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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은행 10대 뉴스]격동의 은행권

입력 : 2015-12-18 17:07:05 수정 : 2015-12-18 18: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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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가계부채 대책·계좌이동제 등 새로운 정책 쏟아져 2015년은 은행권에 가히 격동의 한 해라 할 만하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중국 경기 위축, 부동산시장 활성화 등 대내외적인 변수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핀테크 독려, 계좌이동제, 가계부채 대책 등 여러 금융정책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새로운 금융정책이 이렇게 많이 시행된 해도 드물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 한 해 뉴스는 새로운 정책의 실시 및 그 파장에 집중됐다.

◆뜨거운 핀테크 경쟁 

핀테크 데모데이 정경
금융과 전산(IT)의 융합, 핀테크는 올해 초반부터 은행권을 달궜다.

전임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물론 올해 3월 부임한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임기초부터 핀테크를 강조했다.

핀테크를 통해 국내 벤처기업을 키우는 것은 물론 금융사도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증권사, 보험사 등은 핀테크에 거의 흥미를 보이지 않아 핀테크 실적은 사실상 은행권에만 집중했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모두 핀테크센터를 만들었다. 이곳에서 핀테크기업에들에게 멘토링과 금융서비스를 지원하고, 함께 여러 송금서비스, 모바일결제, 생체 인증 등 다양한 핀테크기술을 만들었다.

금융위원회는 핀테크 활성화를 더 독려하기 위해 지난 1일 “금융거래의 실명확인을 ‘복수의 비대면 방식’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덕분에 신한은행을 필두로 각 은행들은 새로운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 개발에 한창이다.

◆정부, 은행 여신심사 선진화 추진

올해말에 1200조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는 가계부채는 한국 경제를 억누르는 무거운 짐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이번달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정책금리를 올리면서 시중금리가 이미 상승 추세다. 시중금리가 갑자기 오를 경우 가계부채가 대거 부실화될 위험까지 감지된다.

때문에 이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14일 ‘은행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의 주된 골자는 ‘소득 심사 강화’와 ‘빚을 처음부터 나눠 갚는 구조’의 정착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분할상환대출과 고정금리대출의 비중을 높여 갑작스런 금리 인상의 위험에 대비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강화하는 등 가계부채 총량 규제는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소득 심사 강화와 분할상환대출의 비중 증대만으로도 충분히 가계부채를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핀테크의 물결과 함께 또 하나 금융권을 뒤흔든 이슈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이다.

점포 없이 온라인과 모바일로만 거래하는 인터넷은행은 비용절감을 통해 연 10%대의 중금리대출 시장을 노릴 전망이다. 특히 기존 은행뿐 아니라 여러 IT업체들도 참여해 금융권이 아닌 곳에 은행의 길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인터파크뱅크 등 세 곳이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했으며, 이중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지난달 29일 예비인가를 받았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인터넷은행이 출범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 기반 마케팅을 통해 고객을 유인하고 비용절감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케이뱅크는 GS25 편의점의 자동화기기(ATM)에 금융상품 가입, 계좌 개설, 대출 등의 기능을 삽입하는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조화를 꾀한다.

◆하나-외환은행 합병…KEB하나은행 출범

KEB하나은행 출범식
국내 최대 규모의 은행이 탄생했다.

지난해부터 합병을 추진했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많은 진통을 겪었지만 결국 통합을 완료, 지난 9월 1일자로 새롭게 KEB하나은행이 출범했다.

KEB하나은행은 함영주 초대 행장의 영도하에 ‘소통과 화합’, ‘영업 중심’을 전면에 내세웠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소매금융에 강한 하나은행과 기업금융과 외환 및 수출입 분야에 강하 외환은행이 내년부터 높은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 중이다.

또 하나금융그룹은 KEB하나은행과 탄생과 맞물려 금융권 최초의 멤버쉽 프로그램인 하나멤버스를 출범시켰다.

하나멤버스는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등 6개 계열사들의 거래 실적에 따라 일종의 포인트인 ‘하나머니’로 적립해준다.

230만개 가맹점에서 ‘하나머니’로 결제할 수 있으며, OK캐시백, 신세계포인트 등 제휴사 포인트와 합산할 수 있고, ATM에서 현금으로 출금도 가능해 유용성이 높다.

◆빠르게 성장하는 기술금융

지난해 처음 도입된 기술금융은 올해 들어 그 성장 속도를 더욱 높였다.

지난달말까지 기술신용대출 누적 잔액은 총 58조4000억원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만 50조 가까운 실적을 기록해 금융위가 설정한 목표액(20조원)을 2배 넘게 초과했다.

기술금융 수요가 폭주하면서 기존의 한국기업데이터, 나이스신용평가정보, 기술보증기금 등 세 기술신용평가기관(TCB)만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힘들어져 지난 4월 이크레더블이 네 번째 TCB로 참여했다.

