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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돈'… 해킹에 노출된 페이스북 페이지

입력 : 2016-01-14 19:18:59 수정 : 2016-01-14 21: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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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에 거래되는 페이스북 페이지… 유명 페이스북 페이지 해킹해 판매 ‘활성화 잘 된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12.6만명 130에 팝니다.’

‘페이스북 페이지(8∼11만) 팝니다. 한 번 보러 오세요.’

국내 최대 규모 중고 거래 사이트인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 올라온 페이스북 페이지 판매 광고 글이다. 이 사이트에 게재된 비슷한 종류의 게시물만 해도 최근 한달 기준 200개에 육박한다. 현재 시세는 ‘좋아요’ 한 건당 3∼50원 정도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기업, 자영업자 등이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늘면서 ‘좋아요’ 수가 많은 페이지가 고가에 거래 중이다. 유명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자들은 건당 1만∼2만원 정도에 음식점, 다이어트 제품 등 광고물을 게재하기도 한다.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 게재된 페이스북 페이지 거래 관련 게시물 목록.
이런 변화에 따라 유명 페이스북 페이지를 해킹해 판매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 개설, 정보 변경 등에 개인정보 확인 절차가 없어 거래가 쉽고 추적이 어려운 점을 노린 범죄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4일 페이스북 페이지를 해킹하고 이를 거래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로 김모(21)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에게 해킹 프로그램을 제공한 고등학생 이모(18)군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동갑내기 친구 사이인 김씨 일당은 2014년 7∼11월 ‘좋아요’ 수가 많은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자 62명에게 광고 의뢰 메일을 가장한 악성코드 메일을 75차례에 걸쳐 발송했다. 광고 단가, 방식, 제품 설명 등 내용을 담은 문서 파일이 첨부된 형태의 메일인데, 이 파일을 열면 해킹 프로그램이 실행되는 수법이었다.

페이스북 페이지 거래 관련 게시물 내용.
이들은 프로그램이 실행된 PC에 키보드 입력 내용을 가로채 볼 수 있는 ‘키로깅’ 기능을 이용해 페이스북 페이지에 접속하는 상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이후 해당 페이지에 접속해 정보를 바꾸는 방식으로 페이지를 빼앗았다. 이런 방법으로 훔친 페이지는 최소 20개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페이지를 건당 60만∼360만원을 받고 팔아 모두 2000만원가량을 챙겼다.

이들은 페이스북을 이용한 마케팅을 하는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페이스북 페이지는 해킹을 당하면 추적이 어려운 데다 대규모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어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는 점 때문에 범죄 대상이 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며 “이와 관련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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