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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하면 탱고, 에비타 그리고 '말벡'

입력 : 2015-11-16 14:20:27 수정 : 2015-11-16 14: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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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즈 오브 아르헨티나 아시아투어 2015 열려

 

아르헨티나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탱고다. 1870년대 유럽 이민자와 아프리카 흑인 노예 출신들, 라틴 아메리카의 문화가 한데 뒤섞여 탄생한 춤이 탱고다.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하층민의 고달픈 삶을 달래는 방편으로 퍼지기 시작해 유럽과 북미로 유행처럼 번져갔다고 한다.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노래도 생각난다. ‘돈크라이포미 아르헨티나(Don't Cry For Me, Argentina)’. 1976년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만든 록 오페라 ‘에비타(Evita)’의 주제곡이다. 에비타는 바로 아르헨티나의 대통령이던 후안 페론의 두 번째 부인 에바 페론(Eva Peron)의 애칭. 빈민층의 딸로 태어나 술집 호스티스를 거쳐 퍼스트 레이디에 오른 그녀는 남편 타계후 권좌에 오른다. 그러나 얼마 못가 쫓겨난 뒤 기구한 삶을 살다 1952년 불과 34살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그녀의 이런 삶을 그린 오페라가 바로 에비타이다.


 아르헨티나하면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 바로 와인이다.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품종은 말벡(Malbec). 열정적인 진한 컬러가 돋보이는 말벡은 진한 풀바디로 타닌이 매우 강하다. 이 때문에 정열적인 탱고와 에비타로 대표되는 아르헨티나인들의 삶을 말벡 한잔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말벡은 삼나무향, 민트, 블랙커런트의 향이 많이 나는데 진한 타닌과 강한 향때문에 와인 마니아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크게 엇갈리는 포도품종이기도 하다.

 말벡은 지금은 아르헨티나 등 신대륙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지만 원래 구대륙 포도품종이다. 한때 프랑스 보르도와 루아르에서 번창했지만 지금 쇠퇴해 블렌딩할때 소량 사용된다. 이 때문에 와인의 역사에서 말벡은 ‘흘러간 세기의 위대한 여행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런 말벡이 아르헨티나에서 탱고처럼 활짝 꽃 피운 셈이다.

와인즈 오브 아르헨티나 아시아투어 2015 현장.

 말벡으로 대표되는 아르헨티나의 정열적인 와인을 한꺼번에 경험할 수 있는 ‘와인즈 오브 아르헨티나 아시아투어 (Wines of Argentina Asia Ture) 2015’가 9일 와인전문지 와인리뷰와 아르헨티나 대사관 주최로 밀레니엄 서울 힐튼에서 열렸다. 탱고 전문 댄서들의 춤으로 시작된 이날 행사에는 28개 와이너리에서 출품된 214개 와인이 선보였다. 주목할만한 것은 이중 절반이 넘는 18개 와이너리가 아직 미수입 와인들이라는 점이다. 그만큼 한국 시장에서 아르헨티나 와인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미수입 와인중에서 이날 단연코 주목을 받은 와이너리는 수사나 발보 와인즈(Susana Balbo wines)다. 수사나 발보는 아르헨티나에서 와인사업에 뛰어든 첫 여성이라고 한다. 마초적인 남성 중심의 국가에서 여성이 와인사업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지만 30∼40년동안 국제적인 품종들을 재배한 끝에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노소트로스(Nosotros) 말벡 2010.

 수사나 발보는 이날 9종의 와인을 선보였는데 노소트로스(Nosotros) 말벡 2010, 벤마르코(Benmarco) 말벡 2013, 벤마르코  익스프레시보(Expresivo) 2013이 큰 인기를 얻었다. 노소트로스 말벡 2010은 말백 품종 100%로 18개월동안 오크 숙성을 거친다. 마치 컬트와인 같은 스파이시함과 실키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이 와인은 아르헨티나 현지에서도 소비자가 100달러인 수사나 발보의 아이콘 와인이다. 노소트로스는 ‘함께한다’는 뜻으로 동고동락하는 와이너리 식구들의 노고를 와인 이름과 레이블에 담았다. 
벤마르코(Benmarco) 말벡 2013.

