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의 그린벨트 규제 완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히려 녹지보존이 잘 되어 있는 지역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그린벨트가 해제될 경우 기존의 녹지가 훼손되어 개발, 녹지가 인접한 아파트는 희소가치가 높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
28일 환경부가 조사한 전국 광역시 녹지비율을 보면 △서울 30.2% △인천 36.41% △경기 56.43%인 반면 △강원 84.51% △경북 75.9% △울산 69.77% 등의 지방은 높았다. 녹지비율이 낮다는 것은 토지표면이 포장이나 건물 등으로 덮여 빗물이 땅속으로 스미지 않는 불투수층 면적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않아 집중호우시 도시침수나 지하수 고갈, 하천 수질 저하 등의 우려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서울 불투수층은 57.22%로 가장 높았으며 인천 19.06%, 경기 12.44%를 차지했다.
이처럼 녹지가 부족한 서울은 공원이나 산 등으로 둘러싸인 단지가 희소해 집값 상승률이 꾸준하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목동 우성’(1992년 4월 입주)과 ‘목동 건영’(1994년 12월 입주)은 면적만 21만3552㎡에 달하는 용왕산근린공원으로 둘러싸여 있다. 두 단지의 전용면적 84㎡ 평균 매매가는 1년간 각각 11.76%(5억1000만→5억7000만원), 11.29%(3억1000만→3억4500만원) 상승했다. 이들 단지 모두 용왕산근린공원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뿐더러 조망권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린 프리미엄까지 반영된 것이다.
반면 같은 목동이지만 근린공원과 거리가 있는 ‘목동 현대1차’(1997년 12월 입주)는 지하철5호선 오목교역세권 단지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1년간 이 단지의 전용면적 84㎡는 6억8250만원을 유지했고, ‘목동 대원칸타빌1차’(2009년 1월 입주)도 근린공원 이용이 불편하지만 지하철5호선 목동역세권임에도 2.04%(4억9000만→5억원)밖에 상승하지 않았다. 역세권보다 녹지가 인접해 있는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다는 결과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방배 서리풀 e편한세상’(2010년 2월 입주)은 면적만 54만여㎡규모의 서리풀공원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단지의 전용면적 84㎡ 평균 매매가는 1년간 4.76%(10억5000만원→11억원)인 반면 녹지와 떨어진 지하철 7호선 내방역세권인 ‘브라운스톤 방배’(2005년 8월 입주) 전용면적 84㎡는 같은 기간 7억5500만원의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녹지가 풍부한 단지는 분양권에 웃돈도 쉽게 붙어 거래되고 있다.
올해 4월 입주를 앞둔 서울 성동구 금호동 ‘신금호 파크자이’는 면적만 10만7694㎡규모인 응봉근린공원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단지 일반분양권에는 현재 5000만원에서 8000만원 정도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행당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단지 전용면적 84㎡ 경우, 분양 당시 6억6000만~6억8000만원이였는데, 현재 7억4000만원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서울 도심에서는 찾기 힘든 녹지를 품고 있고 조망권까지 확보돼 선호도가 높아 입주 전임에도 거래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수도권은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녹지가 풍부하다 보니 3면이 녹지로 둘러싸인 숲 속 아파트가 타 단지에 비해 높은 집값 상승률을 보인다.
경기 안산시 고잔동에 위치한 ‘e편한세상 호수공원 아파트’(2001년 12월 입주)는 단지 남동쪽으로 면적 64만9224㎡규모의 안산호수공원이 접해있고, 북쪽에는 고잔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 단지의 전용면적 87㎡ 평균 매매가는 1년간 7.14%(3억5000만→3억7500만원) 올랐다. 반면 같은 고잔동이지만 공원과 거리가 있는 ‘고잔푸르지오 5차’(2003년 5월 입주)의 전용면적 84㎡는 1.96%(3억8250만→3억9000만원) 밖에 오르지 않았다.
강태욱 우리은행 부동산 자문위원은 "서울이나 경기, 인천 지역은 지방에 비해 녹지가 부족하고 부지매입비도 높아 쉽게 공원 등을 만들기가 어려워 녹지 품은 아파트는 한정되어 있다"며 "수요자들의 선호도는 높은 반면 물량이 부족한 만큼 희소가치가 높아 자연스럽게 매매가도 많이 올라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녹지로 둘러싸인 수도권 신규 아파트가 분양을 앞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오는 3월 △대림산업 ‘e편한세상 태재’ △GS건설 ‘동탄파크자이’ △대우건설 ‘일산 에듀포레 푸르지오’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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