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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한반도 긴장 수위 높이는 北의 복잡한 속내

입력 : 2015-09-15 19:59:44 수정 : 2015-09-15 22: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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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불안감에… 北, 국제사회에 존재감 부각 의도… 미사일 이어 핵무기 고도화 위협 북한이 15일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무기 능력 고도화를 위한 제4차 핵실험을 시사함에 따라 한반도의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북한의 이런 행보는 한·중 정상회담에 이은 미·중, 한·미 연쇄 정상회담을 앞두고 존재감을 부각하는 동시에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정책이 효과가 없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 쏠까?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사에 이어 핵무기 능력 고도화를 주장한 15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한 시민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장면이 나오는 TV 뉴스 화면을 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대북 압박 정책전환 요구 의도

최근 북한은 고립감이 심화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8·25 합의로 남북 관계에 약간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이나 살얼음판을 걷고 있고, 미·일과도 핵과 일본인 납치 문제 등으로 꽉 막힌 상황이다. 2013년 2월 중국과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체제 출범에 즈음해 실시된 제3차 핵실험 이후 냉랭하고, 러시아와도 급격한 관계 개선은 없는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 주석의 9·2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통일 문제를 논의한 것은 북한의 위기감을 증폭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하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가 비중 있게 논의될 가능성이 있고, 10월16일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북한 및 북핵 관련 중대 합의 발표가 예고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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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발언은 북한 변수를 재인식시키려는 의도인 것이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국제사회에서) 발언권을 행사할 수 없는 북한이 ‘나도 여기에 있다’는 존재감을 알리는 것”이라며 “연쇄 정상회담과 관련해 ‘우리를 감안하고 판을 짜라. 우리를 감안하지 않으면 너희끼리 짠 틀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시사한 조선중앙통신 보도 시점을 미국 현지 시간으로 14일 오전을 택한 것도 다분히 미국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교수는 “미국의 여론을 탐색하는 의도가 있다”며 “보도 시점상 미국 시간 아침이고 미·중 정상회담, 한·미 정상회담 등을 감안해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영변 5MW 원자로 부근을 찍은 위성사진

특히 대북 압박이 실효가 없음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대북 정책 전환을 유도하려는 목적도 깔려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중 정상이 만나든 한·미 정상이 만나든 대북 압박과 제재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제재와 압박을 뚫고 진행된 성과를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감행 여부는 김정은 결단에 달려”

북한의 실제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대해 정부 당국자들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정치적 결단만 내리면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는 김 제1위원장이 아니고서는 감행 여부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하는 것이다.

최근 영변 핵시설 주변의 움직임은 활발한 반면에 과거 장거리 미사일이 발사됐던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 동해위성발사장이나 평북 철산군 동창리 서해발사장에서 특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군 당국은 “아직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보근 국방정보본부장은 지난 12일 국감에서 핵실험은 최소 1개월 전, 장거리 미사일은 일주일 전 징후 포착이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기술적 차원에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시험을 한번 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시험을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정치적 요인보다는 단계별로 기술 발전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실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청중·김선영·염유섭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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