 벤마르코 말벡 2013도 역시 말벡 100% 와인이다. 떼루아가 잘 표현됐으며 컴플렉스한 미네랄과 응축미가 돋보이는 타닌, 절정에 오른 산도가 잘 조화를 이룬다. 벤마르코 익스프레시보는 말벡 65%, 카베르네 프랑 30%, 카베르네 쇼비뇽 5%의 독특한 구성으로 이뤄졌다. 14개월 오크숙성하는 이 와인은 밸런스가 매우 뛰어나며 오크향과 밸벳같은 타닌, 견과류향과 밀키한 향이 어우러져 한껏 매력을 뽐낸다.
벤마르코 익스프레시보(Expresivo) 2013.

 역시 미수입되는 후알페 와인즈(Huarpe Wines)는 11개의 와인을 내놓았다. 후알페 와인즈는 말벡 100% 와인보다 여러 포도 품종을 블렌딩한 와인들을 선보여 다양해 지고 있는 아르헨티나 와인의 ‘진보’를 엿볼수 있다. 이탈리아 토착 품종인 보나르다(Bonarda) 100%로 빚은 타이멘테(Taymente) 보나르다 2014, 피노누아 100% 와인, 보나르다 65%와 쁘띠 베르도 35%를 섞은 독특한 후알페 떼루아 우코 밸리(Uco valley) 2011 등이 주목을 끌었다.

 멘도자 지역의 와이너리 핀카 데쎄로(Finca Decero)는 리몰리노스 빈야드(Remolinos Vineyard)  말벡 100%, 시라 100%, 카베르네 쇼비뇽 100%, 쁘띠 베르도 100% 와인을 선보였다. 특히 말벡 100% 와인은 우아하면서 부드럽고 라이트한 실키함이 느껴지는 말벡같지 않은 말벡이다.
핀카 데쎄로 쁘띠 베르도.
데쎄로 아마노(Amano) 2012는 미디엄 바디로 산도가 적절해 음식과의 궁합, 특히 매콤한 음식과 페어링 잘되는 와인으로 소개됐다. 데쎄로 미니 에디시오네스(Mini Ediciones) 쁘띠 베르도 2012는 리치하면서 자스민향이 느껴지는 와인으로 현재 뉴욕 유명 레스토랑 오리고기와 페어링하는 와인으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안델루나 파시오나도 콰트로 세파스.

 와이넬은 안델루나 셀라스(Andeluna Cellars) 와인들을 선보였다. 2003년에 설립된 안델루나는 디켄터, 와인스펙테이터, 와인 엔튜지애스트 등의 수많은 와인 평론지 및 대회를 통해 품질을 인정받았다. 안델루나 셀러는 안데스 산맥의 멘도자 지역 1300m 고지의 언덕에 있으며 천혜의 자연환경 덕분에 복잡한 맛과 향의 와인을 만들어 낸다. 1300m 고지는 포도가 가장 잘 영그는 높이로 매우 큰 일교차 덕분에 진한 향과 맛을 지닌 집중도 높은 장기 숙성의 와인이 만들어 진다. 말벡 100%로 빚은 안델루나 알티튜드 말벡(Andeluna Altitud Malbec) 2012는 장기숙성이 가능한 와인으로 프렌치 오크 숙성에서 오는 커피, 초콜릿, 바닐라의 아로마와 긴 벨벳 느낌의 피니쉬가 인상적이다. 바베큐한 돼지고기와 잘 어울린다. 안델루나 파시오나도 콰트로 세파스(Andeluna Pasionado Cuatro Cepas) 2011은 메를로, 말벡, 카베르네 쇼비뇽, 카베르네 프랑을 블렌딩한 와인으로 18개월 오크 숙성한다. 말벡의 농익은 과실향, 메를로와 카베르네 쇼비뇽의 스파이시, 카베르네 프랑의 섬세한 감초의 향 등 각 품종의 특징이 잘 구현됐다. 롱 피니쉬의 풀바디 와인으로 그릴에 구운 육류, 소시지 요리와 어울린다.
테라자스 싱글빈야드 말벡 2010.

