 의원은 26%인 88명에 불과하죠. 왜 전문직종과 공무원 사회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적은지, 왜 같은 일을 하고도 돈을 덜 받는지, 왜 여성이 범죄의 대상인 경우가 많은지 계속 의문을 제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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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연방대법원 베벌리 매클래클린 대법원장은 11일 이화여대에서 가진 특강에서 “여성들은 왜 여전히 차별받고 있는지 끊임없이 질문하며 용기와 확신을 갖고 양성평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제공 |
남성들 사이에는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특혜’로 여겨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의식한 듯 매클래클린 대법원장은 “나는 여성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능력과 장점 때문에 대법원장이 됐다”고 당당히 말해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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