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크리파수르 셰르파 네팔 관광장관은 해발고도 8848m의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기 위해 전세계 각지에서 수백명이 찾는 봄철 등반시즌에 맞춰 이 같은 규제제도를 시행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당국은 높이 6500m 이상의 산에 오른 적이 있는 사람에게만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증을 내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장애가 있거나 18세 이하, 75세 이상 연령대의 입산도 통제될 예정이다.
셰르파 장관은 “우리는 아무나 에베레스트에 올랐다가 죽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부적격인 사람에게 에베레스트 등정은 자살행위나 다름 없다”며 “장애인의 경우 자신을 데려다 줄 누군가가 필요한데, 에베레스트산 등반은 모험이 아니다. 오직 자력으로 산에 오를 수 있는 이들에게만 허가증을 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에베레스트산 정상 등정은 1953년 에드먼드 힐러리 경과 텐징 노르게이가 처음으로 성공한 이후 수십년간 논쟁거리가 돼 왔다. 네팔 당국은 매년 정상 정복을 꿈꾸며 에베레스트를 찾는 600명가량의 등반가들로부터 수백만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지만, 산 관리가 너무 허술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1975년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다베이 준코는 “등반 시즌에 너무 많은 산악인들의 입산을 허용하는 것은 에베레스트 자연 환경이나 등반가들 모두에게 큰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에는 에베레스트를 덮친 눈사태로 현지 셰르파(히말라야 산악 등반 안내인) 16명이 사망한 뒤 입산이 금지된 적이 있으며, 올 봄에는 대형 지진으로 인한 산사태로 18명의 등반가가 숨지기도 했다.
또 세계 최고봉 등정과 관련된 각종 세계기록을 세우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많은 문제를 낳기도 했다. 네팔 관광부 관계자는 BBC방송에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것은 장난이 아니다”라며 “이는 (장애인·노약자) 차별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두 발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산을 오르겠는가. 누군가가 도와줘야 한다. 우리는 에베레스트를 모든 사람에게 보다 안전한 곳으로 만들길 바라며, 그래서 각종 규제의 필요성을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껏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최고령 산악인은 80세이며, 최연소자는 13세였다. 2006년에는 두 발을 동상으로 잃은 뉴질랜드 출신 마크 잉글리스가 정상을 밟은 바 있으며, 2001년에는 미국의 에릭 바이헨마이어가 시각장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에베레스트에 오른 적이 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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