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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브 데스끌랑 위스퍼링 엔젤 여리여리한 핑크 빛 와인을 한 모금 머물고 혀를 굴려본다. 입안 가득히 퍼지는 복숭아와 딸기 향. 목젖을 타고 흘러들어가는 상쾌함속에 달콤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향이 살짝 스쳐 지나간다. 따사로운 햇살이 쏟아지는 봄날. 
하늘거리는 원피스를 입은 소녀가 내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소녀는 간데 없다. 그녀는 어느새 관능미가 넘치는 여성으로 변해있다. 까브 데스끌랑(Caves d'Esclans)의 로제 와인. 세계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까브 데스끌랑 로제와의 첫 만남은 이처럼 긴 여운을 남겼다. 
까브 데스끌랑 로제 와인 까브 데스끌랑은 19세기 프랑스 랑퀴(Ranque) 가문이 와이너리를 설립해 핑크빛 역사가 시작됐다. 우여곡절도 많았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중에는 독일군에 와이너리를 빼앗겼다. 하지만, 나중에 샤토 라스꽁브(Lascombes), 샤토 페리에르(Ferrieres), 샤토 프리외르 리쉰(Prieure Lichine)를 거느린 와이너리 오너의 아들 사샤 리쉰(Sacha Lichine)에게 인수된다. 
사샤 리쉰 사샤 리쉰은 현대적인 와이너리의 경영 이념과 마케팅 노하우를 통해 데스끌랑을 세계 최고의 로제와인 자리에 올려놓았다.덕분에 까브 데스끌랑은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게됐다. 사샤 리쉰은 1960년 보르도 마고 지방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교육을 받았고 현재 까브 데스끌랑의 대표를 맡고 있다.

빠트릭 레옹 까브 데스끌랑은 샤토 라스꽁브와 샤토 카스테라(Castera)에서 총괄 와인메이커를 역임한 빠트릭 레옹(Patrick Leon)를 영입해 세계 최고 명성에 걸맞는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빠트릭 레옹은 바론 필립 드 로쉴드에서의 총괄 매니저로 20년을 일했으며 샤토 무똥 로췰드, 르 쁘띠 무똥, 오퍼스 원, 알마비마, 무똥까데 등 유명 와인들의 와인메이커로 활약한 인물이다.
저명한 와인 평론가인 젠시스 로빈슨은 까브 데스끌랑을 “세계 최고의 로제와인”이라고 찬사를 보냈고 대한항공 퍼스트 클래와 프레스티지 클래스에 서빙되는 와인이기도 하다.

까브 데스끌랑 포도원 전경 까브 데스끌랑은 프로방스(Provence) 지방에서 생산된다. 프로방스는 지중해와 맞닿은 프랑스 남부 지역으로, 이탈리아 국경에 인접해 있다. 와인 재배 역사는 2600년에 달하며 방돌(Bandol), 툴롱(Toulon) 등이 유명한 AOC 와인 재배 지역이다. 이 중 80%가 로제 와인 생산지으로 총 80여 개의 와이너리가 있으며,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포도 품종들이 주로 재배된다. 까브 데스끌랑 와인들은 금양인터내셔날에서 수입한다.
가루스(Garrus) 대표 와인 가루스(Garrus)는 그르나쉬 70%와 롤 30%가 블렌딩 됐다.발은 오렌지 핑크색을 띤다. 다양한 허브향과 바다향기가 먼저 다가오고 발랄하면서 신선한 느낌이 혀를 자극한다. 샴페인 폴로저의 블랑 드 블랑에 비교될 만큼 복잡미가 오래 지속된다. 소비자가 24만원.
샤토 데스끌랑(Chateau d'Esclans) 샤토 데스끌랑(Chateau d'Esclans)은 그르나쉬 85%와 롤(rolle) 15%가 블렌딩됐다. 밝은 오렌지 핑크빛을 띠며 포푸리 허브향과 베이킹 향신료가 코끝을 자극한다. 미묘한 바닐라 향도 느껴진다. 부드럽고 실키한 맛이 혀를 자극하고 딸기와 복숭아 향이 입안을 가득채운다. 소비자가 8만원.
위스퍼링 엔젤(Wispering Angel)은 그르나쉬 90%와 롤 10%이며 양파껍질 톤의 핑크빛을 띤다. 복숭아, 멜론, 가벼운 자스민 향이 후각을 자극하고 산딸기와 체리향이 입안을 부드럽게 감싼다. 미네랄 톤이 미디엄 바디를 이끌며 긴 여운을 남긴다. 천사의 속사임이라는 뜻을 지닌 위스퍼링 엔젤이 탄생하기 까지 뒷얘기가 있다. 최고의 로제와인을 만들기 위해 골몰하던 와인메이커 빠트릭 레옹은 어느 날 머리를 식히기 위해 데스끌랑 샤토 안에 있는 작은 성당을 들렸다. 그는 거기의 영감을 받아 위스퍼링 앤젤을 개발했다고 한다.소비자가 6만원.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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