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호기심으로 시작했던 텃밭가꾸기가 채소를 수확하면서 본격적으로 재미를 붙였다. 안전한 먹거리와 가족간의 우애는 덤이다.
그러나 매년 텃밭 추첨시기가 돌아오면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추첨에 당첨되어야만 한 해 텃밭가꾸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텃밭은 어느새 단지 내 인기 여가생활로 자리잡았다. 743가구가 한 평 남짓한 200여개의 텃밭을 두고 텃밭 가꾸기 경쟁이 붙는다.
수확한 채소로 이웃끼리 텃밭 옆 바베큐장에서 가든 파티를 열기도 한다. 단지 내 텃밭은 단순히 먹거리를 경작하는 곳이 아닌, 가족과 이웃 간 취미 공유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일상에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 도시에서는 아파트 이웃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반증하는 예이다.
도시의 특정 생활양식을 연구한 사회학자 루이스 워스 (L.Wirth)에 의하면, 도시의 경우 인구 ''규모'', ''밀도'' 그리고 계층, 직업 등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질성''이 모두 농촌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이에 따라 사람들간의 친밀함과 특정인과의 유대감 형성이 줄어들어 인간소외 등과 같은 문제점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도시의 특정 생활양식을 가장 잘 나타내는 공간은 바로 아파트다. 좁은 면적에 서로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내 텃밭과 같은 자연공간은 개인 뿐만 아니라 가족과 이웃 간의 커뮤니티를 회복시켜 루이스 워스가 우려한 도시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6년 입주한 용인시 동백지구의 동일토건 ''동일하이빌'' 전용 84㎡은 2012년9월 3억3000만원에서 현재 3억8500만원으로 매매되고 있다. 뛰어난 조경은 물론 입주민들에게 상추, 고추, 토마토 등 각종 농작물 재배가 가능한 3.3㎡ 남짓의 텃밭을 제공해 ''살기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아파트값이 뛰었다.이 아파트는 단지 곳곳에 벽천, 실개천, 과수원 등을 꾸며 단지 전체를 하나의 공원처럼 꾸몄다.
사람들의 자연친화욕구를 반영해 단지 내에서 온 가족이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아파트들이 눈길을 끈다.
㈜ 한라와 대우건설을 비롯한 건설사들은 풍부한 녹지와 산책길, 텃밭 등을 조성해 수요자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아파트의 초록빛 변화는 도시생활과 전원생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 소비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한라는 배곧신도시 C4블록에 ''시흥배곧 한라비발디 캠퍼스'' 2차를 분양중이다.
각 동 별로 주민 참여형 텃밭인 ''헬로가든'' 및 전용쉼터가 제공되며 단지를 가로지르는 380m 녹지축을 중심으로 2500㎡ 잔디광장과 함께 어린 농부 교실 등 6개의 테마정원이 조성된다. 단지를 순환하는 2.1km의 자전거 둘레길과 1.4km의 산책로도 조성된다. 지난 해 1차 분양을 마치고 이어 2차도 90% 계약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지하2층~지상29층, 12개동, 전용면적 69~133㎡으로 구성된 2695가구를 분양하고 있다.
GS건설이 분양 중인 평택 ''자이 더 익스프레스''는 단지 내 텃밭인 ''자이팜''이 블록 별로 들어선다. 이 외 캠핑장, 생태 흙포장길인 에코로드, 빗물을 응용한 생태연못과 수변 놀이터 등 다양한 아이템도 갖추고 있다. 정당 계약률이 90%를 넘어 자연친화 아파트의 인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지하2층~지상29층, 총 18개 동 1849가구 규모다.
대우건설의 ''안산 센트럴 푸르지오''는 단지 내 공원 부근 텃밭과 시니어클럽 인근 약 3~4평의 이동형 텃밭이 추가로 조성될 예정이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원차량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새싹정류장, 조경시설들을 연계해 입주민의 쾌적한 생활환경을 꾸며다. 지하2층~지상37층, 7개동, 전용 84~115㎡ 총 990가구로 오는 7일 안산시 상록구 이동 721번지에서 견본주택을 연다.
포스코건설 ''미사강변 더샵 센트럴포레''단지 내에는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으로 단지 내에서 텃밭을 가꾸며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팜 가든''을 조성한다. 소공원과 연결된 숲 속 놀이터와 숲 테마로 디자인된 테마 놀이터도 설치될 예정이다. 지하2층~지상29층, 5개 동, 총 487가구 규모로 전용 96~132㎡로 구성된다.
ERA코리아 곽창석 부동산 연구소장은 "건설사들이 삭막한 아파트에 대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단지 내 텃밭을 조성하는 경우가 많다"며"단지 내 텃밭은 전원에 대한 향수와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할 수 있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자료=케이스퀘어피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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