특히 기술금융은 수요자와 은행 모두 만족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중소기업은 기술금융을 통해 전보다 1.08%포인트나 인하된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게 됐다. 덕분에 금융위 등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400명 중 96.3%가 ‘지속 이용’을 희망했다.

은행도 ‘새로운 먹거리’ 창출과 함께 건전성 개선의 효과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지점장 3305명 중 82.9%가 기술금융 정착을 예상했다.

◆계좌이동제 시행 

페이인포 시스템
지난 7월 1일부터 국내에서 계좌이동제가 본격 시행됐다.

이에 따라 ‘자동이체통합관리시스템(페이인포)’를 통해 각 금융사에 분산된 자동이체서비스를 종합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그간 자동이체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직접 은행 지점 등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으나, 페이인포를 활용하면, 클릭 몇 번으로 간단하게 주거래 계좌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계좌이동제 시행 후 첫 한달 간 페이인포 방문자 수는 48만5000명에 달했다. 자동이체 변경 건수는 13만5000건, 자동이체 해지 건수는 14만5000건으로 집계됐다.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면서 각 은행들은 주거래고객을 붙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가하고 있다. 저마다 ‘주거래통장’을 만들어 여러 종류의 수수료혜택은 물론 예적금, 대출 등에서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거래통장 판매 시 핵심성과지표(KPI)에서 특히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등 본사 차원에서 적극적인 판매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 이는 복합점포 바람 

올해부터 은행과 증권사 간 ‘칸막이 없는 복합점포’ 설립이 허용되면서 각 금융지주사들은 우후죽순처럼 복합점포를 만들고 있다.

지난 10월말 기준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등 4개 금융지주사의 복합점포 수는 총 49개에 달했다. 우리투자증권 매각 후 증권 계열사가 없는 우리은행도 삼성증권과 제휴해 3개의 복합점포를 열었다.

‘은행-증권’ 복합점포는 상당히 수익성이 좋아 금융지주사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복합점포를 만들 계획이다.

또 보험사 포함 복합점포까지 허용되면서 ‘은행-증권-보험’이 합께 입주한, 새로운 개념의 복합점포도 등장했다. KB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인수한 KB손해보험을 활용, 금융권 최초로 ‘은행-증권-생보-손보’의 4개사가 입주한 복합점포를 선보이기도 했다.

다만 복합점포에서 아직 보험 상품 판매 실적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더 획기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한은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은행 NIM 급락

한은은 올해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기준금리 1.5%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상 최저금리다.

때문에 시중금리도 뚝뚝 떨어지면서 은행들은 심각한 순이자마진(NIM) 급락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말 현재 은행들의 평균 NIM은 1.6%로 전년말의 1.79%보다 0.19%포인트나 떨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낮을수록 예대마진의 폭이 줄어든다”며 “따라서 NIM이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NIM의 하락은 곧 은행 수익의 원천인 이자이익의 감소로 이어지기에 은행 입장에서는 뼈아픈 문제일 수밖에 없다.

현재 은행들은 저원가성예금 확대, 중소기업 대출 증가 등 여러 노력을 통해 NIM 하락세를 방어하고 있다.

다행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번달 정책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중금리 하락세는 반전되는 분위기다.

◆“나가야 산다”…은행, 해외진출 노력

우리은행이 인수한 필리핀 저축은행
저금리와 저성장 기조 고착화 등 국내 금융시장이 갈수록 포화되면서 은행들은 해외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 등 신흥국이 인기가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흥국 시장은 우리와 문화적으로 비슷해 진출이 용이하다”며 “성장성도 높아 향후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는 지난해 70개에서 올해 98개로 28개나 급증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취임 초부터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할 뜻을 내비쳤으며, 내년에도 같은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의 해외 네트워크는 지난해 24개국 127개에서 올해 133개로 6개 늘었다.

우리은행은 올해 새롭게 필리핀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를 통해 빠른 속도로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을 인수하는 등 벌써 해외 네트워크가 230개에 달한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신규 해외진출이 다소 부진한 편이었다. 국민은행은 올해 상해지점 한 곳만 새롭게 개설했다.

농협은행은 뉴욕지점 외에 북경과 하노이 사무소 2개만 가지고 있다. 

◆조선사 부실 직격탄 맞은 국책은행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자회사 부실 관리 논란에 휩싸였다. 대우조선해양이 5조원에 달하는 부실을 내는 동안 산은이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거세게 일었다. 

낙하산 인사, 분식회계 의혹, 부실 지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수은도 그간 성동조선에 대한 부실지원 문제로 질타를 받았다. 부실채권이 크게 늘면서 지난 9월말 기준 수은의 BIS비율은 9.44%까지 하락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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