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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보안업체 ‘해킹팀’(Hacking Team) 유출 자료 살펴보니

입력 : 2015-07-10 10:00:00 수정 : 2015-07-10 10: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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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보안업체 ‘해킹팀’(Hacking Team)의 내부 자료 400GB 가량이 유출되는 대형 보안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 업체를 공격한 해커 세력은 내부 자료를 탈취한 데 그치지 않고 온라인에 공개해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간 추측만 무성했던 ICT(정보통신기술) 분야 감시 기술 수준, 그리고 이를 구입해 국민을 감시해온 각국 정보 기관의 민낯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해킹팀 고객리스트에는 우리나라도 ‘대한민국 육군 5163부대(The 5163 Army Division, The Gov. of the R.O.K)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2012년 첫 계약을 맺었고 올해도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부대는 국가정보원이 외부에 기관명을 밝히지 않기 위해 사용하는 위장 명칭인 사실이 2013년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을 통해 알려진 바 있습니다.

9일 세계일보가 확인한 해킹팀 자료에 따르면 이 업체가 개발한 솔루션 ‘갈릴레오’ 등은 스마트폰, 웹 등 현존하는 모든 ICT 서비스의 보안시스템을 뚫고 목표물을 감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업체는 프로모션용 동영상을 통해 어떠한 감시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고 각국 정보 기관에 홍보했습니다. 특히 이 솔루션은 일반 네트워크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인을 목표로 해킹하는 시스템이어서 충격을 키우고 있습니다.

<해킹팀이 고객사에 제시한 갈릴레오의 주요 기능>
갈릴레오의 성능은 해킹팀 주장에 따르면 강력한 보안을 자랑했던 미국 애플의 운영체제 iOS, 구글의 이메일 서비스 G메일 등도 뚫는다고 합니다. 미국 FBI(연방수사국) 등도 이 회사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해킹팀 주장은 신빙성이 높아 보입니다.

<애플 아이폰 운영체제 iOS 해킹 관련 해킹팀의 내부 기술 자료>
이런 무서운 서비스를 필요로 한 국가는 어떤 곳일까요.

유출된 해킹팀 ‘고객정보(Customer History)’ 자료를 확인한 결과 총 37개 국가였습니다. 가장 많은 서비스를 이용한 국가는 멕시코였습니다. 그간 지불한 금액이 무려 580만8875유로(약 72억8200만원)입니다. 


이어 이탈리아(약 400만유로), 모로코(약 313만3000유로), 사우디아라비아(약 313만3000유로) 등 순입니다. 해킹팀이 이렇게 각국 정보기관을 위한 사이버 사찰 솔루션을 판매해 거둔 매출은 총 4005만9308유로(약 502억2000만원)에 달했습니다.

<해킹팀 고객정보에 기록된 우리나라 5163부대의 사이버 탐사 솔루션 구매 이력>
한국은 19번째로 많은 68만6400유로(약 8억60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2년과 2014년이 각각 44만8000유로, 14만5700유로로 눈에 띄게 많습니다. 해당 연도에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대통령선거, 2014년 세월호 참사가 있었습니다.

육군5163부대를 위장명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진 국가정보원은 "현재 그 명칭(5163부대)은 사용하고 있지 않으며 다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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