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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北 우주분야 기술력 수준은

입력 : 2015-09-17 19:01:20 수정 : 2015-09-17 20: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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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로켓인 은하3호보다 큰 저궤도 위성은 발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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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인공위성의 우주궤도 진입을 명목으로 장거리로켓(미사일) 발사를 시사함에 따라 북한의 우주분야 기술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로켓 발사를 시사한 14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서는 북한의 위성·로켓 기술력을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 나온다. ‘새로운 지구관측위성 개발을 마감단계(마무리)에서 다그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위성개발의 새로운 높은 단계인 정지위성에 대한 연구사업에서도 커다란 전진을 이룩했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 발사 준비 중인 위성이 저궤도위성(지구관측위성)이고, 정지궤도(고궤도) 위성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인공위성은 크게 저궤도 위성과 정지궤도 위성으로 나뉜다. 저궤도는 고도 500∼1500㎞에서, 정지궤도 위성은 고도 3만6000㎞의 정지궤도(고궤도)서 도는 것이다. 저궤도 위성보다 정지궤도 위성이 위성 개발과 제작은 물론 이를 쏘아올리는 발사체, 우주궤도 진입 등에 있어서 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17일 “정지궤도 위성을 올리기 위해서는 2012년 발사한 3단 로켓인 은하3호보다 더 커야 해 4단 정도는 돼야 한다”며 “북한이 정지궤도 위성을 쏘기는 아직 이르고 은하3호 발사에 성공했으니 저궤도 위성 중 (은하3호보다) 크기가 큰 것을 발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민간 위성시스템 수출업체 관계자는 “북한이 위성을 제작할 부품을 제대로 수입할 수 없어 저궤도 위성을 제작한다고 해도 우리의 아리랑 계열 저궤도 위성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은하 3호(2호기)가 쏘아올린 광명성3호(2호기)의 경우 무게가 100㎏인 것으로 추정되는 것에 비해 1999년 발사한 우리 최초의 저궤도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1호는 460㎏이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위성 사진으로 판독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발사장의 발사대 높이는 은하3호 발사 무렵의 50m보다 10m 이상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은하3호보다 더 큰 로켓 발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분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발사체 전문가는 “은하3호와 같은 무게의 위성을 더 멀리 보내려는 가능성과 은하3호보다 더 무거운 것을 같은 거리로 날리려는 가능성 2가지 모두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1998년 광명성1호 발사 등 그동안 5차례의 장거리로켓 발사 경험과 향후의 발사 기술 진전을 통해 앞으로 상업적 목적의 인공위성 발사 시장에 진입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한다. 결론적으로 이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모든 ‘발사행위’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나 미국의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에 정면으로 맞서 북한에 인공위성 발사를 의뢰할 나라나 업체는 없다고 해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광명성 3호’ 위성을 탑재한 ‘은하 3호’ 로켓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기지에 세워져 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실패로 끝났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국제정치 전문가가 아닌 과학기술분야 전문가들마저 북한의 인공위성·로켓 발사 기술축적이 군사적 목적일 수밖에 없다고 보는 이유다. 인하대 항공우주공학과 노태성 교수는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것은 평화적 목적이 아니라 장거리미사일 개발일 수밖에 없다”며 “지난번에는 사거리가 6000∼8000㎞로 추정했는데 이번에는 1만㎞ 이상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 자체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정치적 이유를 떠나 기술적 측면에서 북한의 주기적인 로켓 발사는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정치적 요인보다는 각 단계별로 기술적 발전 정도를 측정하는 경향이 있어 2, 3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핵·미사일 시험을 한다는 게 정설”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조선노동당 창건 70주년(10월10일)에 즈음해 로켓을 발사하지 않더라도, 계속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 추가적 로켓 발사는 시간문제라는 것을 의미한다.

김청중·염유섭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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