 MH샴페인즈앤와인즈코리아는 테라자스(Terrazas) 와인들을 소개했다. 테라자스 싱글빈야드 말벡 2010은 1067미터 고도의 라스 꼼뿌에르타스 단일 빈야드에서 재배된 말벡으로 테라자스의 아이콘 와인이다. 신선한 체리와 자두의 매혹적인 향이 야생화, 스파이스의 복합적인 풍미로 이어지며 볼륨있는 타닌이 제비꽃, 커피향과 어우러진다. 2013 아르헨티나 와인 어워드를 수상했다. 테라자스 리제르바 말벡 2013은 매끄러운 텍스처와 고운 타닌, 블랙체리, 자두와 초콜릿의 강렬한고 복합적인 아로마가 특징이다.
알타 비스타 알토 (Alta Vista Alto) 2009.

 레뱅드매일이 수입하는 알타 비스타(Alta Vista)는 1988년까지 프랑스에서 파이퍼 하이직(Piper Heidsieck) 샴페인을 소유했던 프랑스 돌랑(d’Aulan) 가문과 프랑스 뽀므롤 지역 샤또 끌리네(Clinet)의 유명한 와인메이커였던 장 미셸 아르꼬드(Jean Michel Arcaute)가 함께 설립한 와이너리다. 알타 비스타 싱글빈야드 세레나데(Alta Vista Single Vineyard Serenade) 2011은 12개월 뉴오크 숙성을 했으며 흙냄새나는 미네랄과 집중도 있는 타닌, 훌륭한 구조감이 특징이다. 알타 비스타 알토 (Alta Vista Alto)는 검은과일, 향신료, 초콜렛의 복합적인 아로마가 두드러진다. 우아하면서도 부드러운 타닌과 여운이 긴 피니쉬가 특징이다. 새 프렌치 오크통에서 18개월 숙성시키며 10년 정도 장기 숙성도 가능하다.

 나라셀라가 수입하는 카이켄(Kaiken)는 몬테스의 와인메이커이자 설립자인 아우렐리오 몬테스(Aurelio Montes)가 2002년 아르헨티나 멘도자에 설립한 와이너리다. 말벡 100%의 카이켄 마이(Kaiken Mai)는 오크통 18개월과 병숙성 2년을 거치는 카이켄의 아이콘 와인이다. 
카이켄 마이(Kaiken Mai)2008.
마이(Mai)는 첫번째(first)를 뜻하는 안데스 원주민의 방언이다. 카이켄이 소유한 3개의 포도밭인 비스탈바, 아그렐로, 비스타 플로레스에서 최고의 말벡 포도를 선별하는데 특히 비스탈바 포도밭의 평균수령은 80년 이상으로 와인에 심오한 깊이를 부여한다.  
노통 프리바다(Privada) 2012.

 에노테카코리아가 선보인 노통(Norton)은 크리스탈 유리로 유명한 스와로브스키사 소유한 와이너리다. 노통 프리바다(Privada)는 프라이빗(Private)이라는 뜻으로 원래 소유자 가족이 가까운 친구들과 즐기기 위해 소량만 좋은 뀌베를 선정해 비축하던 와인이었다고 한다. 말벡,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를 블렌딩하며 수령 50 ~ 80년의 포도나무에서 손수확한다. 블랙체리와 농익은 베리, 가죽, 담배, 커피등의 복잡하고 스모키한 아로마가 느껴지며 매우 풍부한 질감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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