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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것들과 만들어진 것들의 결합… 인간세계 들어온 기계 생태계 ‘탐험’

입력 : 2015-12-11 21:01:10 수정 : 2015-12-11 21: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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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와 인간이 만든 로봇·경제·기업
서로 얽혀있는 복합한 적응계 ‘비비시스템’
미래 이론가들 통찰 소개… 21세기 조망
케빈 켈리 지음/이인식 해제/이충호, 임지원 옮김/김영사/2만5000원
통제 불능/케빈 켈리 지음/이인식 해제/이충호, 임지원 옮김/김영사/2만5000원


20세기는 물리학의 시대였다. 21세기는 생물학의 시대가 될 것이다. 특히 진화생물학이 꽃을 피울 것이다. ‘통제 불능’은 왜 21세기가 생물학 시대가 될 것인지를 전망하는 책이다.

저자 케빈 켈리는 세계 과학기술계의 대표적 컬럼니스트다. 세계적 권위의 과학기술문화잡지 ‘와이어드’ 수석편집장을 지냈고, 유력 일간 신문에 과학 칼럼을 쓰고 있다. 와이어드는 뉴욕타임스 등이 표현한 것처럼 ‘과학계의 공식적인 확성기’로 권위를 인정받는 과학잡지다.

“성서에 따르면 태초에 신은 인간을 창조했다. 그러나 인간은 신의 지배에서 벗어났다. 이를 테면 낙원 추방이다. 마찬가지로 인간도 신이 돼 기계를 창조했다. 하지만 자신이 만든 창조물이 어느날 지배 밖에 있음을 문득 깨달아야 했다. 신이 그랬듯 인간도 싫든 좋든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통제불능이다.”

케빌 켈리는 ‘통제불능’에서 미래 과학에 대한 전망을 제시한다. 사진은 세계적 권위의 과학기술문화잡지 ‘와이어드’ 수석편집장 시절 켈리의 모습.
김영사 제공
저자는 이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만들어진 것들의 세계는 곧 태어난 것들의 세계와 비슷해질 것이다. 자율적이고 적응적이며 창조적인, 그리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통제할 수 없는 세계 말이다.”

저자는 이를 비비시스템(vivisystem)이란 용어로 설명한다. 생명체와 생태계로 알려진 생물 공동체와 로봇, 기업, 경제처럼 인간이 만든 것들이 비비시스템으로 얽혀 있다. 이는 복잡한 적응계의 다른 명칭이다. 생물의 세포나 사람의 뇌 또는 증권거래소는 얼핏 보면 공통점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특성을 공유하며 아주 유사하게 작동함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주목할 용어로 ‘인공생명’도 제시한다. 인간이 만들었지만 나름의 생명력을 획득한 인공물을 가리킨다. 인공생명은 생물학과 컴퓨터과학이 융합돼 새로운 생명의 창조를 시도할 것이다.

저자는 스튜어트 카우프만, 크리스토퍼 랭턴, 로드니 브룩스 등 미래 이론가들의 통찰을 소개하면서 21세기를 조망한다. 그러면서 미래에 펼쳐질 문화가 지닌 생물학적 특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세계의 기술화가 갈수록 많이 진행되는데도 불구하고 유기적 생명은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인간 경험의 주된 기반이 될 것이다. 기계는 점점 생물학적 성격을 띠게 될 것이다. 기술 네트워크는 인간 문화를 더욱 생태학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저자는 현대 기술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예측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도 저자와 견해를 같이한다. 저자는 미래 세계가 생물학적인 논리에 의해 굴러갈 것임을 예언한다. 우리 사회는 생물과 더 이상 구분할 수 없는 새로운 시대를 맞을 것이다. 기계와 시스템이 너무 복잡해지고 자율적으로 작동함으로써 그렇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워쇼스키 감독의 영화 ‘매트릭스’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유명하다. 매트릭스의 주연 배우 키아누 리브스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대본 리딩에 참여할 수 없었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1994년 출간된 이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과학 명저로 평가받는 책이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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